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4-28 00:15 (일)
代 잇는 삼성 '안내견 동행' 30주년 ... "이건희 회장 보셨으면 더 좋아하셨을 것"
상태바
代 잇는 삼성 '안내견 동행' 30주년 ... "이건희 회장 보셨으면 더 좋아하셨을 것"
  • 김석중 기자
  • 승인 2023.09.19 1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93년 삼성 ‘신경영’과 시작 ... 지금까지 총 280두 안내견 분양
이재용 회장·홍라희 前관장·조규홍 복지장관 등 참석
홍 전 관장 공식행사 참석은 2017년 이후 처음
故 이건희 회장 "진정한 복지국가, 장애인들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견사 올해 2배 확장

 

19일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는 안내견들과 시각장애인 파트너,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윌리엄 손튼(William Thornton) 세계안내견협회장,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박태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교장 ⓒ삼성전자
19일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는 안내견들과 시각장애인 파트너,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윌리엄 손튼(William Thornton) 세계안내견협회장,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박태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교장 ⓒ삼성전자
19일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열린 안내견 3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부터),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시각장애인 파트너들의 모습 ⓒ삼성전자
19일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열린 안내견 3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부터),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시각장애인 파트너들의 모습 ⓒ삼성전자

[매일산업뉴스]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1993년 '신경영 선언' 이후 시작한 삼성 안내견 사업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삼성은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안내견학교에서 '퍼피워커'(안내견이 될 강아지를 돌봐주는 자원봉사자)와 시각장애인 파트너, 은퇴견 입양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함께 참석했다. 홍 전 관장이 외부에 공개된 회사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2017년 관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처음이다.  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시각장애인 파트너인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정의당 배진교 의원,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등도 이날 기념식에 함께 했다.

홍 여사와 이 회장은 1시간 넘는 행사시간 내내 자리를 지켰다. 시각장애인 파트너들의 공연을 보며 박수를 치고 행사장을 돌아다니는 안내견들을 보며 웃기도 했다.

홍 여사는 행사 후 김 의원에게 “(이건희) 회장님이 보셨으면 더 좋아하셨을 거다. 생전에 굉장히 노력했고 지원에 대해 정말 관심이 많았던 부분이라 지금 30주년이 굉장히 감명깊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념식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안내견 사업에 대한 신념, 안내견 사업 이후 사회 변화 등의 성과를 되돌아보는 영상이 상영됐다. 

이건희 회장은 1993년 6월 신경영을 선언한데 이어 같은해 9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설립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안내견학교이다.

이건희 회장은 미발간 에세이 '작은 것들과의 대화'에서 "삼성이 처음으로 개를 기른다고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며 "비록 시작은 작고 보잘것없지만 이런 노력이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나감으로써 우리 사회의 의식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진정한 복지 사회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고, 같은 일원으로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안내견 사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고 한다.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과 리트리버 ⓒ삼성전자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과 리트리버 ⓒ삼성전자

삼성 안내견학교는 1994년 첫 안내견 ‘바다’ 이래 매년 12~15마리 안내견을 시각장애인 파트너에 분양했다. 현재까지 총 280마리 안내견을 분양했고, 현재 76마리가 활동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에세이를 통해 "1993년 안내견 사업을 시작했지만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며 "불모지에 꽃을 피워야 하는 일이었으므로 준비해야 할 것이 생각보다 많았다"고 전했다.

당시 '안내견 우점종(안내견으로 가장 많이 길러지는 견종)'인 리트리버는 삼성이 한 마리도 갖고 있지 않았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업을 본격화하는 데 약 1년여의 준비 과정이 필요했다고 한다.

설립 당시에는 기업이 안내견학교를 운영하는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국내외에서 우려가 컸고, 세계안내견협회(IGDF) 역시 기업이 운영하는 안내견학교에 관한 정관 규정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삼성의 안내견 사업에 대한 진정성을 확신한 세계안내견협회는 정관을 변경해 1999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공식 안내견 양성기관으로 인증하고 협회 정회원으로 받아들였다. 

삼성은 유럽과 미국의 안내견 훈련법을 벤치마킹해 체계화했으며, 이제는 일본과 대만 등지에서 훈련법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선진 안내견학교 대열에 올랐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일반인 대상으로 한 시각장애 체험행사 등 장애인과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IGDF)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윌리엄 손튼 IGDF 회장은 삼성의 30년 노력을 평가하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손튼 회장은 “삼성은 지난 30년간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안내견을 훈련시켜왔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세계적인 기관으로 성장한 것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예비안내견들의 모습 ⓒ삼성전자
예비안내견들의 모습 ⓒ삼성전자

삼성 안내견은 1마리 육성에 1억원 넘는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내견은 퍼피워킹 1년(생후 3∼14개월)과 전문훈련 8개월(생후 15∼22개월), 시각장애인 매칭·교육 2개월(생후 23∼24개월)을 거쳐 안내견 활동을 하게 되고, 이후 만 8세 무렵 은퇴한다.

지난 30년간 안내견 양성을 위해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안내견 훈련사가 예비 안내견과 함께 걸어온 길은 약 81만㎞에 달한다. 이는 지구에서 달까지 한 번 왕복(약 76만㎞)하고도 다시 지구 한 바퀴(둘레 4만㎞)를 더 돈 것보다 긴 거리다. 

삼성 안내견과 함께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파트너 4명은 안내견 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다시 새로운 미래로 함께 나아갈 것을 다짐하는 축하 공연을 했다.

지난 2개월간 꾸준히 연습해 실력을 갈고 닦은 파트너 앙상블은 용기와 희망을 주는 팝송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등 2곡을 연주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안내견 파트너들이 축하 연주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안내견 파트너들이 축하 연주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피아노를 맡은 김예지 의원은 "오랜 시간 안내견과 함께해 온 만큼 이번 공연은 더욱 특별하다“며 ”이번 기념식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안내견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규홍 장관은 "국내에 보조견이 생소하던 30년 전 안내견학교를 세우고 장애인 보조견 양성을 위해 헌신해온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 깊이 감사한다"며 "정부도 안내견의 교육훈련을 지원하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원학 사장은 "자원봉사자와 정부, 지자체 등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진심 어린 노력으로 안내견학교가 30주년을 맞았다"며 "삼성화재는 지난 30년간 동행을 이어왔던 것처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안내견 분양식과 은퇴식도 진행됐다.

퍼피워커의 손을 떠나 안내견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강아지와, 7~8년 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치고 반려견으로 삶의 2막을 시작하는 은퇴견, 그리고 이들과 함께 했고 함께 할 사람들의 만남을 축하하고 이별을 위로하는 행사이다.

'퍼피워커' 자원봉사자들은 자신들이 키운 강아지가 안내견으로 성장해 자신들을 떠나 이제 시각장애인 파트너와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을 지켜보며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퍼피워커를 떠난 안내견 8두는 앞으로 함께 걸으며 살아갈 시각장애인 파트너 8명과 새 출발을 했고, 안내견으로서의 삶 1막을 끝낸 은퇴견 3두는 노후를 함께 할 입양가족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박태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교장은 "고 이건희 회장님의 혜안과 신념, 그리고 모든 이들의 사랑과 헌신이 삼성 안내견 사업을 가능하게 했다"며 "이같은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견사를 기존의 2배 크기로 확장하면서 안내견의 번식과 생활을 위한 공간을 더욱 안락하게 꾸미는 공사를 올해 진행했다.

또 시각장애인 파트너를 위한 교육 워크숍 횟수를 늘리고 장애인을 배려한 청각 교육자료 비중을 확대하는 등 교육의 양과 질 개선도 지속하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