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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매력적인 사람은 백 트래킹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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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매력적인 사람은 백 트래킹을 잘한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8.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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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커뮤니케이션에서의 공감기법 '진정성 있는 리액션'
부정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소통이 아니라 불통될수도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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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또는 모임에서 매력을 발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말할 때 모두가 귀를 기울이고 신뢰와 호감을 한 몸에 받는다. 반대로 사주에 현침살(바늘이 매달려 있다는 의미로 타인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독설하는 살)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의도로 한 말도 아닌데 상대방이 오해를 하거나 기분 나쁘다는 피드백을 듣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사람들 사이에서 기피대상이 되어 버린다. 같은 하늘아래 살면서 특별히 나보다 잘난 것도 아닌데 쟤는 되고 나는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인기 프로그램 ‘tvN SNL코리아’에서 가수 신성우가 출연해 개그맨 유병재에게 연애비법을 알려주는 에피소드가 방송된 적이 있다. 신성우가 여성에게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훈수를 두며 자신이 하는 것을 잘 보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여자에게 다가가 말을 건넨다. “혼자 오셨어요?” “저 남자친구 있어요.” / “남자친구 있어요?” “네.” / “네?” “죄송해요.” / “죄송해요?” “왜 그러세요?” / “왜 그러세요?” “무서워요.” / “무서워요?” “살려주세요.” / “살려주세요?” 여자의 말을 다 따라하며 호감을 표현하려 했던 신성우의 의도와는 다르게 여자가 공포에 떨게 되면서 바(Bar) 직원들에게 둘 다 쫓겨난다는 내용이었다.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다 따라하면 여자가 매력을 느끼게 될 거라 착각했던 것이다.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원장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원장

백 트래킹(Back Tracking)이란 말이 있다. 영어사전에서 ‘(방금 왔던 길을) 되짚어가는 것’을 뜻하는 말로 커뮤니케이션에서 공감기법으로 활용되는 용어이기도 하다.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공감 능력이란 매우 중요한 역량 중에 하나다. 그러다 보니 사회에서 취업면접볼 때 공감능력이 어느정도 되는지 질문을 통해 평가하기도 한다. 여러 소통관련 책들을 보면 경청을 잘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반응이 매우 중요함을 가르친다. 그게 바로 공감기법이다. 그러나 부작용이 있기도 하다. 마치 수학공식처럼 대입해서 말하다 보니 부자연스럽고 앵무새가 영혼 없는 멘트를 날리는 것처럼 들릴 때도 있다. 마치 신성우가 여자의 말에 서툴게 반응했던 것처럼 말이다.

모든 리액션(반응)에는 진정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랬을 때 내가 한 공감표현이 상대방에게 위로가 되고 신뢰감을 느끼게 해준다. 백 트래킹은 잘 사용하다 보면 자신만의 언어 스타일이 되고 그 사람의 인품이 된다. ‘내가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어요’란 신호는 따뜻한 눈빛에서, 적당한 속도의 끄덕임, 상황에 맞는 맞장구와 함께 백 트래킹을 했을 때 상대가 존중받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사람들 중에는 다양한 언어습관이 있는 유형들이 있다. 우리 주변을 한번 살펴보자. 침묵으로 듣고 있음을 반응하는 사람이 있고, “어, 어, 어~” 취임새로만 경청을 표현하는 유형도 있다. 그리고 지나친 오버반응으로 말하는 사람의 멘탈을 흔들어 말을 까먹게 만들어 버리는 유형도 있고 잘 듣기는 하는데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이 모든 유형의 사람들은 말하는 이의 자존감을 떨어트려 ‘이 사람에게 괜히 말했구나’ 후회하게 만든다. 이 중에 여러분도 포함이 되어 있는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공감능력은 상대방의 감정을 잘 헤아려 진실된 소통이 가능하게 하고 더 나아가 서로를 치유해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그래서 진정성 있는 백 트래킹 기법은 많은 유익함이 있다. 상대방이 말을 할 때, 모든 말을 다 똑같이 따라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말에 내가 몰입하며 잘 듣고 있다는 신호로 끄덕이며 “아, 음, 이야, 그래? 오~, 어머나…” 등 적당한 취임새와 함께 그 말의 핵심단어를 사용하여 반응하는 것이다. 예를들면 이런 식이다. “나 넷플릭스에서 마스크걸 봤어.” “우와, 그래? 요즘 마스크걸 엄청 화제던데, 재밌었어?” , “오늘 부장님께서 결재보고서가 이게 뭐냐고 한 소리하셨어요.” “부장님께서? 결재보고서 때문에? (한숨) 이대리 많이 힘들었겠네. 요즘 김 부장님, 상무님 실에 다녀온 이후로 예민해지신 것 같아.”

그런데 백 트래킹을 부정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소통이 아니라 불통이 되어버린다. “나 오늘 영화봤어.” “영화? 요즘 같은 시기에 영화? 시간이 많은가봐, 재밌었어?”, “차장님, 오늘은 업무가 너무 밀려서… 내일 출장경비 정리해서 올려도 되겠습니까?” “출장경비를 내일 보고하겠다고? 누가보면 이대리만 열심히 일하는 줄 알겠어.”

서점에 가면 다양한 처세관련 책들이 쌓여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이 밑바탕에 깔려 있을 때 모든 소통공식들은 효력을 발휘한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 이기적인 마음을 품고 있는데 어떻게 진정한 소통이 될 수 있을까? 그동안 소통이 잘 안된다고 느꼈다면 나는 어떤 마음의 태도로 상대방을 대했는지 먼저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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