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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희망퇴직 칼바람에 직원들 뒤숭숭 ... "BBB도 대상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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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희망퇴직 칼바람에 직원들 뒤숭숭 ... "BBB도 대상이냐?"
  • 김석중 기자
  • 승인 2022.02.25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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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사업본부 이어 오는 6월 태양광 패널 사업도 종료
직장인 익명게시판, 30대·중성과자 포함 소식에 시끌
회사측 "희망퇴직은 매년 실시...태양광 사업종료와 무관"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 전경 ⓒLG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 전경 ⓒLG

[매일산업뉴스]LG그룹의 주력계열사인 LG전자가 희망퇴직의 탈을 쓴 구조조정 칼바람으로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휴대폰에 이어 태양광 패널 사업 철수를 앞두고 희망퇴직을 명분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현재 저성과자와 만 50대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지만 실상은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인력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저성과급을 받은 적이 없는 직원도 HCCR 교육 대상자로 통보받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서 술렁이고 있다.

HCCR은 IMF 이후 도입한 내부 인력교육 프로그램으로, 사실상 희망퇴직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날 블라인드의 한 익명게시자는 “BBB도 대상이냐?”며 “ 희망퇴직금으로 3년치를 제안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30대 중반으로, 작년 MC사태 때 조직이동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C가 하나도 없는데도 통보받은거냐?”, “고연령자나 고과 상관없이 무조건 대상인 것 같다”, “나도 곧 연락오겠구나”는 글들이 붙으면서 게시판이 뒤숭숭해졌다. 한 익명게시자는 "LG에 더이상의 인화는 없어졌다. 구성원끼리 서로 불신만 난무한다"는 는 글을 남겼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 캡처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 캡처

LG전자의 인사고과 등급은 S·A·B·C·D로 개인별 절대평가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전에는 C등급을 받아도 성과급을 받을 수 있었지만 2019년부터 C·D등급을 받은 직원은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 또 4년 연속 진급하지 못하면 임금은 동결된다.

LG전자는 희망퇴직 대상이 수년간 성과가 저조한 인원으로, 연간 급여의 최대 3년치를 희망퇴직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퇴사여부는 본인의 의사여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여기에 만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전직지원 프로그램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도 운영한다. 퇴직을 앞두고 제2의 인생설계를 돕자는 취지라고 한다.

하지만 블라인드 게시판은 벌써부터 뒤숭숭하다. 이들의 불안감은 태양광 패널 철수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23일 태양광 패널 사업종료 계획이 발표되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은 가중되는 분위기다.

회사측은 태양광 패널 사업 등 에너지사업부 직원 900명에 대해 타사업본부나 타계열사로 전환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결코 적지 않은 인력이 대대적으로 연쇄 이동을 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희망퇴직이 공교롭게 맞물리면서 이를 빌미로 대대적인 인적 구조조정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더군다나 블라인드 게시판에 저성과자뿐만 아니라 중성과자(B등급)까지 HCCR 대상에 포함됐다는 내용이 올라오면서 대대적인 인적 구조조정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해 MC(휴대폰) 사업본부 철수 때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 종료 계획을 밝힌 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인력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이탈인력이 다수 발생했다.

지난해 1월 당시 CEO였던 권봉석 사장(현 (주)LG 부회장)이 “인위적인 인력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지만 휴대폰 사업 종료 후 지난해 3분기 LG전자의 직원수는 1분기 대비 1000여명 가까이 줄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지난해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이 회사의 기간 정함이 없는 근로자(정규직)수는 3만 7255명으로 1분기 대비 1000명 가까이 감소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 재검토 입장을 밝힌 이후인 2분기 직원수는 1분기 대비 787명 줄었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중 MC 사업본부 인력재배치를 마무리지었는데, 기존 3300명의 MC사업본부 인력 중 2700여명을 LG전자 내에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희망퇴직은 전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것으로, 태양광 패널 사업 종료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어 “태양광 패널 사업부 직원은 전원 타부서나 타계열사로 재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사업 매출은 2019년 1조 1000억원대에서 2020년 8000억원대를 기록했다. 2020년 미국 주거용·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한화큐셀에 이어 점유율 2위(12.9%)를 차지할 정도로 발전효율이 높은 N-타입은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 사상 첫 7조원대를 기록하면서 최대실적을 거뒀다. 연결기준 연간매출액은 74조 7219억원, 영업이익 3조 867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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