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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5주년 맞은 '삼성 공대' .... 반도체 인재육성 산실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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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5주년 맞은 '삼성 공대' .... 반도체 인재육성 산실 역할 톡톡
  • 김석중 기자
  • 승인 2024.03.04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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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학사 27명, 석사 43명, 박사 4명 등 총 74명의 2023년도 학위수여식 진행
1989년 국내 최초 사내대학으로 출발, 2008년부터 학사 학위 인정
설립 이래 졸업생 총 1297명, SCI급은 133건에 달해
①SSIT만의 자체 커리큘럼 ②반도체 미래기술 리서치 ③끈끈한 유대감이 성공비결
지난달 21일 삼성전자공과대학(SSIT) 2023학년도 학위수여식이 진행된 후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캡처
지난달 21일 삼성전자공과대학(SSIT) 2023학년도 학위수여식이 진행된 후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캡처

[매일산업뉴스]삼성전자에도 공과대학이 있다. 바로 반도체 전문인재의 산실인 삼성전자공과대학(SSIT)이다. 반도체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1989년 설립, 올해로 35주년을 맞았다.

SSIT가 지난달 21일 학사 27명, 석사 43명, 박사 4명 등 총 74명의 2023학년도 학위수여식을 진행했다고 4일 삼성전자반도체 뉴스룸을 통해 밝혔다.

이날 학사모를 쓴 이들은 바쁜 생활 속에서 업무와 공부를 병행한 학생들인 만큼, 몇 배의 열정과 노력이 필요했다.

이날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이민형 삼성전자DS부문 MI기술팀 제조&기술담당은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이렇게 공부를 해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SSIT 덕분에 앞으로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다. 인생에 있어 정말 소중한 기회였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삼성전자공과대학(SSIT) 2023학년도 학위수여자들이 학사모들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반도체뉴스룸 캡처
지난달 21일 삼성전자공과대학(SSIT) 2023학년도 학위수여자들이 학사모들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반도체뉴스룸 캡처

1989년 설립 이래 SSIT를 거쳐 간 졸업생은 총 1297명이다. 이 중 전문 학사 졸업생은 55명, 학사 졸업생은 539명, 석사 졸업생은 605명, 박사 졸업생은 98명에 달한다. 2007년부터 2022년까지 석박사 과정에서 발간한 국내외 논문은 573건으로, 그중 SCI급은 133건에 이른다.

국내 최초의 사내대학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어엿한 학사 과정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2001년 전문학사 과정을 인가받았고, 2008년 학사과정으로 확대 개편돼 반도체학과와 반도체공학과 2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사내대학은 일반적으로 직원의 재교육을 위해 설립되지만, 이곳은 삼성전자의 핵심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설립되었기 때문에 입학도 어렵지만 졸업하기는 더욱 어렵기로 소문나 있다.

그래서인지 매년마다 고교취업실과 학부모들의 입학문의가 쇄도할 정도라고. 일반대학으로 착각할만 한 것이 사내대학 중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데다가, 입학과 졸업에 석박사급 논문을 6개씩이나 작성해야하기 때문에 논문 통과하는게 여간 어렵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이곳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사람은 삼성전자 임직원에게 인정받은 핵심인력이란 점에서‘삼성공대’ 간판은 매우 높게 취급받는다.

삼성전자는 베트남법인에서 사내 야간대학을 개설해 현지 노동자들의 편의도 제공하고 있다. 이 야간대학이 SSIT의 베트남캠퍼스인셈이다. 현지 대학보다 무려 40%나 등록금이 저렴하다고 한다. 

SSIT가 어떻게 이공계 인재 육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까. 가장 큰 비결은 외부대학과 다른 SSIT만의 장점은 바로 ‘커리큘럼’이다. 현재 학부 과정과 대학원 과정으로 운영되는 SSIT는 최소 20~30년 이상의 실무경험을 갖고 있는 교수진들이 30여명 가량 포진돼 있으며,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최첨단 반도체 종합 커리큘럼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몇 년 전만해도 SSIT내 교수진은 단 3명에 불과했다. 지난 2020년 이규필 석좌교수와 동승훈 교수가 부임한 후 ‘SSIT 5개년 혁신안’을 추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내부에서 전문가들을 모았고 전국 어느 학교에도 없는 커리큘럼을 만들어 나갔다. 

이규필 석좌교수 ⓒ삼성전자반도체 뉴스룸
이규필 석좌교수 ⓒ삼성전자반도체 뉴스룸

이규필 석좌교수는 “삼성전자 반도체 내부에는 참 좋은 인력들이 많다. 그분들의 노하우가 회사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반도체에 청춘을, 인생을 바친 분들이 가진 실력을 활용해 후배를 육성하면 질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겠다고 생각해, 교수 제도를 다듬었다”고 말했다.

동승훈 교수는 “실제 필드에서 경험치가 쌓인 내공있는 분들을 모셔서, 기존 커리큘럼을 모두 리뷰하고 동영상 강의도 전부 검토한 후 교과목의 제목과 내용을 모두 바꿨다”며 “반도체 이론과 실제 연구·제조되는 데이터, 최신기술 등을 특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현재 교수진은 31명으로 열 배 가량 늘었고, 학생 수 역시 2020년 40명 정원에서 현재 120명으로 세 배가량 늘어났다.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학생들의 사정을 고려해, 학제도 개편했다. 3학년 9학기제로 운영되던 기존 방식에서 8학기제로 과감히 방향을 틀었다. 이를통해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총 2년 8개월가량 학습 후 현업으로 조기 복귀가 가능하도록 효율성도 높였다. 

동승훈 교수 ⓒ삼성전자반도체 뉴스룸
동승훈 교수 ⓒ삼성전자반도체 뉴스룸

두 번째 비결은 반도체 미래 기술 리서치 기능이다. 동 교수는 “SSIT는 반도체공학과 단일 학과로 이루어져 있기는 하지만, 교원들의 학술적 백그라운드는 웬만한 이과대학과 공과대학의 전공 분야를 모아놓은 형태”라며 설명했다. 이어 “거기에 설계부터 인프라까지, DS 부문 거의 모든 분야의 교수진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부 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조직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이러한 고급 리소스 그룹을 활용해 융복합적인 난제들을 풀어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 교수는 “사업부 간 시너지가 필요하거나 SSIT 전임교원이 추진하면 좋을 미래기술 과제를 발굴해 교육(Teaching) 중심 기조를 유지하면서 연구(Research) 기능까지 담당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양한 분야에서 모인 SSIT 교수진들을 활용하여 기술 이슈 없이 현업을 서포트하는 조직으로서의 기능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SIT의 교수진과 학생간 ‘끈끈한 유대감’도 자랑거리이다. 이들은 반도체 산업 안에 함께 몸담고 같은 방향을 향해 걸어가는, 사제관계를 넘어 선후배 관계이기도 하다. 학업 뿐만 아니라 인생상담도 스스럼 없이 나눌 정도로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논문 작성’은 ‘졸업논문 멘토링 시스템’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SSIT 교원 1명당 2~3명의 학부생들을 배정, 밀접한 코칭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이를통해 ‘학부생 논문경진대회’에 매년 참여했고, 그 결과 2021년 장려상, 2022년 우수상, 2023년에는 드디어 최고상인 최우수상을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동 교수는 “멘토링 프로그램은 졸업하는 학생들이 학부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 중 하나로 꼽는다”며 “앞으로 해외 학회에도 제출할 수 있도록 지속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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