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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배 침몰' 케네디는 영웅대접,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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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배 침몰' 케네디는 영웅대접,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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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이종근 시사평론가

구명조끼까지 양보하며 생존 장병 구출한 천안함 함정에게 극언
문재인과 이재명, 북 김씨 일가 눈치 보느라 ’북한 소행‘ 말 안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 두번째)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장에서 추념식이 끝난 뒤 최원일 전 천안함장(오른쪽 두번째)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 두번째)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장에서 추념식이 끝난 뒤 최원일 전 천안함장(오른쪽 두번째)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권칠승 민주당 대변인의 천안함과 최원일 전 함장에 대한 막말과 극언은 국회의원 개인의 의견이 아니다. 대변인의 발언은 그 정당의 공식 입장이다. 민주당과 좌파들은 끊임없이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의도적인 선전 선동을 되풀이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천안함 재조사 논란, 조상호 상근부대변인의 천안함 망언 논란,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이래경 임명 논란 등으로 이어지는 천안함 왜곡은 다음과 같은 의도를 담고 있다. ①천안함은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 미국의 조작이고(이래경) ②함장은 장병들을 수장시킨 죄인(조상호)이며 ③그래서 천안함에서 살아남은 함장 등은 ‘낯짝’을 들지 말아야한다(권칠승)는 것을 반복적으로 부각해서 기정사실화하자는 것.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은 1943년 2차대전 당시 해군 중위로 어뢰정 PT-109 함장을 맡아 남태평양 솔로몬 제도에서 일본 해군과 교전중이었다. PT-109의 임무는 낮 시간 미군기의 공격을 피해 야간에 병력과 군수품을 싣고 일본군 기지로 수송하는 적의 선박을 막는 것이었다. 8월 2일 새벽 2시 15분에 PT-109는 전날 전투한 곳을 수색하라는 명을 받고 정찰중이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일본 구축함 아마기리 함의 충각전술에 의해 들이받히고 격침됐다. 승무원 13명 중 두 명은 적함과 충돌할 때 사망했고 1명은 실종됐으며 생존한 10명중 부상자도 많았다. 권칠승이나 조상호의 주장대로라면 경계에 실패하고 부하 장병들을 죽게 했으므로 무슨 낯짝으로 케네디는 전쟁영웅이 되고 대통령까지 된 것일까.

이종근 시사평론가
이종근 시사평론가

케네디는 함장으로서 헌신적으로 장병들의 탈출을 도왔다. 케네디는 구출될 때까지 정장 즉 지휘관으로 끝까지 역경을 헤쳐 나갔다. 미국인 어느 누구도 전투에서 패한 케네디를 욕하거나 폄훼하지 않았다. 최원일 함장은 케네디보다 더 헌신적으로 부하 장병들을 탈출시키는 임무를 수행했다. 한겨레신문 2020년 3월 28일자 ‘상처가 또 다른 씨앗이 되기까지’를 보면 당시 최 함장의 헌신을 잘 알 수 있다. 천안함 생존 장병인 전준영 씨는 이 기사를 통해 최 함장이 자신의 조끼를 다친 오성탁 상사에게 입히고 한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구조와 탈출을 지휘한 사실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전 씨는 구출 작전이 끝나갈 무렵 인원체크를 실시했고 그 결과 46명의 결원이 발생하자 최 함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함장님은 그 이후부터 잠시 정신을 잃은 것 같았다. 자식처럼 지내왔던 부하 46명이 한 순간에 검은 바닷속으로 사라져 버렸으니 무슨 정신이 있었겠는가. 함장님은 천안함과 운명을 같이 하려고 했다. 그런 함장님을 우리가 억지로 끌고 나와 마지막으로 구출했다.”

최 함장이 천안함 피격 사건 당시 함장실에 갇혀있다가 구출되자마자 구출조를 편성하여 함수 내 생존자를 수색하고 마지막으로 퇴함한 것은 국방부의 조사 결과로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군전문가들은 최 함장에게 경계 실패의 책임을 묻는다는 것도 무지의 소치라고 지적한다. 천안함은 대잠수함 경계 능력이 없는 해상경계용 초계함이다. 대잠수함 초계함이 아닌 배로 잠수함을 감지하여 어뢰 공격을 피하거나 반격하지 못했다고 경계 실패와 패잔병을 논하는 것은 북한의 전투기가 날리는 공대지 미사일이나 기총소사를 전차 부대가 막아내지 못해 수많은 사상자가 나왔다는 이유로 전차부대 지휘관에게 경계 실패했다고 군법회의에 넘기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조상호 전 부대변인은 최 함장의 진급을 가지고도 시비를 걸었다. 최 함장의 진급 이유는 다음 3가지다. ①함장으로서 명령계통을 준수하고, 함정의 지휘권을 끝까지 유지했다. 함정의 통신기기가 차단된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통하여 상급 부대에 상황을 보고하면서 상급자의 지시를 이행했다. 또한, 구조함정이 도착할 때에는 만일을 대비하며, 적함인지 모르니 머리를 숙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②함장으로서 함수부분에 있는 승조장병을 구출하였다. 한명이라도 더 살려보겠다고 불 꺼진 격실을 찾아 헤매며, 자신의 임무를 다하려 노력했다. ③함장의 적절한 독단전행(獨斷專行)이 돋보였다. 수밀격실을 밀폐시키면 부력 때문에, 몇 시간 함정이 떠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고, 평시 작전 매뉴얼에서는 해선 안되지만 비상시 전권을 행사하여 구출 작전을 수행했다. 결론적으로 최원일 함장은 사건 발생 후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게 또한 신중하게 대응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등 함장으로서 책무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천안함의 진실을 왜곡하고 최 함장 등을 폄훼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좌파들에게 있어서는 국민들로 하여금 천안함 폭침이 북한 김 씨 일가의 소행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야하는 것이 제1 명제다. 이래경이 표현하듯 “천안함은 ‘자폭이었고 미국 패권세력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조작한 것”이라고 믿게 만들어야만 한다. 그래서 문재인이나 이재명은 단 한번도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문재인은 ’천안함 46용사‘중 1명인 고 민평기 상사 어머니 윤청자 씨의 “이게 누구의 소행이냐”는 피맺힌 질문에 “정부 공식 입장은 변함이 없다”라고 동문서답을 했고 이재명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의 발표는 공식적 발표다”고 말하며 북 소행이라는 답을 피해갔다. 김정일 김정은의 심기를 건들이지 않으려는 문재인 이재명이야말로 ’무슨 낯짝‘으로 국민들 앞에서 국가 지도자 노릇을 하고 있나.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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