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산업뉴스]2조6000억원의 적자 늪에 허덕이는 LG디스플레이의 구원투수로 LG이노텍 정철동(62) 사장이 새로 등판했다.
LG디스플레이는 23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는 내용을 비롯한 2024년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신임 정 사장은 오는 12월 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하며, 내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정 사장은 지난 40여년 간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LG의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를 두루 거쳤으며, B2B 사업과 IT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갖춘 최고경영자로 평가 받고 있다.
정 사장은 1961년생으로 대구 대륜고,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LG반도체로 입사한 뒤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담당 상무를 거쳐 LG디스플레이에서 생산기술센터장과 최고생산책임자(CPO·부사장)을 역임하며 원천기술 확보, 생산공정 혁신을 주도해 OLED 등 디스플레이 생산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했다.
2017년 사장으로 승진해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을 지내면서 유리기판과 수처리필터 사업을 조기에 안정시킨 뒤 2019년부터 LG이노텍 대표가 됐다.
정 사장은 LG이노텍 대표를 맡아 회사를 그룹 내 최대 소재·부품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21년과 2022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영업이익도 연속 1조원을 넘겼다.
특히 정 사장은 지난 5년간 LG이노텍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고객의 핵심 니즈 및 미래 방향에 적합한 기술과 제품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해왔다. 저성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질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카메라모듈 등 글로벌 1등 사업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전장부품, 기판소재 등 미래 성장 사업의 기반을 대폭 강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LG디스플레이는 "사업환경 변화에 대응해 OLED 중심의 핵심 사업을 강화하고, 차별화 기술, 원가 및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가속화하며 질적 성장을 추진해 나가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2019년 9월부터 LG디스플레이를 이끌어 온 '재무·전략통' 정호영 사장은 퇴임한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여파로 작년에만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데다 지난 5월 팀장급 직원이 과중한 업무로 사망한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점 등이 정호영 사장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누적 적자액이 2조6000억원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부사장 승진 1명, 전무 승진 1명, 상무 신규 선임 6명 등 2024년 정기 임원인사도 실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사업 경쟁력 강화 관점에서 기여가 크고 미래 준비를 위한 잠재력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김성현 전무(최고재무책임자, CFO)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경영 환경 변화를 고려한 자원 투입 효율화 및 운전 자본 최적화로 재무 구조 개선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석명수 상무(베트남단지장)는 전무로 승진했다. 베트남법인의 생산 운영 시스템 및 품질 관리 역량 고도화와 현지 인력 조기 육성을 통해 생산 역량을 제고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플라스틱 OLED 스마트폰용 패널 성능 및 신뢰성 제고로 제품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최낙봉 상무, OLED TV의 원가 혁신을 위한 차별화 핵심 재료 및 신사업·신기술 핵심 소재 개발로 미래 기술을 준비해 온 곽태형 상무 등 각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한 6명을 상무로 신규 선임했다.
LG이노텍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신사업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해 온 문혁수(53)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문 부사장은 2009년부터 LG이노텍 광학솔루션 개발실장, 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며 세계 최초 기술을 적용한 카메라 모듈을 지속 개발해 광학솔루션 사업을 글로벌 1위로 키우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2020년부터는 광학솔루션사업부장을 맡아 기술적 경쟁우위를 앞세워 세계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시장을 선도하며 글로벌 1위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인공지능(AI), 딥러닝 등 디지털 전환(DX) 기술을 생산 공정에 적극 도입, 제조 경쟁력을 높여왔다.
LG이노텍은 "문 부사장은 LG이노텍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혁신과 미래준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준비된 CEO"라며 "1970년대생 CEO를 선임하는 동시에 사업 성공 체험과 미래준비 역량, 기술·업무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적극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의 CFO는 박지환 LG CNS CFO(전무)가 맡는다.
한편 이날 함께 단행된 ㈜LG 인사에서는 권봉석 부회장이 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