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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경의 시콜세상]140년 된 다우지수와 '좋은 통계'를 비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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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경의 시콜세상]140년 된 다우지수와 '좋은 통계'를 비교하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10.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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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이의경 대진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공인회계사

산술평균 방식 비과학적이지만 '계속성의 원칙' 지키려 존속
지난 정부가 조작한 통계지표, 이전 상태로 되돌려 놓아야하는 이유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에 있는 시세모니터 ⓒ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에 있는 시세모니터 ⓒ연합뉴스

우리가 거의 매일 듣고 있는 다우지수는 미국 증권시장의 동향을 나타내는 경제지표이다. 미국 경제가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한국 경제도 예외가 아니어서 다우지수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아침 경제뉴스도 어제 밤 마감된 미국 뉴욕증시의 동향을 다우지수로 전하면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증시를 대표하는 3대 주가지수는 다우지수, S&P지수, 나스닥지수인데 그 중 다우지수의 역사가 가장 오래되었고 인용빈도도 높다.

간단하게 다우지수라고 부르지만 정식명칭은 다우존스산업평균(Dow Jones Industrial Average : DJIA)이다. 30개 종목만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DJIA30이라고도 한다. 이 지수는 월스트리트저널의 편집장인 찰스 다우(Charles Dow)가 만들어서 1884년 7월 3일에 처음으로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거의 140년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1884년이면 우리나라에서는 갑신정변이 있었던 해인데 그때부터 다우지수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이의경 대진대학교 교수/공인회계사
이의경 대진대학교 교수/공인회계사

그런데 미국 문명이 앞서 있었다고 해도 당시에는 컴퓨터는 물론이고 변변한 계산기도 없었다. 그러니 다우지수를 산출할 때에는 수작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처음에 이 지수를 산출할 때의 상황을 그려보면 월가가 보이는 사무실 책상 위에서 종이에 연필로 계산하느라 바쁜 찰스 다우의 모습이 떠오른다. 수작업으로 구하는 다우지수의 산출방식은 아주 단순하다. 30개 대표주식의 가격을 평균하는 산술평균방식인 것이다. 단순한 만큼 증시동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여 비과학적이라는 문제점을 지적받아왔다. 이러한 문제는 이후에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과학적 방법인 시가총액방식의 S&P지수, 나스닥지수 등이 도입됨으로써 해결되었다. 그래도 다우지수는 산술평균방식을 그대로 유지했다. ‘계속성의 원칙’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가지수는 그 값의 크기만큼이나 변화추세가 중요한데, 대부분의 경제지표도 다 마찬가지이다.

지난 정부에서 통계지표를 산출하면서 통계조작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서 이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가 지난 9월에 발표되었다. 정부 정책의 실패를 가리기 위해 통계지표를 왜곡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2018년 당시 신임 통계청장의 ‘좋은(?) 통계로 보답하겠다’는 발언부터 의아했다. 통계는 있는 그대로의 객관적 수치를 제시하는 것이지, 선악의 가치 개념이 들어가면 안 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불편한 결과를 덮으려고 통계지표의 산출방식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임의로 산출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계속성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다. 계속성의 원칙이 중요한 것은 기간 간 비교가능성 때문이다.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의 성과와 이후의 성과를 비교하려면 동일한 산출방식을 적용해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자신의 필요에 맞추어 산출방식을 바꿔서 지표를 발표하면 어떻게 그 값을 믿을 수 있겠는가.

투자자들에게 정보의 신뢰성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기업들도 회계기준을 적용할 때 선택 가능한 여러 기준 중 하나를 채택하고 나면 그 방식을 계속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필자가 회계사로 활동할 때에 감가상각 방법의 변경을 집요하게 요구했던 기업 때문에 애먹었던 기억이 있다. 쉽게 정리하면 영업실적이 나빠지자 감가상각 방법을 바꿔서 이를 커버하려는 것이었다. 결국 그 기업은 나중에 외국계 자본에 넘어갔다.

산출방식이 비과학적인데도 140년 동안 다우지수가 대표적인 증시지표로 자리잡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계속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지난 정부가 만든 통계지표를, 산출방식이 바뀌기 이전의 상태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정확한 실상을 알아야 유효한 정책을 세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10대 경제국의 위상에 걸맞게 신용을 회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0년 그리스의 국가부도도 통계조작이 발견되면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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