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4-28 23:30 (일)
[이강미의 재계포커스]대기업 여성 임원 여전히 유리천장 위의 별따기
상태바
[이강미의 재계포커스]대기업 여성 임원 여전히 유리천장 위의 별따기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3.03.21 06: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정 직무분야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차별겪는 경우 많아
MZ세대 소통강화 위한 수평적 조직문화 변신 여성에게도...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인근 오피스빌딩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인근 오피스빌딩 ⓒ연합뉴스

[매일산업뉴스]“여성이 임원으로 끝나서는 역량을 다 펼칠 수 없을 수도 있다. 사장까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여성은 능력도 있고 유연하다. 경쟁에서 질 이유가 없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2011년 8월 2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계열사 여성임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한 말이다. 삼성은 지난해 연말 임원 승진자 중 오너일가를 제외하곤 처음으로 여성 사장을 배출해 주목받았다. 바로 이영희 삼성전자(글로벌마케팅) 사장이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여성 사장’ 가능성을 내비친 지 11년이 훌쩍 지나서야 비로소  현실이 됐다. 기업의 수많은 여성인재들이 이영희 사장을 롤 모델로 삼고 열심히 일하겠지만, 제2·제3의 이영희가 언제 나올지는 기약이 없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여기저기서 유리천장 깨지는 소리가 요란했다. 하지만 아마도 남아있는 유리천장이 더 많지 싶다. 특히 대기업의 유리천장은 견고하다. 여성과 남성이 똑같은 조건에서 일하고 승진 기회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구조적 차별이 여전하다. 특히 특정 직무분야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홍보담당 부서가 대표적이다. 

국내 30대 그룹과 그 계열사까지 포함해 홍보담당 여성임원수는 의외로 적다. SK그룹이 4명, 포스코그룹이 2명, 삼성그룹이 1명(해외언론담당)이다. 나머지 그룹사들은 전무하다. 

A기업 커뮤니케이션실 B부장은 작년 연말 임원 승진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는 승급 심사시 영어테스트가 엄격하기로 유명한 이 회사에서 수준급 영어실력을 인정받은 지 오래다. 그 뿐인가! 해당 업무분야에서의 역량과 자질을 충분히 인정받은 베테랑 홍보우먼이다. 특히 지난 연말엔 임원 ‘티오(TO, 일정한 규정에 의해 정한 인원)’가 있어서 기대를 잔뜩 했더란다. 그녀는 승진이 안된 이유가 여성이었기 때문이란 얘기를 뒤늦게 전해들었다고 한다. “여성임원이 대외적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 경영진의 시각이었다는 것이다. 

C기업 여성부장도 승진트랙에서 밀려난 지 오래다. 그녀는 최근 대면 언론업무에서 스스로 다른 부서의 홍보지원담당으로 지원해 부서를 이동했다.

국내 기업들의 홍보부서는 대부분 ‘커뮤니케이션(팀)실’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2009년 말 삼성이 태평로사옥에서 서초사옥으로 이전한 이후 대외적인 소통강화를 위해 처음 사용하면서부터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기업들은 최근 사내 MZ세대와의 소통강화를 위해 수직적 조직문화를 수평적 조직문화로 개선하려고 애쓰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의 목적은 대내외적인 원활한 소통이다. 다각화된 사회 속에서 다양한 조직구성원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원하는지를 경영진들이 제대로 알고 싶어서다. 

여성만의 특징은 아니지만 여성들에게 많다고 해서 여성성으로 불리는 것들이 있다. 바로  수평적 리더십, 관계성, 공감 능력, 배려, 조화, 유연함 등이다. 바로 커뮤니케이션에 꼭 필요한 덕목들이다. 그런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홍보임원에서 배제하다니. 세상의 반은 여성이다. 기업에서 여성직원 숫자도 적지 않다.  그 인력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적재적소에 쓰지 않는다면 큰 손실이다. 성별을 떠나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보장해 줄 때 보다 더 탄력 있고 뛰어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황장군 2023-03-31 20:47:45
최근 종영한 jtbc드라마 대행사가 생각나네요
이보영 배우의 역활에 남녀차별이 아닌 실력과
성과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아직도 우리는
사회는 변하는데 기업은 변하질 않네요
좋은 기사 잘봤습니다 ^^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