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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내가 북핵 개발 막았다" 아직도 북 정권 짝사랑 문재인의 궤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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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내가 북핵 개발 막았다" 아직도 북 정권 짝사랑 문재인의 궤변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12.14 0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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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김일성 3대가 대화 어깃장 핵개발한것 두고 책임을 보수정권에 돌리기
이재명과 함께 염치 없이 시커먼 속을 드러내며 낯 두꺼움 경쟁 난형난제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지그프리드 해커의 책 ‘핵의 변곡점’을 소개하면서 “(북한과의)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이 북한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핵 발전을 촉진해 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미국 핵무기의 산실 로스앨러머스 연구소에서 12년간 소장으로 재직했고,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북한을 방문하여 영변 핵시설과 핵물질을 직접 확인했으며, 미국 역대 정부와 의회에 자문 역할을 해 온 최고의 북핵 권위자”라고 소개했다.

집착인지 집념인지 문 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변함없는 외길 사랑이 참 눈물겹다. 김정은 정권에게 배신당하고, 온갖 모욕을 감수해왔으면서 아직도 김정은의 진정성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려는 것인가. 그는 해커 박사의 책에 대해 “외교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억제할 수 있었던 결정적 변곡점마다 이념적인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는 합리적 선택이 아니라 과도하게 이념적인 정치적 결정 때문에 번번이 기회를 놓치고 상황을 악화시켜 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관계(fact)부터 잘못된 것이다. 역대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는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번번이 협상을 좌절시킨 것은 김씨 정권이었다. 우리 측(한국과 미국)의 과도한 이념적인 정치적 결정 때문이 아니라 김씨 정권이 어깃장을 놓는 바람에 늘 ‘도로 아미타불’이 되지 않았는가. 협상에 의한 해결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을 마치 우리 측이 원인 제공을 한 탓이라는 주장에 국민이, 나아가 국제사회가 얼마나 공감할 수 있겠나.

문 전 대통령은 “대화 반대자들의 주장과 달리 외교와 대화가 북한에게 핵을 고도화할 시간을 벌어준 것이 아니라,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이 북한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핵발전을 촉진시켜 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이는 왜곡을 넘어 가짜뉴스라 할 만하다. 우선 지적할 것은 ‘대화 반대자들’이 누구를 겨냥한건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대화를 반대한 정부나 정책 담당자들은 없었다.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김씨 정권이 그들의 입맛을 맞춰주는 상대와만 만나려 했던 데다가 그마저도 대화가 아니라 ‘대화 쇼’만 벌였기 때문이 아닌가. 또, 합의 파기는 언제나 김씨 정권이 한 일이다. 문 전 대통령 자신도 직접 뼈아프게 당하지 않았는가.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문 정부 시절의 일이다. 당시 문 정부가 어떤 합의를 파기해서 그런 ‘불상사’가 벌어졌는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서는 “파탄 난 지금의 남북 관계를 생각하면 안타깝고 착잡하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도발과 파기로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9.19 군사합의 파기론에 대해 “남북 간의 군사 충돌을 막는 최후의 안전핀을 제거하는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해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5주년 기념행사는 무엇 때문에 개최했는지 알 수 없다. 이른바 평양공동선언과 그에 이은 9.19 남북군사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다면 모르지만 이미 휴지장이 되어 버린 공동선언 기념행사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윤 정부 들어서 남북 관계가 파탄 났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가 현직에 있을 때 파탄 나지 않았느냐 말이다. 거기다가 군사 충돌을 막는 최후의 안전핀이라니, 9.19 군사합의가 실효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인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문 전 대통령의 발언과 그간의 행적을 보면서 떠올린 단어는 ‘후흑(厚黑)’이다. 낯이 두껍고 속이 시커멓다는 뜻인데, 이 말은 1912년 중국의 이종오(李宗吾)가 쓴 ‘후흑학(厚黑學)’에서 따온 것이다. 서양에 마키아벨리 ‘군주론’이 있다면 동양에는 이종오의 ‘후흑학(厚黑學)’이 있다고들 하는데, ‘군주론’보다는 ‘후흑학’이 서너 수는 위다. ‘후흑학’의 요지는 낯이 두꺼워 뻔뻔하며, 음흉한 사람이 출세한다는 한마디로 요약되는데, 단순히 그런 처세술을 다룬 책이 아니다. 오히려 긍정인 의미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속이 깊어야 성취할 수 있음을 깨우치는 일종의 철학서 같은 책이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런 긍정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부정적인 의미, 곧 말 그대로의 의미에서의 후흑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다.

후흑을 말할라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빼놓을 수 없다. 문재인과 이재명은 그야말로 난형난제(難兄難弟)다. 이 대표의 후흑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하수다. 후흑을 들키기 때문이다. 고수는 얼굴 가죽이 성벽처럼 두꺼워도 형체가 없으며, 속이 숯덩이처럼 시커멓지만 색깔이 없는 경지에 이른 사람이다. 문재인이나 이재명처럼 속내를 들키는 하수의 수준이라면 ‘후흑’하지 않아야 한다. 염치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문제는 두 사람 다 염치가 없다는 점이다. 그런 몰염치도 보기 힘들다.

문재인이나 이재명은 자기 안에서 들려오는 양심의 소리를 듣지 못할까? 아니면 양심 자체가 없는 것일까? 어쩌면 비단 두 사람뿐만 아니라 좌파 세력은 다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곧잘 칸트의 ‘정언 명령(定言命令)’을 읊조린다. 자기들이 정의와 양심의 편에 서 있음을 애써 내보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들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는 언제고 정언 명령을 외면한다. 이를테면 문재인이 ‘파탄 난 남북 관계’를 마치 자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것인 양 말하거나 이재명이 거짓을 또 다른 거짓으로 덮으려는 행태를 보이는 게 그런 것이다.

정언 명령은 결과와 관계없이 행위 자체가 선(善)이자 목적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무조건 수행해야 할 행위에 관한 도덕 법칙이다. 그렇다고 칸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한 건 아니다. 그랬다면 법칙이라고 할 이유가 없다. 그럼 정언 명령에 따르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그건 바로 자신의 내부에서 들려오는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따르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할 일은 그렇게 한다. 그래야 보편적 존재로서의 인간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곧잘 ‘사람도 아니야’라고 말할 때 그 ‘사람’은 양심의 소리를 따르는 존재를 의미한다. 사람도 아니라는 말은 양심 같은 거추장스러운 것은 벗어 내동댕이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좋으니 제발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세상은 속일 수 있어도 자기 자신의 양심마저 속일 수는 없다. 양심마저 속일 수 있다면 그건 신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후흑의 최고 경지가 그런 것이다. 그런 경지까지 오를 요량이라면 모르지만 가능한 한 인간으로 머물기를 바란다.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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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23-12-16 21:34:44
문재인은 입이 있어도 할말이 없는 인간이다.
북이 아직도 스스로 핵을 포기할 거라고 믿는 미친 인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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