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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민주노총을 괴물로 만든 두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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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민주노총을 괴물로 만든 두 가지 이유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2.07.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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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사회주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념과 집단이기주의의 결합
행패부터 바로잡지 못하면 노동개혁은 엄두도 못 낼 지경
사진은 지난달 8일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시 TV조선 영상 캡처.
사진은 지난달 8일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 총파업 관련  TV조선 영상 캡처.

민주노총의 무도함이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현장 출입봉쇄와 작업방해, 사장실이나 작업장 무단점거, 폭행 등 이루다 열거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민주노총 산하 종별 노조들의 행패는 공권력조차 개입하기를 꺼릴 정도에 이르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도 경찰은 안중에 없는 듯 거침없이 공갈 협박을 해댈 정도로 기세가 등등하다.

지난해 40대 택배 대리점주가 민주노총 산하 택배노조의 불법 파업과 집단 괴롭힘을 견딜 수 없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의 행패에 국민적 분노가 일었지만 지금 그 비극적 사건은 어느 사이엔가 잊혀졌고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의 만행은 계속되고 있다. 민주노총의 악행에 도산한 소규모 사업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근래 행태를 보면 민주노총은 화물연대나 건설노조, 택배노조 등을 전위부대로 내세워 힘을 과시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민주노총의 행패부터 바로잡지 못하면 노동개혁은 엄두도 못 낼 지경이 되어 있다.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역대 정부에서 노동개혁은 늘 시급한 현안이었다. 하지만 노동개혁이 이루어진 적은 없었다. 노동계, 특히 민주노총의 저항과 반발이 주요 배경이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노동개혁은커녕 친노조로 일관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노동개혁은 가장 중요한 과제이자 성공적인 국정 운영과 경제 회생의 관건이다. 윤 정부 노동개혁의 성패는 사실상 민주노총을 제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노총은 그간 사회적 약자 코스프레를 해왔으나 지금 민주노총을 사회적 약자로 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보다는 강고한 기득권자의 이미지가 국민에 각인되어 있다. 민주노총은 한발 더 나아가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하며 국민의 시선이나 국민경제에의 피해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온갖 패악질도 마다하지 않는 괴물로 변해 있다. 

민주노총이 괴물로 변한 것은 두 가지 요인이 결합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첫 번째 요인은 이념이다. 민주노총 출범의 토대가 되었던 80~90년대 급진노동운동은 ‘노동해방’이라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당시 노동조합 사무실 창문이나 시위 현장의 깃발 등에는 으레 ‘노동해방’이라는 네 글자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노동해방이란 “한 줌도 안되는 자본가 무리를 쓸어버리고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건설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들이 추구한 것은 궁극적으로 프롤레타리아 혁명이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현실 사회주의가 몰락하자 급진세력은 더는 혁명을 운위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추구하던 가치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가치를 내면화함으로써 그들의 ‘이상’을 유지해오고 있다. 

급진노동운동세력의 결집체가 오늘날의 민주노총이다. 이제 그들은 혁명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 본래의 이념적 토대는 그대로이면서 ‘집단이기주의’라는 신무기를 하나 더 장착했다. 사회주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념과 집단이기주의의 결합, 거기다가 정부도 어쩌지 못하는 막강한 영향력이 더해진 결과 오늘날 민주노총이 거대한 괴물로 자리매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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