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5-03 09:35 (금)
[김용춘의 Re:Think]호남청년의 새만금 공항 반대가 지역주의 타파 총선 불길로!
상태바
[김용춘의 Re:Think]호남청년의 새만금 공항 반대가 지역주의 타파 총선 불길로!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8.29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ㆍ김용춘 전국경제인연합회 팀장/법학박사

대한민국은 미국 한 개 주의 절반, 수도권은 북경보다도 작아
국민의힘 광주의원, 민주당 대구의원 더 많이 나와야
사진은 2023년 8월 22일자 조선일보 캡처
사진은 2023년 8월 22일자 조선일보 캡처

지난주 조선일보에 흥미로운 칼럼이 실렸다. 제목은 '새만금 공항부터 취소합시다. 호남청년의 6가지 제안'이다. 아쉽게도 크게 이슈화되지는 않았지만, 그 용기있는 글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굳이 ‘용기있는’ 이라는 표현을 쓴 데에는 겉으로 표현하기 참 힘든 내용을 진정성있게 일갈했기 때문이다. 만일 다른 지역 사람이 이 글을 썼다면 아마 테러 수준의 댓글 비난, 이메일 폭탄 등에 시달렸을 것이다. 나아가 호남 차별이나 비하 발언이라며 정치적 문제로까지 비화될 지도 모를 일이다.

혹시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제2의 잼버리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세금 낭비하는 새만금 공항 건립을 취소해야 한다. 이미 1.5km 떨어진 곳에 군산 공항이 있는데 왜 또 지어야 하느냐.

기업을 우대해야 한다. 대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새만금 LG스마트팜 프로젝트를 무산시키고, 복합 쇼핑몰 입점도 거부하는 것이 지역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

반(反) 대한민국 세력을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도대체 왜 중국 인민해방군 군가와 북한 인민군 군가를 작곡한 정율성을 위한 사업을 크게 벌여야 하느냐.

호남에 ‘민주화의 성지’라는 단어도 그만 써야 한다. 성지라는 단어가 호남을 특정 정당에 가두고 신성불가침의 폐쇄적 종교 집단처럼 보이게 한다.

호남인이 진정 원하는 정책을 추진하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한 정당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낸다면 정치인들이 호남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김용춘 전경련 팀장/법학박사
김용춘 전경련 팀장/법학박사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더 붙일 말도 없는 명문이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위 칼럼을 직접 찾아보시길 권한다. 물론 오해는 없길 바란다. 호남분들만 잘못했고,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지역에 대한 애정이 지나치게 맹목적이거나, 국익을 저해하는 수준의 지역이기주의 행태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비단 예가 호남이었을 뿐 호남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나라나 지역주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그 정도가 과하다. 필자가 미국에 있을 때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선거 지역별 득표율을 수업시간에 발표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에 대해 90%가 넘나드는 지지율을 본 학생들의 놀란 눈을 잊을 수가 없다. 어떻게 저런 수치가 가능하냐고. 오타아니냐, 북한에서나 볼 수 있는 수치 아니냐고까지 했다. 물론 북한은 항상 100% 찬성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볼 수 있는 수치는 아니라고 답하긴 했지만.

이제 과도한 지역주의는 내려놓자. 이 조그만 나라에서 호남 사람끼리, 영남 사람끼리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대한민국이라고 해 봐야 미국 한 개 주(State)의 절반 밖에 안 되고, 수도권이라고 해 봐야 중국 북경시보다도 작은 것을. 그리고 옛날처럼 한 곳에 평생 머물러 사는 농경시대도 아니고, 전국 곳곳의 사람들을 만나고, 같이 일하는 시대 아니던가. 지역주의보다 대한국민이라는 인식이 항상 우선이었으면 좋겠다.

물론 과거에 비해 개선되긴 했다. 지역갈등의 대표사례가 호남 대(對) 영남이라곤 하지만, 이미 부울경 지역은 몰빵 투표가 사라진 곳이다. 그럼에도 꽤 많은 지역이 아직 변하지 않고 있다. 현재 광주광역시의회 의원 구성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22명 대 국민의힘 1명, 대구광역시의회는 국민의힘 31명 대 더불어민주당 1명이다. 이 1명들도 비례대표로 겨우 들어간 것이다. 이래서야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가 이루어지긴 어렵다. “박정희의 고향 구미에서 민주당 시장이 나온 것처럼, 김대중의 고향 신안에서도 국민의힘 군수가 나와야 민주당 정치인들도 긴장하고 호남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을까요?”라고 외친 위 칼럼의 일침을 우리 모두가 되새겨 봐야 할 때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