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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9%...국민연금보험료 더 내고 늦게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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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9%...국민연금보험료 더 내고 늦게 받아야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9.21 0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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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초저출산과 고령화로 개혁 불가피하다'
운용부실로 올상반기 77조 손실... 개혁도 헛바퀴
국민연금 고갈 일러스트. ⓒ연합뉴스
국민연금 고갈 일러스트. ⓒ연합뉴스

[매일산업뉴스] 9%. 우리나라 국민연금 보험료율입니다. 근로자가 4.5%, 사업자가 4.5%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이 보험료율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일 ‘한국 연금제도 검토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보건복지부가 우리나라의 공‧사 연금제도를 국제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정책적 발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의뢰한 결과입니다.

OECD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OECD는 전날 '2022 한국경제보고서'에서도 우리의 국민연금과 관련해 "연금 수급 개시연령이 현재 62세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고, 2034년까지 65세로 점차 상향 조정될 예정이지만 해외와 비교해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OECD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연령을 2034년 68세로 조기 상향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국민연금은 더 많이 내야 한다고 하면서, 또 받는 시기는 좀 더 늦춰야 한다니 반가운 소식은 아닙니다. 

OECD는 국민연금 도입으로 노후 사회안전망 개선에 진전이 있었으나 저출산·고령화 등을 고려하면 연금개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1명입니다. OECD 국가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우리나라뿐입니다. 올해 2분기에는 0.75명까지 떨어졌습니다. 통계청은 2025년 국내 전체 인구 중 20%가 고령인구가 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초저출산과 고령화로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어들고 연금을 타는 사람은 늘어나겠지요. 그러니 국민연금의 곳간 바닥이 조만간 드러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연금제도는 1988년 도입됐습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제도 도입 이후 34년 만인 지난 5월  수급자 600만을 돌파했습니다.

국민연금 수급자(노령·장애·유족연금 합계) 수는 2005년 165만 1681명에서 2020년 538만8022명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올해 5월에는 604만9808명이 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김혜림 국장급 대기자
김혜림 국장급 대기자

지난 3월 기준 592만명에게 매월 2조 6000억원의 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월 100만원 이상 받는 사람이 50만명에 달합니다. 2020년 4월 대비 65%(19만 명)가 늘었습니다. 200만원 이상 수급자는 2994명입니다. 연금 최고수령액은 월 246만원입니다. 부부 모두 노령연금을 받는 수급자는 54만 3491쌍으로, 2년 전보다 16만쌍(43%) 급증했습니다. 합산 연금액이 300만원 이상인 부부 수급자는 330쌍입니다. 부부합산 최고 연금액은 월 446만원입니다. 100세 이상 수급자도 126명이나 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나라에서 운용하는 국민연금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기준 임의가입자가 38만 9830명이나 됩니다. 2015년 24만 582명에서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임의가입은 연금 신뢰도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임의가입자는 가입의무가 없고, 가입할 경우 본인이 보험료 전액을 내기 때문입니다.

임의가입자 중에는 특히 젊은층이 많습니다. 10대는 최근 5년 동안 가입자가 5.1배나 급증했습니다. 2018년 1407명에서 2022년(6월 기준) 7211명을 기록했습니다. 20대는 같은 기간 2.5배 늘었습니다. 2018년 8282명에서 2022년(6월 기준) 2만564명이 임의로 가입했습니다.

국민들이 이렇듯 노후대비책으로 굳게 믿고 있는 국민연금.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여간 불안한 게 아닙니다. 내는 사람은 줄고 받는 사람은 크게 늘어나는 것도 걱정인데 모아놓은 돈조차 까먹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최근 공시한 바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상반기 투자 수익률이 -8%였습니다. 지난 6월말 현재 국민연금 기금 운용 자산은 총 882조 6540억원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 77조원이나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누구 하나 책임졌다는 뉴스는 없었습니다. 연금을 더 내고 늦게 받는다 한들 제대로 지키고 불리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 대통령 직속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연금개혁을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대통령이 된 뒤에는 지난 5월 국회에서 한 첫 시정연설에서  연금개혁을 국정 3대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연금개혁위원회는 대통령 직속에서 국회 특위로 축소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특위조차 아직 회의 한번 제대로 안하고 있습니다. ‘뭣이 급하고 뭣이 중헌지’도 모르는 의원님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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