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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경의 시콜세상]실질과세의 원칙만 있고 실질정치의 원칙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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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경의 시콜세상]실질과세의 원칙만 있고 실질정치의 원칙은 없는가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2.07.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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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이의경 대진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공인회계사

김정숙 여사 옷값 명인 예우로 현금결제했다는 문재인 청와대
국세청의 원칙과 배치되는 전 국토부 장관의 종부세 피하기
사진은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사진은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문재인 정부에서는 부동산 세금 뿐만 아니라 근로소득세 등 다른 세금도 크게 늘었다. 세수 증대에는 세원을 꼼꼼하게 확보해온 국세청의 노력이 한 몫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국세청이 납세자의 비용 항목은 그대로 둔 채 수익 항목에서만 물가상승을 반영시키고 있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아무튼 국세청은 항상 정부에 초과세수라는 선물을 안겨주었다.

그런데 국세청의 이러한 노력과 공로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은 정작 그 수혜자였던 더불어민주당인 것 같다. 올해 3월 김정숙 여사의 의상비와 관련된 특수활동비를 공개하라고 시민단체가 요구할 때에 청와대와 민주당 인사들은 돌아가면서 제기된 의혹에 해명과 반론을 냈다. 처음에는 탁현민 비서관이 모든 의상은 사비로 구입했으며 카드로 결제했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수제화와 한복 제작자들이 모두 현금봉투를 받았다고 이를 부인했다. 청와대는 그래도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고 해명을 추가했지만 이번에도 제작자들은 이를 부인하며 영수증을 끊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 결국 전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이 명인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현금으로 결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의경 대진대학교 교수/공인회계사
이의경 대진대학교 교수/공인회계사

이렇게 명인을 예우하는 방법으로 현금결제를 했다는 해명에 국세청은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국세청은 탈세를 막기 위해서 현금결제를 억제해 왔기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카드결제 금액에 대해서 세액공제를 해주면서 세원확보를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이런 연유로 당시 언론에서는 청와대가 명인에 대한 예우로 탈세기회를 준 것이냐, 국민들은 서로 예우하지 않기 때문에 카드결제를 하는 것이냐는 비난이 잇따랐다.

1억원에 가까운 종부세 폭탄을 맞은 2주택자가 자녀의 세대분리와 이혼까지 고민하며 상담하는 글을 보았다. 이에 세무전문가는 아파트는 출입구가 하나라서 국세청에서 실질적인 세대분리로 보지 않는다고 하고 단독주택의 경우에도 별도의 출입구가 없으면 인정받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혼도 실질여부를 국세청이 철저하게 조사하기 때문에 세금회피를 위한 형식적인 이혼이면 오히려 더 중과세된다며 경고성 멘트까지 더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의 총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국토교통부 장관은 2주택자였다가 동생에게 1주택을 팔면서 1주택자가 됐다. 역시 2주택자였던 법무부 장관은 동생의 이혼한 전처에게 1주택을 파는 방법으로 다주택자에서 벗어나 모두 종부세를 피했다. 그렇지만 그 동생의 위장이혼을 뒷받침하는 합의서가 당시 뉴스에 보도됐다. 그 동안 실질과세의 원칙을 강조해 온 국세청으로서는 또 한 번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지난 5월에는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서 무소속 의원의 역할을 맡아 검수완박법을 통과시켰다. 이를 의결하기 위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국무회의 시간까지 변경했다. 이렇게 목적을 달성한 후 민형배 의원은 이제 민주당에 복당을 요구하고 있다. 위장탈당이라는 비난에 민주당은 형식적 조건을 갖췄으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전 법무부 장관 동생의 이혼이나 세금회피 목적의 다주택자의 세대분리, 이혼도 모두 형식적 조건을 갖추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지 궁금하다. 특히 복당을 하려는 민형배 의원에게는 다주택자들이 과세시점에서 이혼하여 세금을 피했다가 나중에 다시 결혼한다면 이를 어떻게 생각할 지 묻고 싶다.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는 헌법재판소에 검수완박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실질과세의 원칙만 있고 실질정치의 원칙은 없는 것인지 판결할 것이다. 이미 헌법재판소는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낸 헌법소원을 각하한 바 있기에 이번의 판결에 더욱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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