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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경의 시콜세상]한반도 야경 사진 속에 담긴 정보비대칭 문제의 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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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경의 시콜세상]한반도 야경 사진 속에 담긴 정보비대칭 문제의 심각성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4.0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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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이의경 대진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공인회계사

공산주의 체제에서 정보비대칭은 특권층 체제 유지 수단
거짓말은 능력보다 욕심이 더 큰 사람들의 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작년 12월 31일(현지시간) 게시한 한반도 위성사진. X발췌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작년 12월 31일(현지시간) 게시한 한반도 위성사진. X발췌 ⓒ연합뉴스

정보비대칭이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 서로 다른 상황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제대로 된 정보를 갖고 있는데 비해서 어떤 사람들은 잘못된 정보를, 그것도 제한적으로 갖고 있는 상황을 말한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정보비대칭이 시장기능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해서 경제전체의 손실을 초래한다고 한다. UC버클리 대학의 아컬로프(G. Akerlof) 교수는 정보비대칭의 폐해를 증명하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렇게 결론이 났으면 정보비대칭을 해소하는 쪽으로 움직여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정보비대칭을 심화시키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아컬로프의 연구결과는 사회전체의 이익을 전제로 하지만 정보비대칭을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이익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사회전체의 이익이 나의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고 그렇게 된다고 해도 언제일지 모르니 당장 눈앞의 이익에 더 끌릴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공공선보다 자기만의 이익을 쫓는 이기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의경 대진대학교 교수/공인회계사
이의경 대진대학교 교수/공인회계사

그렇다면 체제의 관점에서 볼 때 자본주의보다 공산주의 체제에서 정보비대칭을 더 쉽게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자본주의는 개인의 이익을 중시하는데 비해서 공산주의는 전체 이익을 중시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정보비대칭의 문제는 공산주의 체제에서 더 심각하다. 정보의 차단과 왜곡으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던 동독과 소련의 붕괴는 서방세계와의 정보 교류가 시작되면서 비롯된 결과이다. 정보비대칭이 사라지자 인민들은 외부세계와 비교하면서 자신들의 실상을 알게 된 것이다. 중국은 시장 개방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인터넷은 그만큼 개방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가디언은 물론 위키피디아도 차단된 상태이다. 천안문과 같은 정치적 이슈가 될 용어뿐만 아니라 지도자의 이미지와 닮았다는 유머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곰돌이 푸(Pooh)까지 차단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될 때 중국이 탓하는 미국의 과도한 요구란 바로 인터넷 개방이었다, 정보비대칭의 극단에 있는 북한의 경우에는 남한 드라마를 보면 사형까지 시킨다고 한다. 결국 공산주의 체제에서 정보비대칭은 특권층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1당 독재의 공산국가와 달리 여러 정당이 활동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도 정당마다 정보에 대한 태도는 사뭇 다르다. 여기에서도 왜곡된 정보로 선동하는 정당은 정보비대칭을 자신들의 지지기반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이들은 왜 이렇게 정보비대칭에 매달리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신들의 무능을 감추기 위한 것이다. 공산주의 체제가 자본주의 체제보다 우월하다면, 그리고 성과에 자신이 있다면, 굳이 뉴스와 통계에 손을 댈 필요가 없을 것이다. 거짓말은 능력보다 욕심이 더 큰 사람들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 12월 한국을 다녀간 AI 개발자 기욤 베르동이 ‘한국에 다녀오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X(옛 트위터)에 한반도 야경을 담은 위성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 해 마지막 날에는 일론 머스크가 여기에 ‘Crazy idea’라는 제목을 달고 공유하면서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 같은 민족을 나눠서 두 체제에서 70년을 살게 한 결과가 빛과 암흑으로 대비되어 나타났다. 두 체제의 능력을 적나라하게 비교해준 것이다. 암흑(정보비대칭) 속에서 식량난에 허덕이면서도 행사에서마다 발을 구르고 눈물까지 흘리며 환호하는 북한 주민의 모습을 아직도 보게 된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북한에만 있는 것 같지 않다. 우리 주변에도 정보비대칭으로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이에 열렬히 호응하는 사람들이 함께 눈에 띄기 때문이다. 정보비대칭을 감식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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