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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동의 ESG多]가심비 따지는 MZ세대는 ESG가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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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동의 ESG多]가심비 따지는 MZ세대는 ESG가 선택 아닌 필수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6.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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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최규동 한국화학안전협회 부회장

“그걸요?” “제가요?” “왜요?” 3要에 내재된 가치중시 마인드
기업들도 ESG경영 전략으로 세대변화 따른 문화 변화 대응
새 칼럼 ‘최규동의 ESG多’를 연재합니다. 최규동 한국화학안전협회 부회장은 한화그룹 석유화학계열사 엔지니어로 시작해 경영기획, 사업개발 임원 및 그룹의 환경안전총괄 업무를 담당하며 30여년간 다양한 실전경험을 쌓은 환경안전분야 전문가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화학물질 안전과 환경문제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많은 기업들과 공유하며 기업경쟁력 향상에 힘쓰고 있습니다. 최근 기업들의 경영화두로 떠오른 ESG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환경안전분야에 대한 기준은 더욱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새 칼럼에서는 필자의 실전경험을 토대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뿌리산업에 이르기까지 ESG관점에서의 지구환경과 산업경쟁력 확대를 위한 대응전략 등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 센텀시티 지하 2층 하이퍼그라운드에 마련된 '비바무역' 빈티지 팝업 스토어에서 고객이 헌 옷 수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빈티지 패션은 최근 MZ세대에게 멋으로 인식되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선택되고 있으며, 자원을 재활용하는 친환경 가치 소비를 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팝업 매장에는 헌 옷 수거함을 비치해 입지 않는 옷을 3㎏ 이상 기부 시 비바무역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수익금은 환경재단에 기부한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 센텀시티 지하 2층 하이퍼그라운드에 마련된 '비바무역' 빈티지 팝업 스토어에서 고객이 헌 옷 수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빈티지 패션은 최근 MZ세대에게 멋으로 인식되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선택되고 있으며, 자원을 재활용하는 친환경 가치소비를 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팝업 매장에는 헌 옷을 3㎏이상 기부 시 비바무역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수익금은 환경재단에 기부한다. 신세계센텀시티 제공 ⓒ연합뉴스

MZ세대가 기업 내에서는 물론 우리 사회, 문화 등 경제 전반에서 영향력이 큰 세대로 부상하고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의 베이비부머 세대나 X세대와 다른 특성을 보이고, 이것이 사회 전반에 특히 기업경영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부터 공정성을 중시하고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어렵고 힘든 일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먼저 듣고 싶어한다.

몇 년전부터 직장인들 사이에 회자되는 말이 있다. 바로 ‘3요(要)?’이다. “그걸 요(要)?” “제가 요(要)?” “왜 요(要)?”이다. 직장 상사들이 MZ세대들에게 업무지시를 할 때 MZ세대 구성원들이 상사에게 되묻는 말이란다. 이는 MZ세대들이 일이 주는 의미와 가치를 먼저 파악하고 싶어하는 까닭이 아닐까 싶다.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는 ‘가성비’ 보다 심리적 만족감까지 주는 ‘가심비’를 더 따지고, 이제는 내 마음에 만족하고 나를 위해 소비하는 ‘나심비’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나(自身)+마음(心)+지불(費)의 의미는 단순한 ‘굿즈소비’라는 ‘덕질’보다도 그 이상으로 나를 프리미엄급으로 대우하고 싶은 마음과 그렇게 해야 된다는 신념이 바탕이 된 것 같다. 이는 MZ세대가 가치소비(價値消費)를 얼마만큼 중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규동 한국화학안전협회 부회장
최규동 한국화학안전협회 부회장

경제의 주체로 부각되기 시작한 MZ세대들은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기존 세대들에 비해 기후변화문제나 탄소배출억제 등 범지구적 환경문제에도 민감하다. 공산품은 물론 농수산물 등을 구매할 때 환경을 고려한 상품이 좀 더 비싸다고 해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한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4월 MZ세대 380명을 대상으로 ‘MZ세대가 바라보는 ESG경영과 기업의 역할’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은 'ESG를 실천하는 착한 기업의 제품이 더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ESG 우수 기업제품 구매 시 경쟁사 동일제품 대비 얼마나 더 지불할 의향 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다수인 70%가 2.5~7.5%를 추가로 지불하겠다고 답했다. MZ세대는 ‘취업을 고려할 때 ESG경영 실천기업인지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서도 ‘환경·사회문제 등 시대흐름에 부합’(50.3%), ‘향후 성장발전가능성 높아서’(29.5%), ‘기업문화·근무환경 좋을 것으로 판단’(18.7%) 등의 순으로 답했다.

이는 제품을 구매 할 때 그 기업이 얼마나 도덕성을 갖추고 윤리적인 의사결정 하는지, 공정한 방식과 절차로 운영되는지가 MZ세대의 관심의 포인트가 된 것이다. 설문에서 알 수 있듯이 MZ세대는 ‘나의 소비행태가 내가 사는 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민감하다. 이 때문에 기업이 제조공정이나 운송·판매과정 등에서도 환경문제와 사회 이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기업들은 소비자의 소비문화 변화와 세대변화에 따른 사회문화 변화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ESG경영에 대한 전략을 잘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ESG경영 우수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욕구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재무적 성과도 높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대한상의 설문에서 ‘MZ세대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기업’에 대한 질문엔 ‘투명·윤리경영을 잘 하는 기업’이 51.3%로 나타나 투명하고 윤리적으로 건전한 기업경영활동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 제공
ⓒ필자 제공

ESG는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 필요한 활동이며 경영전략이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자사에 맞는 ESG경영 전략을 펼쳐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 지속가능 경영이 기업 내부적인 요인, 즉 생산성, 원가, 산업재해, 사회공헌활동 등을 강조해 왔다면 ESG경영은 기업경영의 외부 요소 즉, 기후변화, 고용·평등, 지역사회 문제에 관심, 투명하고 윤리적인 의사결정 과정 등에 대해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향상되는 경향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그 초점이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이 ESG경영을 어떻게 전개해야 하는 지, 우선 상장사를 대상으로 정보 공개 가이드가 제시됐다. 이를통해 일반 국민, 소비자들은 기업의 경영 행위에 대해 ESG관련 결과를 파악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KRX)가 2021년, ‘ESG 정보 공개 가이던스’에서 ESG정보 공개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원칙을 비롯하여 E·S·G 분야별로 총 21개 공개지표를 제시했다.

환경분야(E)에는 온실가스배출 3항목, 에너지사용 3항목, 폐기물배출, 물 사용 등에 대해 항목별 공개해야 하는 내용이 적시되어 있다. 사회분야(S)에는 안전·보건, 정보보안, 공정경쟁 등의 항목에서 산업재해 발생 현황 및 조치내용, 개인정보보호 위반 건수, 내부거래·하도급·대리점 거래관련 법규위반 및 조치내용 등에 대해서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 가이던스에서 제시한 공개지표에 대해 기업별로 관련성이나 중요도가 각각 다르므로 자사에 맞도록 도입해야 한다. 일례로 물을 많이 사용하는 기업과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의 환경부하가 다르고, 조선업과 대형 유통업체의 환경문제, 하도급 거래, 노동 인력문제 등이 달라 관리항목과 지표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 환경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언제 어디서나 원할 때 필요한 정보를 쉽고 얻을 수 있고, 그것으로 관계를 맺고 의사소통을 자연스럽게 하는 MZ세대의 생활에서 기업경영 정보는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중 하나일 뿐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속가능보고서를 공개하며 ESG경영 노력을 홍보하고, 채용사이트에서 공정과 투명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MZ세대들이 관심분야에 대해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 환경정보의 작성·공개 제도에 의해 2021년 말 현재 공공행정기관 및 기업 등 총 3900여개소가 자사의 환경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이는 환경정보공개시스템(ENV-INFO System)을 통해 등록하고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 공개로 소비자들은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의 환경관리를 포함한 ESG경영 현황에 대해 파악하고 기업별로 비교도 할 수 있으니 개선하는 모습과 결과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표는 그린피스 홈페이지 캡처
표는 그린피스 홈페이지 캡처

글로벌 환경NGO인 그린피스는 영국의 슈퍼마켓들에 대해 친환경평가를 한 후 이를 공개해 기업 스스로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플라스틱사용량 절감, 재사용 비율은 물론 환경폐기물 발생을 줄이겠다는 약속 여부도 평가항목이다. 이는 판매하는 물품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도 포함된다. MZ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소비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과 행정기관, 단체들이 ESG경영을 강조하며 열심히 홍보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ESG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 설문 중 ‘ESG경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라는 항목에서 ‘알고 있다’는 응답은 56.9%인 반면 ‘잘 모른다’는 응답도 42.9%나 됐다. 이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ESG경영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다.

자칫 ESG경영이 기업과 행정기관을 친환경으로 돋보이게 하는 홍보수단으로 활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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