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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LG엔솔 '말로만 상생, 뒤로는 가격인하 압박' ... 협력업체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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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LG엔솔 '말로만 상생, 뒤로는 가격인하 압박' ... 협력업체 '술렁'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2.02.2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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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파트너스 데이' 파트너사에 가격인하 공개 제안
“안 그래도 원자재값 급등으로 채산성 떨어지는데..."
LG에너지솔루션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파크원 본사에서 온라인으로 국내외 파트너 기업들과 ‘상생과 협력’을 위한 ‘2022 파트너스 데이’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 김동수 전무, CPO 김명환 사장, CEO 권영수 부회장, CQO 김수령 부사장.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파크원 본사에서 온라인으로 국내외 파트너 기업들과 ‘상생과 협력’을 위한 ‘2022 파트너스 데이’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 김동수 전무, CPO 김명환 사장, CEO 권영수 부회장, CQO 김수령 부사장. ⓒLG에너지솔루션

[매일산업뉴스]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개최한 협력업체와의 상생포럼에서 협력업체들에 가격인하 압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협력업체들안 최근 원자재값 인상으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납품가격 인하 압박까지 받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있다. 특히 겉으로는 협력사와 동반성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는 점에서 대기업-중소기업간 갈등의 골이 깊어가는 모양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6일 열린 '2022 파트너스 데이(Partner's Day)'에서 파트너사들에게 공개적으로 납품 가격인하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생하자면서 CR(가격인하·COST REDUCTION)를 공개적으로 제안했다”면서 “이는 협력사들에게 대놓고 가격인하 압박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행사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원재료 수급 안전성, 가격 경쟁력, 현지 생산능력, 최고 수준의 품질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협력업체는 모두 86개사이다. 이 중 포스코케미칼, 일진, SK넥실리스, 엘엔에프 등 4개 업체는 이미 작년부터 납품가격인하 압박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일진과 SK넥실리스는 동박, 엘엔에프는 양극재를 납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 인상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엘지엔솔의 가격인하 요구 수준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더구나 장기계약 개런티를 해주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적인 가격인하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한 소재 업체는 다른 배터리업체들에게 원자재값 상승으로 납품가격에 이를 반영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2차 전지 소재인 동박도 중국발 공급부족으로 가격인상은 물론 원자재 수급도 제때 못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런데 LG에너지솔루션이 말로만 상생을 강조하면서 뒤로는 가격인하 압박을 하는 것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에대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배터리업체가 많이 힘든 상황"이라면서 "오히려 자동차업체들한테 납품가격을 올려달라고 요청하고 있고, 소재 업체들한테는 가격경쟁력을 유지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이니 합리적인 가격경쟁력을 갖추는게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것이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가격인하 요청으로 받아들여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실제로는 원재료가 올라서 가격반영을 해준 협력사도 있다.  그런데 요즘 또 (원자재 가격이) 올라서 서로가 많이 힘든 모양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 "최근 배터리업계가 지난해 연말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전기자동차가 출하되지 않는데다 가격연동이 안되는 메탈가격(알루미늄·구리 등) 인상 등으로 실적에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올해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더욱 어려워지다 보니 배터리업계의 원가경쟁력이 다시 중요해지면서 배터리업체와 소재업체의 가격 싸움이 중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 인건비 상승 등으로 기업들의 채산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 최근 기업공개(IPO)를 통해 직원들에게 수억원씩 돈잔치를 한 기업이 협력업체들에게는 일방적으로 단가인하 요구를 하는 것은 상생의 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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