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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춘의 Re:Think]대한민국은 일류, 정치는 사류, 그러면 노조는 몇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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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춘의 Re:Think]대한민국은 일류, 정치는 사류, 그러면 노조는 몇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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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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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용춘 전국경제인연합회 팀장/법학박사

이건희 회장의 27년전 발언, 그때보다 얼마나 달라졌나
오죽하면 WEF가 노사협력 순위 141개국 중 130위로 평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강욱, 권인숙 의원 등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15일 오후 국회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화물연대 농성장을 방문, 화물연대 지도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강욱, 권인숙 의원 등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15일 오후 국회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화물연대 농성장을 방문, 화물연대 지도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은 2류, 관료 3류, 정치 4류.”
1995년 대한민국 간판기업인 삼성그룹의 고(故) 이건희 회장이 폭탄발언을 했다. 대부분 꼴지를 3류라고 표현한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우리나라 정치 수준을 얼마나 낮게 봤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말을 들은 수많은 정치인들은 어찌나 화가 났던지 여기저기서 반발의 목소리들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당시 이 회장의 발언에 크게 공감했다. 안타깝게도 이 말은 약 27년여가 흐른 지금도 유효하다.

지금의 정치, 특히 국회에서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온갖 꼼수의 집합소 같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당시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나, 검수완박법 통과를 위해 민주당 의원의 위장 탈당을 하지 않나, 부동산 악법, 기업규제 3법 통과 때는 다수당이 날치기 수준으로 제대로된 법률 검토도 없이 통과시키지 않나, 최근에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사태를 틈타 아무런 공감대도 없는 일명 ‘노란봉투법’을 단독으로 환노위 법안 소위에 상정하지 않나... 일일이 글로 열거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민주주의의 상징과 같은 국회는 도대체 1995년 이후 무엇이 더 나아졌는지 전혀 모르겠다. 개별적으로 국회의원들 만나보면 다들 훌륭한데, 국회 안에만 들어가면 다들 집단 최면이라도 걸린 것처럼 수준 이하의 모습들을 보이곤 한다.

김용춘 전경련 팀장/ 법학박사
김용춘 전경련 팀장/ 법학박사

만일 이 회장이 지금 살아있었다면 최근의 노조, 특히 민노총에 대해서는 무엇이라 평가했을까? 아마 4류 또는 그 이하로 평가했을 것 같다. 이들이 노동운동이라는 이름으로 투쟁하는 모습을 보면 그 주장도 황당한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하는 행태도 무슨 후진국 폭력조직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번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사태 때 주장했던 안전운임제만 봐도 그렇다. 수억 원대의 대형 트럭이라는 자산을 가진 사업자들인데도 정부는 이들에게 최저운임을 보장해 줬다. 거기에 화물차 면허제를 통해서 이중의 보호막까지 쳐줬다. 사실 먹고 살기 힘들다고 사업자들에게 이런 식으로 최저가격을 보장해 주는 것은 말도 안되는 엄청난 특혜다. 같은 논리면 치킨집 사장이나 편의점주를 위해서도 최저가격 판매제를 도입해야 옳다.

그렇다고 지난 3년간 이들이 안전운임제라는 명칭처럼 안전하게 운행을 했던 것도 아니다. 전체 교통사고는 11%나 감소했음에도 안전운임제 대상 차량의 교통사고는 8%나 늘었다. 이런 세계적 유례없는 엄청난 특혜를 정부가 3년 더 연장하겠다고 했음에도 이들은 막무가내식 집단행동을 했다. 

이 뿐 아니다. 민노총 파업 현장에 왜 주한미군 철수, 국방비 삭감, 국가보안법 폐지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이는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조권을 보장해준 현행법의 취지에 완전히 어긋나는 것이다. 이를 주장하는 순간 노조 스스로 자신들이 노동자를 위한 단체임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본다.

또 집단운송 거부할 때 그들의 모습은 어땠나. 성실한 동료기사들에게 폭언, 협박은 물론 쇠구슬까지 쐈다. 이건 노동운동이 아니라 그냥 범죄행위 행위일 뿐이다. 그것도 중범죄. 이외에도 일반 건설현장에서 자신들의 노조원을 쓰라고 범죄에 가까운 몽니를 부리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됐다. 

이 회장이 살아 생전에 정치를 4류라고 했는데, 만일 지금 노조를 몇 류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확실한 것은 4류 이하일 것이다. 오죽하면 세계경제포럼(WEF)이 우리나라 노사협력 순위를 141개국 중 130위로 평가했겠는가. 사실상 꼴찌다.

다들 내년이 진짜 위기라고들 말한다. 이러한 위기를 발판삼아 대한민국이 일류 선진국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후진적인 정치와 노조라는 족쇄만 벗으면 된다. 물론 정치개혁, 노동시장 개혁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국민적 응원과 지지가 있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 이번 화물연대 파업에서 보여준 것처럼.

 

*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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