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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족쇄 푼 이재용, 경영리더십 시험대 ... 10년 만에 회장 승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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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족쇄 푼 이재용, 경영리더십 시험대 ... 10년 만에 회장 승진하나
  • 김석중 기자
  • 승인 2022.08.12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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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
회계부정 및 부당합병 재판 진행…사법 리스크 여전
124조원 현금자산 어디로?…대형 M&A 기대감
만 10년째 부회장…연말 회장 승진 가능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매일산업뉴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광복절 복권 대상으로 확정되면서, 이달 15일부터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 부회장의 경영 활동에 법적 제약이 없어지면서 재계에서는 그의 회장 승진 및 등기이사 복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이 결정된 직후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를 통해 입장을 내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그동안 저의 부족함 때문에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는 말씀도 함께 드린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앞서 이날 낮 12시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앞에서 복권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 감사합니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면’을 발표할 당시, 이 부회장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법정에 출석해 있었다. 그는 이날 복권과 별개로,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의혹으로 매주(주 1회, 격주 2회) 재판을 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날 복권 발표로 이 부회장의 경영보폭은 다소 넓어지겠지만, 여전히 삼성물산 합병 재판 등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 특별복권의 ‘경제위기 극복’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이 부회장은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및 고용에도 나서지 않을까 주목된다.

다만 삼성이 지난 5월 450조원 규모의 투자와 8만명 신규 고용 계획을 발표한 만큼, 새로운 투자계획을 내놓기보다는 종전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사면복권 직후 추가적인 선물보따리를 풀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없다”며 “앞서 투자발표 내용과 수해지역 성금 및 긴급구호 활동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전날(11일) 이번 집중호우 피해 지원을 위해 성금 30억원과 긴급구호세트 5000세트지원, 침수 전자제품 무상점검 서비스 등을 지원키로 했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의 경영리더십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전 세계 인플레이션 및 긴축 정책, 경기침체 등 국내외 악재가 산적하면서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탓이다.

여기에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Chip)4'에 우리 정부가 참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은 자칫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10만 전자’를 외치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전자’로 주저앉은 상태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반도체 등 주력사업의 초격차 유지는 물론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고, 나아가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워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하고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ㅇ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하고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

재계에서는 삼성의 대규모 M&A가 조만간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24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삼성의 대형 M&A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멈춘 상태다.

이에 따라 경영 전면에 복귀한 이 부회장이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반도체·모바일·가전 등 전 사업 부문에서 ‘빅딜’이 있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예고해왔다. 올해 1월과 5월 말에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이 “여러 사업 분야에서 (M&A를) 검토 중이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며 계약 체결이 임박했음을 암시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재계 관계자는 “이제는 이 부회장이 그동안 축적한 본인의 경영 실력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2030 부산 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도 적극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선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도 2009년 사면 뒤 해외 각국을 돌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원에 발 벗고 나선 바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연내 ‘회장’직으로 승진할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다. 올해 54세인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유지 중이다. 4대 그룹 가운데 회장 타이틀을 달지 못한 총수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회장 승진은 법률(상법)상의 직함은 아니어서 사내주요 경영진이 모여 결정하면 이뤄진다.

등기임원에 오를지도 관심이다. 이 경우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이 부회장은 2019년 10월 26일 3년 임기를 끝낸 뒤 등기임원에서 내려왔고, 현재는 무보수 미등기임원이다. 그동안은 가석방 상태여서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었지만, 복권으로 등기임원이 될 길이 열린 만큼 책임경영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다른 재판 상황 등을 고려해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복권을 계기로 현재 태스크포스(TF) 수준인 삼성의 컨트롤타워가 정식 조직으로 복원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2017년 2월 말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폐지하고,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 강화(삼성물산) 등 사업 부문별로 쪼개진 3개의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3개 TF를 하나로 묶어 통합 컨트롤타워를 복원할 경우 오너 경영(이재용 부회장)과 전문경영인, 컨트롤타워로 구성된 삼각편대 체제가 완성돼 삼성 경영 특유의 장점인 순발력, 선제적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재계는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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