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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10.6...1분기 국민고통지수 역대 최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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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10.6...1분기 국민고통지수 역대 최대치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7.0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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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6% 24년 만에 최고치...2분기 국민고통지수는 더 커질 전망
국제 에너지값과 곡물가격 상승 지속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7%대 뛰어 넘을 수도
ⓒ한국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매일산업뉴스]10.6.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국민고통지수(misery index)’입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5일 물가급등으로 올해 1분기 국민고통지수가 분기별 지수를 산출해온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경연은 2015년 1분기부터 분기별 지수를 산출해왔습니다.

지난 1분기 국민고통지수는 산출 기간(2015년 1분기~올해 1분기) 평균치 7.7의 1.38배에 달합니다.

국민고통지수는 미국의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것으로,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로 국민의 경제적 고통 정도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한경연은 물가상승률과 확장실업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확장실업률은 실업자에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를 더한 수를 실업자로 보는 것입니다.  시간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는 노동 시간이 주 36시간 미만이면서 추가 취업을 희망하고 추가 취업이 가능한 사람입니다. 

우리나라의 국민고통지수는 2020년까지는 10 아래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코비드19 감염에 따른 봉쇄조치 등으로 확장실업률이 9.1%로 정점을 보인 2021년 1분기에는 10.5로 치솟았습니다. 같은해 3분기에는 확장실업률이 6.6%로 낮아지면서 9.1로 떨어졌다가 4분기에 국제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에 따른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9.8로 높아졌습니다.

ⓒ 통계청
ⓒ 통계청

2분기에는 국민고통지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같은날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1998년 11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23년 7개월 만에 맞닥뜨린 6%대의 물가상승률은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과 곡류 등 먹거리 가격이 급등한 데다 외식 등 서비스 물가까지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9.6%나 상승했습니다. 등유 72.1%, 경유 50.7%, 휘발유 31.4%, 자동차용LPG 29.1% 올랐습니다. 외식 가격은 전년 대비 8% 올라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습니다. 생선회(외식)는 10.4%, 치킨은 11.0%나 올랐습니다.

체감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7.4%상승했습니다. 이 또한 1998년 11월(10.4%) 이후 최대 상승폭입니다. 특히 생활물가지수 중 식품 가격 상승률은 7.7% 올라 ‘장보기가 겁난다’는 말이 과장이 아닙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감자는 37.8%, 배추는 35.5% 올랐습니다. 수입 소고기는 27.2%, 닭고기는 20.1%나 상승했습니다. 돼지고기는 18.6% 올랐습니다.

지난 1분기 4인 식구의 월 평균 식비(식료품+식대)가 106만 6902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의 월 평균 식비 97만 2286원보다 9.7% 증가한 금액입니다.  4~6월의 물가상승률이 1분기보다 가팔랐던 만큼 월 평균 식비는 더 올랐겠지요. 지난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3.6%, 2월 3.7% 3월 4.1%였습니다. 2분기에는 4월 4.8%, 5월 5.4%, 6월에는 6%를 기록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값과 곡물가격 상승이 지속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대까지 오를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21일 가진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 간담회에서 “고유가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높아진 국제 식량가격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내의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물가상승률이 24년 만에 6%를 찍고 국민고통지수는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있던 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제가 민생 현장에 나가 국민의 어려움을 듣고, 매주 비상경제 민생회의를 주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이 5월 10일 취임했으니 56일 만에야 민생을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이제라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으니 다행입니다. 물가 고삐를 잡아채 3분기에는 국민고통지수가 전분기에 비해 낮아졌다는 기쁜 소식이 들리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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