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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가장 시급한 인권문제가 기후 위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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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가장 시급한 인권문제가 기후 위기라고?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11.16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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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실천>행동하는 사람들(60)국제 앰네스티 한국지부

우리가 굶고 죽고 난 다음 도와주는 것은 늦는다"

[매일산업뉴스]세계 최대의 인권단체 국제 앰네스티(이하 앰네스티)는 인권 운동 ‘편지쓰기 캠페인;WRITE FOR RIGHTS 2022'의 주인공으로 방글라데시의 환경운동가 샤흐네와즈 초우드리를 선정했다. 

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한국지부)는 오는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일을 기념해 ‘초우드리'를 위한 탄원 편지를 회원들과 함께 쓰는 ‘레터 나잇’을 개최한다. 이날 쓴 편지들은 방글라데시 법무장관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1961년 설립된 앰네스티는 순수시민단체로 전세계 160여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다. 인권회복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1977년 노벨평화상, 1978년 UN인권상을 받았다.  한국지부는 1972년에 설립됐다. 회원 3만3000여명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앰네스티 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27만여명에 이른다.  

인권단체가 환경운동가의 구명을 위해 적극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국제앰네스티 한국 지부 사무실에서 양은선 앰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인 팀장은 “우리는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면서 “정부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극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실행계획을 조속히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국제앰네스티 한국 지부 사무실에서 만난 양은선 앰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인 팀장이 “정부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극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실행계획을 조속히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서울 종로구 율곡로 한국지부 사무실에서 지난 8일 만난 양은선 캠페인 팀장은 “앰네스티는 기후위기를 긴급한 인권문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기후위기를 막아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고, 초우드리 구명운동도 그 중의 하나”라는 것이 양 팀장의 설명이다.

초우드리는 기후위기의 원인을 제공하는 화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다 기소된 상태다. 

앰네스티는 2019년 기후변화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미래를 위한 금요일’에게 양심대사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툰베리는 수상소감에서 “인권과 기후위기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면서 “하나를 해결하려면 다른 하나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팀장은 “기후위기가 인권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세모녀 사건에서 우리 모두 목도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지난 여름 115년 만의 폭우가 내리던 날, 신림동 반지하에 살던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세 모녀는 쏟아져 내린 빗물이 차오르자 빠져나오지 못한 채 숨졌다. 경제적⸳신체적⸳사회적 취약계층이 기후위기와 맞닥뜨렸을 때 어떤 비극적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우리 모두에게 생생하게 보여 준 사건이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앰네스티는 2021년 ‘우리가 굶고 죽고 난 다음 도와주는 것은 늦는다(It will be too late to help once we are dead)’는 보고서를 통해 기후위기가 불러온 최악의 가뭄이 어떻게 인권을 짓밟는지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앰네스티가 조사한 지역은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로, 40년 이상 지속된 가뭄으로 수천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양 팀장은 “누적 탄소배출량이 적어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이 가장 가벼운 사람들이 기후위기로 인한 고통을 제일 모질게 겪고 있다”면서 “긴급한 국제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지난 7월 19부터 8월 13일까지 진행한 ‘기후위기 유스액션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소년들. ⓒ앰네스티 한국지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지난 7월 19부터 8월 13일까지 진행한 ‘기후위기 유스액션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소년들. ⓒ앰네스티 한국지부

한국 지부는 기후정의를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여름 국내 환경단체들과 함께 '기후정의 행진' 집행위원으로 참여했다. 지난 9월 24일 서울 시청과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기후정의 행진에 참여한 시민 3만 5000여명은 ‘사회적 불평등을 걷어내고 기후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자’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강을 건너와 발등의 불이 된 기후위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권단체와 환경단체, 그리고 시민들이 하나로 뭉친 집회였다. 

한국 지부는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기후변화가 우리 일상을 위협하는 인권 위기임을 알리기 위해 '이상한 재판‘을 온라인에서 열었다. 사과 농사를 망친 농부 등 기후위기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원고, 정부가 피고, 일반시민들이 재판관으로 나섰다. 이 재판에 참여한 1만여명 중 70%가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에 대해 '정부가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양 팀장은 “기후위기가 인간이 손댈 수 없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캠페인을 펼쳤다”면서 “기후위기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간의 잘못으로 빚어진 결과임을 알리는 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한국 지부는 앞으로 마다가스카르, 방글라데시 등 제3세계의 빈곤지역과 저개발지역 등 기후취약지역 시민들과 우리나라 시민들과의 접점 마련에 힘쓸 계획이다. 

양 팀장은  “기후위기로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는 이들과 우리나라 시민들이 연대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기후위기의 실상도 알게 하고 서로 도울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양 팀장은 정부와 기업에 대해서도 할 말은 많으나 이보다는 시민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기후위기는 개인의 실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일반 소비자들보다 더 큰 책임이 있는 정부와 기업, 그들은 힘도 있어 더 빨리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을 향해 강력한 목소리를 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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