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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발언대] 애플은 과연 불공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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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발언대] 애플은 과연 불공정한가?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1.03.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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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조민선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조민선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조민선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애플에게 자진 시정 조치 판결을 내렸다. 그동안 애플이 이동통신사에게 광고비를 강요하고 무상수리 비용을 떠넘기는 등 ‘갑질’을 부렸다는 이유에서다. 이제 애플은 광고비를 스스로 부담해야할 뿐만 아니라 중소 사업자와의 상생을 위해 1000억 원을 투자해야 한다. 이러한 판결에 대해 통신업계는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애플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가 오히려 불공정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선 ‘갑질’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갑질’이란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부당 행위를 강요하는 것으로, 명백한 위아래가 있는 고용관계에서 주로 발생한다. 하지만 애플과 통신사는 고용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이득을 위해 협업하는 제조사와 유통사와의 계약관계이다. 그러니 애플이 광고비를 내지 않는다는 결정도 애플만의 독단적인 강요가 아니라 통신사의 동의하에 내려진 것이다. 일방적인 ‘갑질’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더구나 애플의 우월적 지위남용을 주장하기에는 애플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낮다는 점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애플이 20%로, 1위인 삼성전자(60%)의 3분의 1수준이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면 시정점유율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갑’처럼 보이는 것인 애플의 높은 협상력 때문이다.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아이폰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애플은 통신사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때 애플이 가진 협상력은 자연스러운 시장질서와 경쟁에 의해 형성된 것이지 불공정하게 획득한 권력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 다만, 이통사 입장에서는 애플 아이폰이 가입자 유치효과가 큰데다 과거 KT에 대한 독점공급 전례도 있어 애플측 주장을 많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해서 애플과 통신사 양자 간의 합의 하에 내려진 결론에 대해 제3자가 ‘평등’이나 ‘공정’의 잣대를 들이밀 문제는 아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관여가 정말 필요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제조사보다 통신사의 협상력이 훨씬 강력한 일본 시장에서는 오히려 정반대의 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NTT도코모는 제조사의 이름을 가리고 제품명을 새롭게 부여할 만큼 제조사에 대해 강력한 협상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도코모는 애플과의 관계에서도 쉽게 굽히지 않았다. 애플에서 내건 조건이 마뜩잖다는 이유에서 2011년까지 아이폰을 판매하지 않기도 했다. 도코모가 3년 넘게 애플과의 계약을 거절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도코모의 협상력이 높았기 때문이지 ‘갑질’을 부린 것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애플의 요구가 결국에 받아들여진 것 또한 도코모의 선택이었지 애플의 ‘갑질’이 아니었다.

자유로운 의지를 가진 당사자들 사이에서 협상이 이루어진 것이라면 외부의 관여는 배제되어야한다. 애플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은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억압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불공정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쪽의 우위가 명확해 ‘갑질’ 같아 보이는 협상과 진짜 갑질을 제대로 구분해야 할 것이다. 국내 통신업계 3강(SKT, KT, LG U+)이 서로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 더 많은 이익을 차지하기 위해 애플의 요구를 수락한 것은 자연스러운 경쟁의 결과이지 ‘갑질’이라고 보기 어렵다.

기업 간의 자유로운 협상 하에 이루어진 계약은 도덕적인 관점에서 보다는 현실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일견 불공정해 보이는 계약일지라도 양측 모두가 서로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동의했다면 그것은 공정한 경제 활동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애플의 ‘거래 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 자진 시정조치를 내린 공정거래위원회의 판결은 오히려 불공정한 면이 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격언’도 협상력에 의해 좌우되는 기업 간의 계약에 대해서는 적용될 수 없다. 협상 테이블 앞에서는 힘의 크기를 막론하고 계약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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