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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가장 창의적인 방법으로 전지구적 환경문제를 제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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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가장 창의적인 방법으로 전지구적 환경문제를 제기하다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7.1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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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실천>행동하는 사람들(42)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개인 후원으로만 운영
탈원전ㆍ플라스틱 제로ㆍ생물다양성 보존 등 활발한 활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양연호 캠페이너가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회의실에서 앞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캠페인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양연호 캠페이너가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회의실에서 "재생에너지 확대 촉구 캠페인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매일산업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원전 확대정책을 공식화 한 데 이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지난 6일(현지시간)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녹색에너지로 분류하는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 법안을 통과시켰다. EU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형 녹색 분류체계(K-택소노미) 개정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면서 환경운동가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회의실에서 지난 7일 만난 캠페이너 양연호씨의 표정도 어두웠다.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 계획을 세우고, 2025년까지 사고 저항성 핵연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원전을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시킨 것입니다. 이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양 캠페이너는 윤석열 대통령의 원전 확대정책에도 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윤 정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에너지 정책에 탄소 배출원인 화석연료에 관한 언급이 거의 없는 것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양 캠페이너는 “탄소배출국 9위인 우리나라의 경우 2030까지 2017년 대비 탄소 배출을 70%에서 94%까지는 줄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와 있다”면서 “글로벌 탄소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지금 에너지정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기후위기가 경제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탄소세 도입 등 기후위기 관련 무역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율을 확대하지 않는다면 기업은 투자를 받기도, 수출을 하기도 어려워질 것으로 관계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캠페이너들이 지난 5일  용산 대통령실 길 건너편 전쟁기념관 정문 앞에 가로 4.5m 세로 4.5m의 LED 전광판 등으로 이뤄진 비디오 아트 작품을 설치했다. 전광판에는 “PRESIDENT YOON, KEEP YOUR CLIMATE PROMISE BAN FOSSIL FUEL CARS BY 2035(윤석열 대통령님, 기후공약을 지키세요. 2035년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라는 영문 메시지도 출력됐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캠페이너들이 지난 5일  용산 대통령실 길 건너편 전쟁기념관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후보시절 약속했던 '2035년 경유 휘발유차 판매 금지' 약속 실행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1971년 발족한 그린피스는 전 지구적인 환경문제의 원인을 밝혀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평화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활동하는 캠페인 단체다. 정치, 재정적 독립성을 위해 개인의 후원으로만 운영되고 있는 그린피스는 탈원전, 플라스틱 제로, 생물다양성 보존, 기후참정권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다.

핵실험 반대 시위로 활동을 시작한 그린피스는 1976년 프랑스의 핵실험 중단을 이끌어냈다. 1982년에는 10년에 걸친 캠페인을 통해 상업적 포경을 막아 고래를 지켜냈다. 1993년에는 오존층 파괴를 막기 위해 친환경 냉매 기술로 만든 냉장고 '그린프리즈'를 개발하고 이 기술을 전 세계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2011년 'Cool IT' 캠페인을 펼쳐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적 IT기업들로부터 ‘100% 재생에너지 사용에 동참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2011년 오픈한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도 기후위기에 관련한 국내의 소송과 캠페인 등에 어김없이 이름을 올리는 ‘감초’다. 서울사무소가 지난 10년 동안 펼친 캠페인에 참여한 누적시민 수는 19만명에 이른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2015년 네이버에 이어 2018년 삼성이 '100% 재생에너지 사용'에 동참하도록 했다. 2019년부터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사용 감축 촉구 캠페인을 전개했다. 그 결과 2020년 롯데마트가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50%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2021년에는 공적 금융기관들의 국내외 석탄 투자 중단 선언을 받아냈다. 올해 1월에는 현대자동차가 추진했던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 도입 계획을 그린 워싱(환경위장주의)임을 지적하고 철회운동을 펼쳐 중단토록 했다.

양 캠페이너는 “그린피스의 캠페인 운영방식인 ‘IDEAL'은 그린피스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린피스는 과학적 조사(INVESTIGATE)를 통해 환경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책을 찾고, 환경 파괴 현장의 사진과 영상을 기록(DOCUMENT)으로 남기고 전문가 및 과학자들과 협력해 보고서를 발표한다. 또 기업과 정부가 숨긴 환경범죄를 대중들에게 폭로(EXPOSE)하고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평화적 직접행동(ACT)을 통해 정부와 기업이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정부 기관과 기업에 제시해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도록 설득(LOBBY)하고 요구한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2020년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및 이상 기후 현상으로 2030년 국토의 5%가 넘는 약 5880㎢가 물에 잠기고, 332만명이 침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시나리오는 과장된 것이 아닐까?

양 캠페이너는 “우리나라도 기후위기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면서 “절대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이미 기후이상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징후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2018년 40도를 오르내린 폭염, 2019년 10월에 몰아닥친 잦은 태풍, 2020년 중부지방에 내린 54일간의 장마, 올해 울진과 삼척에서 213시간 이어진 산불 등은 모두 한반도에선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기상현상들이다. 

양 캠페이너는 “그린피스는 지구를 위한 변화를 만드는 가장 큰 힘은 바로 '시민의 힘'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연대해 정부나 기업에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과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 양 캠페이너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중심으로 지구를 지키는 일에 온힘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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