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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춘의 Re:Think]서민들은 허리띠 졸라매는데 뜬금없는 외교부 장관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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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춘의 Re:Think]서민들은 허리띠 졸라매는데 뜬금없는 외교부 장관 해임?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2.10.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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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용춘 전국경제인연합회 팀장/법학박사

정치권은 고금리ㆍ고물가ㆍ고환율에 신음하는 국민과 딴 세상에 살고 있나
IMF나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진짜 위기는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때 닥친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5.44포인트(0.71%) 내린 2,155.49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5.44포인트(0.71%) 내린 2,155.49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사방이 경고음이다. 올해 초 1100원 후반대이던 미국 달러 환율은 지난주 1400원을 가뿐히 돌파했다.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이건만, 올해 4월을 시작으로 무역수지는 매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무역적자 규모는 66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 혹자는 올해 무역적자 규모가 사상최대인 500억 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한다.

자산시장도 연일 대폭락 중이다. 주식시장은 코스피 기준 2000포인트 초반대로 주저앉았다. 부동산도 곳곳에서 하락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물론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이 안정화될 필요는 있지만 그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보니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는 금리라도 낮으면 좋으련만, 야속하게도 금리는 더 오를 것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혹 이로 인해 빚을 내 무리하게 내 집 하나 장만한 서민들의 부담이 너무 커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김용춘 전경련 팀장/법학박사
김용춘 전경련 팀장/법학박사

경제 일선에서 뛰는 기업들은 위기경영에 돌입했다.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고, 투자 계획도 재검토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계획했던 하반기 채용도 일단 내년으로 미루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오랜 코로나 한파에 얼어붙었던 고용시장에 작년 하반기부터 겨우 훈풍이 불기 시작했었는데, 다시 한파가 불기 시작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러나 정치권 인식을 보고 있노라면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지난주 국회 야당 대표 연설의 주요 키워드는 4년 중임제 개헌, 외교부 장관 책임추궁이었다. 서민들은 고물가·고금리에 ‘짠테크(소비 최소화)’ 열풍까지 불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건만, 국회는 오로지 자기들만의 정치 싸움에 몰입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도대체 개헌이 지금의 위기 상황 극복에 무슨 도움이 된다는 것인가.

현 정부의 태도도 안일해 보인다. 물론 계속해서 위기극복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는 있으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어느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혹자는 그냥 정부가 자기 일을 묵묵히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위기는 결코 혼자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국민들의 공감대가 없으면 정책동력은 결코 생기지 않는다.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공감과 동참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 정부 경제 수장의 “위기 상황이지만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발언이 안이해 보이는 이유다.

정말 정부와 정치권이 현 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면 국민들에게 그 심각성을 정확하게 알리고 동참을 호소해야 한다. 그래야 금 모으기 운동을 하던 아나바다 운동을 하던 저축을 하던 힘을 모으지 않겠는가. 사실 예고된 위기는 잘 오지 않는다. 운전자가 위험을 예상하면 교통사고가 잘 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진짜 위기는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때 온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그랬다. 제대로 위기감을 가져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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