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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윤희숙-한동훈-원희룡' 삼각편대로 자유주의 돌풍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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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윤희숙-한동훈-원희룡' 삼각편대로 자유주의 돌풍 작전?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1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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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처음엔 운동의 지도부 이끌다가 비대위 전환도
중요한 건 국민 감동, 시작보다 지속성 중요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흐지부지되고 말 듯 하다. 혁신위가 이렇듯 동력을 잃고 존재감을 상실하게 된 데는 무엇보다도 혁신위 자체의 책임이 크다. 우선, 무엇이 혁신이며, 혁신을 위해 무엇을 바꾸어야 할 것인가를 정하여 실천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지 않았나 한다. 그 바람에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몫을 혁신위의 역할로 오인함으로써 당 지도부 및 중진 의원들과 마찰을 빚는 모양새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혁신(革新)은 가죽을 벗겨내고 새로 입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환골탈태(換骨奪胎)라 할 수 있겠다. 혁신위는 당 지도부 및 중진과 ‘친윤’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강권했는데 그건 가죽을 벗겨내고 새로 입히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거리가 멀다. 불출마나 험지 출마는 사실 같은 의미다. 험지 출마는 정치적으로 죽으라는 말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물론 공천이 곧 당선인 지역구에서 자기만 당선되면 그만인 사람들은 당을 위한 절박함이 없거나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기 때문에 기득권에 안주할 것이라는 점에서 불출마나 험지 출마가 나름대로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요에 의한 것은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어 하나 마나 한 이벤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요한 혁신위의 실패는 예정되어 있었다.

시기상으로도 적절치 않았다. 불출마나 험지 출마 대상자들이 행동에 나서기에는 시기상 너무 일렀다. 선거공학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선거 국민에 들어가서 공천 기간 중 지도부나 중진 및 친윤 의원들이 ‘통 큰 결단’을 내리는 게 분위기를 띄우는 데 훨씬 더 유리하다. 지금은 아직 선거 국면이라고 하기 어렵고, 결국 혁신위가 한 일이라고는 국민의힘이 기득권에 안주하는 낡은 정당이라는 이미지만 키운 꼴이다. 당장 여러 언론으로부터 혁신위를 띄운 게 책임 회피용 아니었느냐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사실 김기현 지도부가 혁신위를 띄운 데는 그런 측면이 분명히 있다.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혁신위를 통해 당 이미지를 바꾸고 지지율을 높이려는 것은 사실 꼼수다. 두 당 모두 혁신위로 재미를 보지 못한 것은,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실을 새삼 확인케 해주었을 뿐이다. 무엇이 혁신인지도 모른 채 뭔가 그럴듯한 분칠로 국민을 눈속임하려는 것은 불순하기까지 하다. 정치에서 중요한 건 정도를 가는 것이다. 혁신위에 의한 인위적인 개혁은 보여주기용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의 혁신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 법’이다. 당 지도부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했지만 결정은 지도부가 한다. 그건 다시 말해 지도부가 자기혁신을 해야 한다는 말인데 보다시피 가능하지 않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하나, 반란이다. 당의 공식 기구에 의해서는 혁신이 가능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반란이 요구되는 것이다.

반란이란 곧 혁명이고, 혁명이란 기존 질서를 뒤엎어버리는 것이다. 그건 결코 ‘쇼’일 수 없고, 절박함과 진정성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보수 성향의 집단이나 사회가 대부분 그러하듯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은 반란이 아니고는 혁신이 가능하지 않은 집단이다. 그렇다고 반란을 너무 어렵게 이해하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현실에서 반란은 하나의 ‘운동’으로 나타날 것이기에 그렇다. 이를테면 ‘당 재건’을 내세우거나 ‘국민 신뢰의 회복’, ‘올바른 가치의 정립’ 등을 기치로 당 개조 운동이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그러자면 혁신의 정의부터 확립해야 한다.

국민의힘에 있어서 혁신이란 무엇인가. 국민의힘이 가치의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국민은 국민의힘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건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끊임없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말하고 공감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과정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힘 현역 의원을 비롯한 구성원들이 국민의힘 가치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국민의힘이 추구할 가치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자유’다. 자유야말로 국민의힘의 존재 이유다. 모든 현상을 자유라는 창을 통해 바라보아야 하고, 국민의힘의 정치는 자유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어야 한다. 혁신위는 그간 국민의힘이 과연 자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돌아보고, 자유의 가치에 어긋나는 일이 있다면 구체적 사례를 들어 비판하고 반성함으로써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것을 임무로 삼아야 했다. 그러지 않고 ‘선거 공학’에서 접근하는 바람에 좌절하고 만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당 지도부가 인위적으로 뭘 하기보다 투철한 사명감을 가진 사람들이 주도하는 자발적 운동이 중요하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를테면 윤희숙, 한동훈, 원희룡의 ‘삼각편대’가 자유의 가치를 세우고 실현하려는 운동을 일으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세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드리이브를 건다면 충분히 당내에서는 물론 국민으로부터도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 무엇보다도 윤희숙 전 의원은 국민의 가려운 곳을 짚어낼 수 있는 눈과 공감을 끌어낼 전략전술을 갖추고 있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물론 장관 사직 후를 말한다)은 이른바 ‘여의도 어법’과는 다른 어법으로 대중을 감동케 할 신선함을 지니고 있다. 또 원희룡 전 장관은 윤‧한 두 사람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할 수 있는 노련함과 지략을 겸비하고 있다. 만일 삼각편대가 뜬다면 처음에는 운동의 지도부를 이끌다가 결국 집단지도체제로 비대위를 이끄는 양상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삼각편대는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선거는 바람 아닌가.

삼각편대는 단순히 당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국민의힘 골칫덩이가 되어 있는 이준석 전 대표를 끌어안는 효과도 낼 수 있다.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 전 대표가 딴 길을 가는 명분을 없앨 수는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 12월 4일 자에 이례적으로 조갑제 닷컴 대표의 인터뷰가 대문짝만하게 실렸는데, 조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전 대표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함으로써 갈등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와 조 대표의 충정은 알겠지만 안 될 말이다.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가 만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권위주의적인데다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장악하여 좌지우지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그렇다. 나아가 자칫 이 전 대표가 ‘윤심’을 등에 업고 점령군으로 돌아와 당내 갈등을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 그래서 그런 방식보다는 윤 대통령은 뒤로 물러나 있는 가운데 삼각편대가 이 전 대표와 함께 혁신을 주도하는 게 훨씬 더 모양새가 좋다.

삼각편대가 나경원, 이준석의 참여로 오각편대가 될 수도 있다. 나아가 현재 맹활약 중인 장예찬 등 젊은 정치인들이 가세한다면 외부 인재의 영입을 하나의 ‘현상’으로 만들며 그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으며, 선거국면을 압도할 수 있을 것이다. 암튼 일단 삼각편대가 떠야 한다. 그리고 나서야 오각편대든 사각편대든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중요한 건 국민 감동이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건 선거는 바람이라는 불변의 진리다. 그런데 바람을 일으키기는 어렵지만 계속 불게 하는 건 더 어렵다. 따라서 바람을 일으키는 시기가 중요하고, 그 바람이 맹위를 떨치고 있을 때 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리하여 국민의힘이 안정적 원내 의석을 차지해야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고, 그래야 대한민국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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