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4-29 05:05 (월)
[이종근의 좌충우돌]유나바머와 전장연, 또 다른 ‘위험시대’의 주연들
상태바
[이종근의 좌충우돌]유나바머와 전장연, 또 다른 ‘위험시대’의 주연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6.19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ㆍ이종근 시사평론가

목적을 아무리 포장해도 수단이 정당치 않으면 폭력
비타협 투쟁 노선으로 인권과 무관한 반미집회 참석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등 회원들이 16일 오후 서울경찰청 앞에서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 하태경 위원장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등 회원들이 16일 오후 서울경찰청 앞에서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 하태경 위원장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술주의를 부르짖으며 16차례의 우편폭탄 테러를 통해 3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마 시어도어 카진스키(일명 유나바머)가 무기징역형을 받고 복역 중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그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화로 인해 인류가 존엄성과 자율성을 박탈당하고 종국에는 ‘홀로세 대멸종’ 즉 생물학적으로 절멸당할 것이라는 자신의 신념에 근거해 과학기술의 발전, 산업화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과학자, 기업가들을 상대로 폭탄 테러를 감행했다.

처음에는 위력이 약한 폭탄으로 항공사 임원이나 대학 교수 등에게 상처를 입히는 정도였으나 체포 예산 5000만 달러를 투입한 FBI의 수사에도 불구, 18년 동안이나 잡히지 않자 점점 더 대담해진 카진스키는 더 강력한 폭탄을 보내 좌표찍은 피해자들을 살해하거나 수족 절단의 상처를 입혔고 대상도 유력 정치인 등으로 확대했다. 그의 협박편지로 인해 시카고의 공항 전체가 1주일 이상 폐쇄되었으며 항공교통편이 붕괴되었다.

그는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 게재된 '산업사회와 미래'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통해 “인류에게 산업혁명의 결과는 재앙이었다. 산업혁명 덕분에 평균수명이 늘어났지만 사회는 불안정해졌고, 삶은 무의미해졌으며, 인간은 비천한 존재로 전락했고, 심리적 고통은 확산되었으며, 자연은 파괴되었다. 테크놀로지가 발전할수록 인간의 존엄성이 사라지는 등 상황은 악화될 것”이기에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체제를 혁명적으로 전복시켜야한다”고 밝혔다.

이종근 시사평론가
이종근 시사평론가

그의 이런 주장에 경도된 나머지 작가 존 저잔 같은 추종자들이 생겨나고 이들은 카진스키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잘못됐지만 테러 동기 자체는 정의로웠다고 평가하기에 이른다. 미시간대의 데이비드 스터비나 교수는 카진스키의 두 번째 저서 ‘반기술 혁명’에 대해 “이 책은 기술 사회의 이정표이다. 이런 책은 처음이다.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보전하려는 사람들은 모두 이 책을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고 극찬했다. 또 1995년 이후 할리우드 영화의 빌런 중 천재 테러리스트 캐릭터는 카진스키를 모델로 만들었으며 그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와 TV 드라마들이 잇따라 제작되고 있다.

그러나 그 어떤 화려한 미사여구로 그의 정신세계를 포장할지라도 그는 수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히게 만들고 실제로 3명을 죽게 만들었으며 그와 동시에 사람들의 신체를 훼손했고 특정 공항들을 수일 동안 마비시키는 폭탄 테러를 자행한 연쇄살인마다. 카진스키와 같이 테러를 통한 산업시스템의 전복과 불특정 다수에 대한 살상 행위는 용납될 수도 없고, 용납해서도 안된다. 산업시스템으로 인한 환경파괴를 멈추게 한다는 명목하에 행해지는 범죄와 함께 인권 신장이라는 핑계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감행하는 ‘에코-테러리즘’의 폭력 행위도 결코 미화돼서는 안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대표적 사례다.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시민들을 볼모로 해서 장애인들의 지하철 접근성 제고를 주장하는 시위는 이제 시민들에게 고통을 줄 뿐이다. 지하철 이동권과 관련 전임 시장 때부터 이들과 대화에 나서 이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자 시위를 중단하기는커녕 장애인 이동권 확보에서 장애인 복지 예산 6224억원 추가 배정 및 장애인 탈시설화로 요구를 계속 확대하며 비타협 투쟁 노선을 고집해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운행을 끊임없이 방해하r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재임한 지난 10년 동안 전장연이 약 1400억원의 보조금을 불법 지급받았으며 그 보조금으로 '교통방해 시위' 참여자들에게 일당을 지급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태경 특위 위원장은 특위 4차 회의에서 "시에서 보조금을 줄 때는 정치적인 곳은 빼는데, 전장연은 극단적 정치 활동 시위에도 참여했으나 지원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전장연은 하태경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전장연은 2019년 대한민국을 전복하려 했던 민노당의 이석기 의원 석방 대회에 참가했다. 또 2021년 11월 27일 열린 반미 시위에서 한미동맹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 그리고 북한과 중국에 대한 적대 금지 및 국방비 삭감과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주장하는 시위에 참여했다. 단체의 활동 목적인 장애인 인권과 전혀 관계없는 정치적 극좌 반미·종북 활동을 하면서 특위 주장대로라면 불법적으로 보조금을 받아온 것이다.

2021년 11월 15일자 통일뉴스 캡처
2021년 11월 15일자 통일뉴스 캡처

전장연의 상임대표인 박경석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이하 집시법), 일반교통방해, 공동주거침입, 공동재물손괴 등에 따른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등 전과 28범이다. 스스로는 “마틴 루터 킹도 전과 30범”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을 미화하지만 마틴 루터 킹은 조국의 체제를 부정하는 시위를 벌이거나 정부 또는 기타 지자체 기관에서 지원을 받으면서 그 돈으로 일당을 주고 시위대를 조직하지 않았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21세기를 자연재해나 전쟁 등과 같이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위험이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환경의 결합으로 발생한 위험을 안고 있는 사회라는 의미의 ‘위험사회’로 규정했다. 그가 지적한 ‘위험’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 환경파괴, 사회 및 경제 발전 등에 의해서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큰 위험은 아니었지만 그 대처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이나 행동이 개입하여 재앙을 초래하는 인위적인 위험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는 그 잘못된 판단으로 발생한 위험을 경고한답시고 공동체에 위해를 가하는 또 다른 형태의 ‘인위적 위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