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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51.6%...2050년 1인 가구 절반이 '홀몸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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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51.6%...2050년 1인 가구 절반이 '홀몸 노인'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6.2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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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자살률·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률 OECD 1위
학대 사례도 2015년 3818건에서 2021년 6774건으로 급증추세
ⓒ 통계청
ⓒ 통계청

[매일산업뉴스] 51.6% 2050년 1인 가구의 절반 이상의 가구주가 65세 이상일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1인 가구의 주류가 젊은이들에서 노년세대로 바뀐다는 얘기지요.

통계청은 28일 '2020∼2050년 장래가구추계'를 발표했습니다. 2050년에는 결혼하지 않고 사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서 1인가구가 39.6%나 되고 이 중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이라는 것입니다. 

총인구는 2020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가구수는 1인가구 증가 등으로 2039년에 정점에 이를 전망입니다.

ⓒ 통계청
ⓒ 통계청

2020년 총가구는 2073만 1000 가구에서 2039년 2387만 가구까지 증가한 뒤 감소해 2050년에는 2284만 9000 가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구증가율은 2020년의 총가구는 전년에 비해 2.52% 증가하나, 가구증가율은 점차 감소해 2040년부터 마이너스로 전환, 2050년에는 0.7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으니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3~4인 가구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부부+자녀 가구가 2020년에는 29.3%(608만 가구)였지만 2050년에는 17.1%(391만 가구)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2020년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비중은 31.2%(647만 7000 가구)였고, 20대의 비중이 18.8%로 가장 높았습니다. 1인 가구가 8.4%p(257만 7000 가구)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2050년에는 20대가 6.9%로 크게 줄게 됩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70대로 18.4%가 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2020년 70대 1인가구는 11.2%였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혼자 사는 노인이 많아질 우리나라, 하지만 노인이 살기 좋은 나라는 결코 아닙니다. 노인의 빈곤율·자살률·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률 등이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습니다.

OECD가 지난 21일 발표한 '한눈에 보는 연금'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3.4%였습니다. OECD 평균인 13.1%의 3배가 넘었습니다. 노인 빈곤율은 노인 인구 중 중위소득의 50%(상대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4~5명이 취약층이라는 뜻입니다. 이웃나라 일본은 20.0%였습니다.

형편이 어려워서일까요. 노인의 자살률도 매우 높습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지난 14일 발간한 ‘2022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46.6명이나 됩니다. 이는 OECD 평균 17.2명의 2.6배에 달합니다. 특히 80세 이상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62.6명으로, 매우 높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보행사고사망자 중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2018년 56.6%에서 2019년 57.1%, 2020년 57.5%로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OECD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9.8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7.6명)보다 2.6배 이상 많습니다.

2020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노인 보행자는 1342명이나 됐습니다. 이는 교통약자인 만 13세 미만 어린이 보행자 사망자 수 24명의 56배에 달합니다. 2008년부터 노인보호구역(실버존)이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 곳'조차 지정되지 않고 있는 데다 절대 숫자 또한 적습니다. 지난해 기준 서울 내 노인보호구역은 163곳으로 어린이보호구역(1741곳)의 10분의 1도 채 안 됩니다.학대받는 노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 16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노인학대 인식의 날'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2015년부터 '노인학대예방의 날'로 지정해놓고 있지만 그 효과는 '글쎄'입니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최근 발표한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노인학대 사례는 2015년 3818건에서 2020년 6259건, 지난해 6774건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교를 건국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에선 경로사상이 곧 사회윤리였습니다. 그리하여 한때 우리나라는 노인을 공경하는 동방예의지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구절벽’과 마주한 우리나라는 노인을 부양의 대상으로, 그에 들어가는 비용을 걱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노인은 곧 부담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초고령화시대를 살아갈 우리나라, 노인이 불행하다면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턱없이 낮아질 것입니다. 우리 모두 나이듦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노인학대예방의 날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한 말을 되새겨봅니다. 그는 "모두가 인권 감수성을 갖고 노인을 시혜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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