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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동의 ESG多]유용한 화학물질 잠재위험 알아야 더 유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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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동의 ESG多]유용한 화학물질 잠재위험 알아야 더 유용해진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6.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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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최규동 한국화학안전협회 부회장

산업현장 화학물질 사용량 증가는 안전사고 증가로 이어져
환경 고려한 의사결정과 사회적 책임 다하는 기업 제품 구매 패턴

새 칼럼 ‘최규동의 ESG多’를 연재합니다. 최규동 한국화학안전협회 부회장은 한화그룹 석유화학계열사 엔지니어로 시작해 경영기획, 사업개발 임원 및 그룹의 환경안전총괄 업무를 담당하며 30여년간 다양한 실전경험을 쌓은 환경안전분야 전문가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화학물질 안전과 환경문제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많은 기업들과 공유하며 기업경쟁력 향상에 힘쓰고 있습니다. 최근 기업들의 경영화두로 떠오른 ESG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환경안전분야에 대한 기준은 더욱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새 칼럼에서는 필자의 실전경험을 토대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뿌리산업에 이르기까지 ESG관점에서의 지구환경과 산업경쟁력 확대를 위한 대응전략 등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iStock
산업현장에서의 화학물질 사용량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요 산업인 전자·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의 발달과 확장에 따라 화학물질의 사용과 유통량이 증가하고 있다. 화학물질 누출, 유출에 의해 사람이 다치거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화학사고 발생도 늘어 나는 추세이다. ⓒiStock

우리의 하루 일과는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것으로 시작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일 습관적으로 양치질이나 세면을 할 때 치약과 비누 폼클렌징 제품을 쓰면서도 이것들이 화학물질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설거지 할때 사용하는 식기세정제 역시 사용할 때나 사용 후 피부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무감각 할 때가 많다. 단지 뽀드득 소리가 날때까지 물로 헹궈내면서 화학물질이 혹시 피부나 식기에 잔류하지 않도록 하는데만 신경쓴다.

기온이 올라가고 햇빛이 강해지는 계절이 다가왔다. 자외선 차단도 하고 땀 배출 잘되고 냉감도 있는 기능성 옷은 대부분 화학물질인 합성섬유로 만든 것이다. 자외선 차단용 선크림을 바르면서 햇빛에 피부가 노출되어 벌겋게 달아오르거나 검게 타는 것을 예방 하려고 한다. 이 모두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것이다. 비타민D를 생성하는데 필요한 햇빛도 과하게 노출 되면 않좋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살아 가면서 많은 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있다. 15세기 스위스의 의학자였던 파라겔수스(Paracelsus) 는 '모든 물질은 독이 있다. 오직 용량(노출량)만이 독이냐 약이냐를 결정 짓는다'라고 했다. 과(過)하면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는 얘기다.

일례로 정기적으로 건강진단을 위해 위 또는 대장 내시경을 할때 의료진은 아스피린 등 항응고제 복용 여부를 확인하고 일정기간 복용을 제한 하기도 한다. 혈전 생성을 예방하기 위한 약이 오히려 지혈을 방해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최규동 한국화학안전협회 부회장
최규동 한국화학안전협회 부회장

화학물질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많은 유용성(有用性)이 있는 반면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유해성 (有害性)이 있다. 그러나 모든 화학물질에 고유한 독성, 유해성이 있다고 해도 얼마만큼 노출되고 있는가에 따라 위해성(危害性)이 결정된다. 또한 노출은 양(量)과 시간(時間 )으로 결정 된다. 지나치게 많은 양이나 과도하게 오랜시간 사용하면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현장에서의 화학물질 사용량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요 산업인 전자·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의 발달과 확장에 따라 화학물질의 사용과 유통량이 증가하고 있다. 화학물질 누출, 유출에 의해 사람이 다치거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화학사고 발생도 늘어 나는 추세이다.

이에따라 화학물질관리법이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는 기업과 사용자들이 최소한의 지켜야할 기준으로, 잘 알고 실천해야 된다. 유해성 있는 화학물질에 과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함은 물론이다.

오늘날 지구상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은 약 2억종에 달한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국내 화학물질은 5만종이 채 못된다. 그 중 사람과 환경에 좋지않은 영향을 주는 유해화학물질로 등록된 것은 약 1300종 정도이다. 잠재위험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자연속에 존재하는 천연물질에도 화학물질, 화학성분이 있다. 규사(모래)나 규석에 있는 규소(실리콘)를 추출·정제하여 만든 폴리실리콘은 반도체 주재료인 웨이퍼와 태양광 전지패널을 제조할 때 사용한다.

반도체는 많은 산업과 제품 제조에 주요한 부품이다. 인공지능(AI)이 부상하는 지금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태양광 전지로 만들어내는 전기 역시 재생 에너지로 지구환경문제에 기여하고 있다.

수년 전 부터 화두가 된 'ESG' 또는 'ESG 경영'은 기업의 이미지, 경쟁력 제고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환경(Environmental), 사회( Social responsibility ), 지배구조(Governance )를 지칭한다.

투자자나 기업평가 기관, 금융기관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평가할 때 매출, 이익 같은 재무적 성과 이외에 기후변화에 대한 노력, 환경오염 배출저감 활동, 사회적 역할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단지 돈만 잘 벌면 되는 세상이 아닌 것이다. 어떻게 벌어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삶의 터전인 이 지구는 어쩌면 후세들에게 빌려 쓰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 잘 사용하고 온전히 물려줘야 한다.

ESG 개념이 갑자기 부상한 것은 아니다.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체결된 '기후변화 협약', 일명 ‘리우환경협약’ 또는 ’리우선언‘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되고 실천의지를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환경'분야 'E'를 들여다보면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이 많다. 이는 에너지 문제와 직결되는 중요 사안으로 기업들은 저마다 신재생에너지 사용과 친환경원료 사용, 청정기술 적용, 폐기물 적정처리와 자원의 순환에도 관심을 갖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소비재로 편리하게 사용하는 일회용품 등은 미세 플라스틱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살충제, 농약, 세제 등은 건강을 해치거나 생물 다양성을 교란 시키기도 한다.

매년 6월 5일은 '환경의 날'이다. 국민의 환경보전 의식 함양과 실천의 생활화를 위해 제정한 국가기념일이다. 지구환경은 인류가 만들고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남용과 오용에 의해 피해를 입고 있다. 그것이 에너지를 얻기 위한 것이든 식량생산을 증대시킬 목적이든 편리한 생필품을 위한 것이든 간에 화학물질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화학물질의 혜택도 있지만 위해성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 기업이 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투자와 비용이 수반되는 대책도 있겠지만 일반 시민으로서, 소비자로서 관심을 갖고 옳바른 선택과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을 고려한 의사결정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경영과 투명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공정한 경쟁을 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 패턴의 변화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지고 있다.

앞으로 이 주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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