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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이재명이 시진핑의 중국에 감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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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이재명이 시진핑의 중국에 감사하다고?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4.03.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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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이종근 시사평론가

중국과 시진핑을 사모하는 어느 정치인의 가상편지
동북공정도 항미원조도 선거개입도 그저 셰셰 셰셰
*이 글은 시진핑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 한국의 일부 정치인들이 중국에 대해 갖는 애틋한 심정을 ‘가상의 편지’ 형태로 엮은 것이다. 주어는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연합뉴스

늘 감사의 마음을 표하면서 살아가야 하지만 한국의 현실이 녹록지 않아 이제야 생각의 일부를 꺼내 놓은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 편지가 그리 늦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중국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야 조선 시대부터 뿌리 깊은 것으로 임금과 신하 모두 한마음으로 늘 가져야하는 도리이자 태도이자 일상이기에 하시도 잊지 않고 그 마음 올곧게 실천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릇 감사하다고 말로만 외치는 자들의 행태는 첫째 감사하는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뭉뚱그려 넘어가거나 둘째 감사의 이유를 정확하게 묘사하지 않거나 셋째 얼마나 감사한지에 대한 표현에 인색하거나 넷째 자신의 필요에 따라서만 감사를 외침으로써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여 시진핑 주석의 푸틴 못지 않은 장기 집권 나아가 종신 집권을 앙망하며 시 주석께 특별히 감사해야하는 이유를 정확히 전달하여 추호도 가벼이 한 말이 아님을 증거하려 합니다.

제일 먼저 끊임없이 동북공정을 펼쳐나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 이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도 중국 56개 소수민족 대표 중 한명에게 한복을 입힌 채로 등장시킨 것은 만천하에 한복이 중국 옷에서 나왔음을 알리고 한복 공정을 통해 K-컬처는 모두 중국 것을 베낀 것임을 천명하신 것입니다. 적지 않은 수의 중국 네티즌이 SNS에서 “한국이 한복을 훔쳐 갔다” "김치도 원래 중국 것이다"라고 분노하고 있는 것도 잘 압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
이종근 시사평론가

일찍이 민주당은 선거 때만 되면 ‘귀환중국동포권익특별위원회(중국동포특위)’를 만들어서 중국과 한국의 끈끈한 연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위원장으로 재한 중국동포인 박옥선 씨를 임명했는데 그는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코 앞에 둔 2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베이징 동계올림픽 한복을 입은 조선족 등장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하의 게시글을 올리면서 “중국 국가의 교육에서 소수민족의 고유 언어 교육을 적극 지원하여 이러한 문화와 언어를 지켜온 것 아닌가. 한중(韓中) 수교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는 중국의 1000만 명 이상 관광객, 무역 흑자에 동포들(조선족)이 가교 역할, 지역 부동산 활성화 기여 등의 역할로 인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았는가”고 반중 무리들의 동북공정 비난에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암요. 민주당이 그를 위원장으로 하는 중국동포특위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지요.

두 번째 감사는 6·25 한국전쟁에 중공군이 참전한 것에 대한 당시 ‘실상을 바르게 알리는’ 영화 ‘장진호’ 등을 개봉한 것입니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의 해인 2010년 10월 25일 시 주석(당시는 국가부주석)께서는 “위대한 항미원조(抗美援朝, 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도운) 전쟁은 평화를 보위하고(保衛和平) 침략에 항거한(反抗侵略) 정의의 전쟁(正義之戰)”이라고 연설하셨지요. 맞습니다. 정말 큰일날 뻔 했습니다. 중국에 그저 셰셰해야지요. 2017년 4월 6일 미국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고 하신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감사드립니다. 민주당에는 그 뜻을 받들어 지난 2019년 3월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 희생 장병 등을 추모하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않고 6·25 당시 전사한 북한군·중공군 유해를 안장한 적군묘지에서 열린 천도제에 참가한 국회의원도 있습니다. 그 마음 아실 거라 믿습니다.

세번째 감사는 러시아와 중국의 미국 캐나다 등에 대한 선거 개입 활동입니다. 시 주석께서는 잘 알려진 대로 3000만명 이상 규모의 사이버 댓글 공작 부대 일명 우마오당(五毛黨)을 운영해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한국의 사이버 담론장과 공간도 이미 중국 인민해방군과 북한의 인지전 공세의 장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합니다. 미국 유명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제임스 루이스 수석부소장 같은 자는 자기네 나라 얘기가 아니면 눈치껏 잠자코 있을 일이지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 총선에 개입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호들갑을 떱니다. 케리 거샤넥 대만 국립정치대 교수도 자기네 나라 걱정이 우선일텐데 웬 오지랖인지 “중국의 한국 선거 개입은 이미 진행 중”이라며 “한국은 대만 사례를 참조해 중국의 정치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간섭하더군요. 하시려는 과업 모두 대성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해야할 일이야 쌓이고 쌓여서 하해보다 깊고 태산보다 높겠습니다만 아직 친미정권하에 놓여있다보니 적당히 아닌척 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혜량해주십시오. 아 참 "대만에도 셰셰"라고 덧붙인 것은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선거 때다 보니 ‘중립적’인 것처럼 보여야하기에 짧게 걸친 것에 불과합니다. 설마 그렇게 말했다고 진짜 그런 줄로 아시지는 않으실 줄 믿습니다. 꽃피는 봄날 선거 끝나고 찾아뵙겠습니다. 물론 큰 나라 주석이 안 만나주셔서 혼자 밥 먹는 것이야 당연히 작은 나라의 국민으로서 받아들여야할 도리이구요. 다시 한번 셰셰입니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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