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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43]바이든 홍보 참모가 전하는 다섯가지 '긍정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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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43]바이든 홍보 참모가 전하는 다섯가지 '긍정의 힘'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2.09.14 0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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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총장

①늘 감사하는 태도 ②건설적인 비판 ③열린 마음의 유지
④틀릴 수 있음에 대한 인정 ⑤불안감보다 성공에 대한 기대감
제이슨 해리스가 2016년 여름 에어 포스2
제이슨 해리스가 2016년 여름 에어 포스2에서 당시 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과 단독으로 만나 인연을 맺었다. 사진은 제이슨 해리스 트위터 캡처

함께 맥주잔 기울이고 싶은 사람은 무엇이 다를까. 그에겐 긍정의 에너지가 있다. 경쟁에서 한쪽 편을 들거나 누구를 따라갈지 결정할 때도 우리 마음은 긍정적 감정을 주는 쪽을 선택한다. 정치도 이러한 통찰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정책에 대한 찬반도 객관적 데이터보다는 특정 정치인이 전하는 기분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직원 채용 때면 반드시 직접 면접하는 CEO에겐 물론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장 면접까지 올라온 후보라면 업무 역량은 이미 확인된 상태. 시간을 들여 CEO가 알고 싶은 건 따로 있다. 그가 팀원으로 우리 직장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확실한 개성을 갖고 의견을 분명히 표현하며 다른 팀원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까. 힘든 일을 마치고 기꺼이 맥주잔을 기울이고 싶은 사람인지가 알고 싶은 거다. 그래서 경계심 풀고 대답할 만한 질문을 던진다. 어떤 별명이 있는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개인적인 취미는 무엇인지, 회사를 옮기려는 이유가 뭔지, 느긋한 분위기에서 사람 성격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전 고용주를 헐뜯거나 부정적 본성이 드러난다면 결과는 뻔하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총장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총장

어려움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은 언제나 긍정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지금 상황의 장점을 찾아내고 언제든 좋은 시간이 온다는 걸 상기시켜 팀의 사기를 끌어 올린다. 정보 불균형과 불신의 시대. 어떻게 하면 긍정의 힘이 발휘될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의 홍보 담당이었던 해리스(Jason Harris)는 저서 <The Soulful Art of Persuasion(2021)>에서 상대를 끌어당기는 긍정의 힘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늘 감사하는 태도. 어두운 생각은 현실적이라 즉각 효과가 나타나지만, 밝은 생각은 좌절감에 금방 자리를 내준다. 긍정적 사고를 유지하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감사 일기’가 좋은 훈련법이다. 둘째, 건설적인 비판. 일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남을 비판해야 할 때. 건설적인 결론을 이끄는 긍정적 비판과 적대감이 담긴 부정적 비판엔 큰 차이가 있다. “보고서가 틀렸잖아.” 대신에 “전반적으로 좋긴 한데, 이 수치만 다시 체크 해보겠나?”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셋째는 열린 마음의 유지. 흥미와 열정이 가득한 회의 대신 따분하고 지루한 회의라도 발표자들에겐 꼭 필요한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 넣는 자리다. 모든 만남은 위대한 결과를 낳는 잠재적 기회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넷째, 틀릴 수 있음에 대한 인정. 자신에 대한 과신으로 대화를 이끄는 건 긍정보다 적대심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날 믿어, 이런 일은 내가 전문이라고.” 자칫 과열된 분위기와 언쟁으로 이어질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다섯째, 불만을 기대로 바꾸는 일이다. 프로젝트 제안서를 준비할 때, 채택 확률에 대한 불안감보다 멋진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는 게 좋다. 초조함보단 긍정적인 흥분으로 단합을 이끄는 쪽이 유리하다.

어느 쪽이 맞고 무엇이 진실인가. 인터넷 세상엔 악성 댓글과 클릭 수를 겨냥한 유튜브, 가짜 뉴스와 조작된 분노가 세상을 뒤덮고 온갖 한심한 이야기가 떠돈다. 어두운 면보다 밝은 세상을 보고 싶은 사람에겐 무엇이 필요할까. 세상을 보는 마음의 창, 프레임을 바꾸면 된다. 이때부터 세상이 달라지는 건 창틀이 이동했기 때문이다. 세상의 옳고 그름, 선과 악의 판단도 프레임이 결정한다. 사물이건 현상이건 한쪽만 보인다고 그 한쪽이 전부는 아니다. 전체를 이루는 두 쪽은 보완적 관계. 이게 양자물리학에서 말하는 ‘상보성(相補性, complementarity)’이다. 인간의 뇌파가 한가지 것을 두 가지로 동시에 바라보지 못하는 이유다. 전혀 다른 성질을 갖는 원자의 현상을 이해하려면 파동과 입자가 지니는 두 가지 성질이 모두 필요하지만 두 가지 성질을 동시에 인지할 수 없다.

필자 제공
아가씨의 옆얼굴로 보면 노파가 안보이고 노파의 얼굴로 보면 아가씨가 안보인다(왼쪽). 두사람이 마주보는 얼굴로, 혹은 축배잔으로 보이는 그림(오른쪽). 필자제공

그림에서 아가씨와 노파, 사람 얼굴과 축배잔이 따로 교차하는 것은 상보성의 원리 때문이다. 반면에 상황은 아무런 감정이 없다. 철저하게 중립이다. 어떤 상황을 제각기 해석하고, 거기에 파묻혀버리는 습성은 각자 다른 프레임 때문이다. 어떤 걸 먼저 보느냐, 그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 인생도 바꾼다. 할 수 있는 것만 바라보면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장점을 바라보면 장점이 점점 강화된다. 진실에 초점을 맞추면 독설은 들리지 않고, 행복을 바라보면 불행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무생물도 감정으로 반응하는 게 과학의 원리다. 긍정을 바라보면 부정이 보이지 않는다. 세상이 달라지는 게 가능하단 얘기다.

직장에서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을 곁에 두고 싶은 이유도 긍정적 에너지 때문이다. 그들의 긍정성은 주변에 전파된다. 옆 사람이 삶의 밝은 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그 결과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그들 편이 되고 싶은 자연스러운 욕구를 느낀다. 긍정의 에너지가 사람의 가치까지 높인다. 긍정적인 태도를 천성처럼 바꾸는 데엔 그래서 마음의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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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민 2022-09-14 10:57:36
훌륭한 글입니다.
"세상이 달라지는 건 창틀이 이동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눈이 두개인 이유가 세상을 바로 보라는 조물주의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두 눈을 뜬 상태에서 검지 손가락으로 지정한 후 두 눈을 번갈아 가며 검지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보면 어느 한쪽 눈으로 보았을 때는 지정한 곳이 아닌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는 것을 보며 놀라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각기 다른 생각과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창틀이 이동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나 스스로 한쪽 눈을 감고 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진실과 진면목을 보는 것은 어렵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이념이나 사심을 걸러 내고 무심으로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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