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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이재명과 조국이 탄핵에 목을 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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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이재명과 조국이 탄핵에 목을 매는 이유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4.03.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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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이종근 시사평론가

민주당 87년 체제이후 8번 총선 중 승리는 3번뿐
‘탄핵’ 촛불 선동하거나 코로나 등 외생 변수로만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연합뉴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연합뉴스

조국혁신당이 표방하고 있는 것은 ‘윤석열 정권의 조기종식’이다. 조국 대표가 법대 교수이니 선거로 집권한 정권을 헌법이 정한 임기를 다하게 하지 않고 중간에 끝내게 하려면 쿠데타와 같은 반헌법적 수단 외에 방법이 없음을 잘 알 것이다.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는 매주 도심 한복판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전문 시위꾼들이 포진해 있다. 그들은 수십년 전부터 선거 때마다 촛불을 들고 탄핵을 외치면서 민주당을 뒷받침 해오다 아예 스스로 권력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조국당과 민주당 비례당의 공통점은 ‘탄핵’이다. 여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울산에서 "정치인은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하는 대리인·머슴"이라며 "도저히 못 견디겠으면 '중도 해지' 해야 한다"고 말해 조기 퇴진론에 가세했다. 왜 이들은 7년이나 지난 탄핵의 추억에서 두뇌 회로의 시계를 멈춘 것일까.

1987년 이후 헌법을 개정하자마자 실시한 13대를 제외하고 14대부터 21대까지 8번의 총선 결과를 놓고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것은 8번 중 3번에 불과하다. 민주당 계열 정당이 승리한 3번의 선거를 들여다보면 21대 총선서 180석을 획득해 개헌선 근접 승리 1회, 152석을 차지한 17대 총선의 과반 승리 1회, 123석을 차지한 20대 총선에서의 단순 다수 승리 1회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 승리 5회 중 과반 승리는 18대 한나라당 153석, 19대 새누리당 152석 2회였다. 단순 다수 승리는 총 3회로 14대 민주자유당 149석, 15대 신한국당 139석, 16대 한나라당 133석이다.

이종근 시사평론가
이종근 시사평론가

민주당의 3번의 승리는 국민의힘과 근소한 격차를 보인 것이 아니라 모두 압도적 승리였다. 21대의 180석은 말할 것도 없고 과반 우위의 17대 총선도 들여다보면 열린우리당 152석에 이 당에 합류하지 않은 새천년민주당 9석, 여기에 같은 계열인 ‘국민총합21’ 1석까지 합치면 162석의 승리였으며, 단순 다수 승리라는 20대 총선도 더불어민주당이 123석, 새누리당이 122석으로 숫자상으로 격차는 1석에 불과하지만 38석을 차지한 국민의당이 민주당으로부터 선거 직전 떨어져나온 정당임을 감안하면 161석의 승리였다.

민주당 3회 승리 중 2회는 '탄핵'이라는 키워드가 작용했다. 21대 총선은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소추 인용이라는 헌정사상 최초의 사건으로 인해 혁명에 버금가는 지각변동의 여진이 이어진 선거였고 17대 총선 역시 대통령 탄핵 소추 기각이라는 헌정사상 최초의 사건으로 인한 역풍이 몰고 온 결과였다. 21대 총선이 탄핵 인용 3년이 경과한 시점에 치러졌다고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몰이는 탄핵 인용의 동력을 계속 이어가게 만들었으므로 그 영향력 하에 치러졌다고 해도 지나친 해석은 아닐 것이다. 남은 1회인 20대 총선 승리의 1차적 요인은 진박 논쟁으로 상징되는 친박·비박 공천 갈등으로 대표가 직인 날인을 거부하는 역시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을 보여준 새누리당의 자멸이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차지한 의석수를 총합한 1072(149+139+133+121+153+152+122+103)를 8로 나누면 보수정당은 8번의 총선을 치르는 동안 평균 134석을, 민주당 계열 정당이 차지한 의석수 총합 954(97+79+115+152+81+127+123+180)를 8로 나누면 진보정당은 평균 119.25석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의석이 가장 적게 나온 총선은 21대 103석, 가장 많이 나온 총선은 18대 153석으로 최다 최소 의석 편차는 50이며 민주당 계열 정당의 최다 의석은 21대 180석, 최소 의석은 15대의 79석으로 편차는 101이다. 각 총선 시기에 벌어지는 특수한 상황들의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평균과 편차는 착시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민의힘 대 민주당의 의석수 평균 134 대 119.25와, 편차 101 대 50의 의미는 우리나라 양대 정당을 지지하는 고정 지지층의 두께와 부피를 짐작케 한다. 외생변수를 제외하고 8회의 총선을 들여다보면 국민의힘으로 상징되는 보수 정당의 지지층이 민주당으로 상징되는 진보 정당 지지층보다 ’꾸준히‘ ’두텁게‘ 형성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결과들을 놓고 보면 국민의힘 계열 정당은 민주당 계열 정당에 비해 ①지지층의 편차가 크지 않고 ②지속적으로 정당일체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③집권시 대통령과 여당의 분열이 생기지 않는 경우와 탄핵 사태라는 정치적 재난을 겪지 않는한 패배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데 반해 민주당은 단순 과반을 훨씬 웃도는 격차로 승리하지만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견고하지 못하고 중도층에 대한 소구력도 적어 탄핵이나 코로나19 등 외생 변수가 아니면 승리하지 못하는 양태를 보인다.

민주당이 1년 10개월을 네거티브로 일관하며 ‘윤석열 탄핵’을 주장하기 위한 서사를 쌓아온 것도 촛불집회 등을 동원하지 않고 총선에서 이겨본 적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도 대통령 탄핵 인용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안 벌어졌다면 대통령이 될 수 없는 대단히 정치인스럽지 않은 ‘운둔형’ 인간이었다. 좌파 공작정치의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김건희 여사에게 덫을 놓은 것도 탄핵을 빌미로 촛불로 선동해 지지층을 견고하게 결집시켜 광장에서 총선을 치를 요량이었다. 민주당이 비례대표 의원 후보로 반미 용공 종북 인사들을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으면서도 끈질지게 국회에 입성시키려는 것도 총선후 북한과 손잡고 이 정권을 흔들어서 권력을 빼앗기 위한 ‘해방전사’(解放戰士)를 국회에 심기 위함이다.

프랑스 공화국 슬로건인 자유, 평등, 우애의 창시자이자 프랑스 혁명을 이끌었던 자코뱅파의 로베스피에르는 수많은 정적들을 처형했던 단두대에 본인의 목도 바쳐야 했다. 피의 맛에 취한 자들의 말로이자 촛불로 우중(愚衆)을 미혹하고 선동하는 자들의 미래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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