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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춘의 Re:Think]'불안요인 쑥쑥, 체력은 골골' 한국경제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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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춘의 Re:Think]'불안요인 쑥쑥, 체력은 골골' 한국경제 걱정된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9.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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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용춘 전국경제인연합회 팀장/법학박사

빈 살만-푸틴 석유감산 합의 배럴당 1천달러 돌파 전망
정부 불치병 안걸리게 중심 잡고 국회 발목 안잡아야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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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석유 감산에 합의했다. 두 나라가 12월까지 하루 총 130만 배럴씩 감산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인해 원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으며, 올해 안에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다. 무역수지 악화요인이 됨은 물론 인플레이션을 촉발시킬까 걱정된다. 일각에서는 우리 경제에 오일쇼크 수준의 타격이 될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 중국 경제도 흔들리고 있다. 부동산 불황으로 인한 채무불이행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출마저 4개월 연속 감소하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는 한국 경제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수출회복 지연, 환율 변동폭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중국이 기침만 해도 한국은 폐렴 걸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여하튼 중국경제의 예상 밖 부진은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김용춘 전경련 팀장/법학박사
김용춘 전경련 팀장/법학박사

이런 와중에 우리의 주력산업인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은 맹추격을 당하고 있다. 지난 주 중국이 7나노급 메모리 반도체를 선보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10나노급 이하 반도체를 최첨단 반도체로 본다. 때문에 미국도 14나노 이하 반도체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하지 못하도록 반도체 생산장비 수출을 제한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를 뚫고 7나노급 반도체를 선보였으니 미국과 한국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3나노급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이제는 안심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좁혀진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정책도 아직은 현재 진행형이다. 전 세계에서 나홀로 성장 중인 미국은 금리인상, 강달러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다른 신흥국들의 금융시장을 상당히 불안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많은 나라의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의 강달러에 베팅하면서 외화가 신흥국에서 빠져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거 IMF 외환위기의 트라우마를 겪었던 한국이 늘 주시해야할 부문이다.

이처럼 대외 불안 요인이 점점 커지고 있건만, 우리 경제의 내부 체력은 그다지 튼튼해 보이지 않는다. 인류 역사상 가장 낮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한민국 합계 출산율 0.7명이고, 앞으로 더 낮아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은 대부분 1%대에 그치고 있다. 사실상 이 정도면 정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다 일본처럼 잃어버린 시간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렇다고 반도체 산업을 대체할만한 신성장 동력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고령화에 국가부채는 점점 늘어만 가고, 가계 부채 문제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다.

사실 이 정도면 온 국민이 머리를 맞대고 돌파구를 찾아야 하건만 다들 무관심이다. 그저 정부나 대기업이, 혹은 전문가가 알아서 해결하겠지하는 생각처럼 내 일이 아닌 듯 느끼는 것 같다. 위기 불감증이라고나 해야 할까.

위기는 닥치기 전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현실화 된 후에 극복하려면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건강도 아프기 전에 관리하라고 하지 않나. 물론 지금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들 것 안다. 그래도 조금은 우리의 미래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나중에 우리 경제가 불치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물론 그 중심은 정부가 잘 잡아줘야 한다. 그게 정부의 리더십이다. 그리고 국회는 발목을 잡지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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