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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한겨레의 비판을 가장한 비난, 언론에도 품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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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한겨레의 비판을 가장한 비난, 언론에도 품격이 있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6.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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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자신이 판단하고 바라보는 세상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착각이 교만이 될 수도
펜을 잡는 직업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기사를 써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한겨레신문의 한 선임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검사 시절 말버릇을 못 고쳐서 한국사회 언어의 격이 위태롭게 됐다는 기사<한겨레 2023년 6월 18일자>를 실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신문은 윤 대통령이 지난 13일 TV로 생중계된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을 문제삼았다. 윤 대통령은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담고 있는 헌법 정신의 실천”이며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기사는 '여기까지는 괜찮았다'고 했다. 문제는 "이러한 행위는 대한민국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반국가 행위”라고 발언한 것에 시비를 걸었다. 이는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의 천안함 함장 비하 논란을 언급한 것으로, '너무 나갔다'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이 민간단체 보조금 감사 결과에 대해 “엄청난 부정과 비리가 적발됐다며 국민의 혈세가 정치 포퓰리즘의 먹잇감이 되고 지난 정부에서만 400조원의 국가채무가 쌓였다. 이는 납세자에 대한 사기행위이고, 미래세대에 대한 착취 행위”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가 납세자에게 사기를 쳤고 미래세대를 착취했다는 의미’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다변(말이 많음)과 만기친람(임금이 모든 정사를 친히 보살핌)은 검사시절 형성된 습관’이라며 대통령의 격을 떨어트렸다고 언급했다.

'말을 많이 하고 독하게 말하기로는 한동훈 법무부장관도 윤 대통령 못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한 장관이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이는 민주당 의원들을 굴복시키려고 한 발언으로, (민주당 의원들이)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매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김연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홍준표 대구시장의 말에 대해서도 비난을 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특수부 검사 출신이고, 대부분 검사들은 그렇지 않지만 특수부 검사 출신들은 다 험한 말과 욕설을 하는 부류라고 주장했다. 

정교모(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 모임)단체가 싱하이밍 중국대사와 만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판하는 성명에 대해서도 ‘교수들의 언어 수준이 떨어졌다’며 ‘윤 대통령과 한 장관, 홍 시장의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고 조롱하기도 했다. 

사회에 많은 영향을 주는 언론인의 언어 수준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저급해졌을까. 이 기사를 읽으면서 무척 실망스럽단 생각이 들었다. 전 세계 베스트셀러인 성경에 보면 ‘제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티눈을 탓한다’는 말이 있다. 비난을 위한 비난만 하는 언어는 품격이 없다. 이 기사의 주장대로라면 전 세계 모든 대통령과 정치인들은 입도 뻥끗하면 안 된다. 특히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의 경우 능지처참감이다. 

신언서판은 오늘날 남을 비난하라고 있는 말이 아니다. 자신이 판단하고 바라보는 세상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착각이 교만이 될 수도 있다. 특히 펜을 잡는 직업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비난과 조롱, 비판을 구분 못한다면 글을 써서는 안 된다. 참 궁금한 게 있다. 대한민국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강성 지지자들만 있는 것인가. 이 정치판에서 득을 보는 집단이 분명 있을텐데 피해는 국민들 몫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진보와 보수는 적이 아니다. 상생하며 치열하게 비판하고 발전해가도 부족할 판에 그저 하이에나처럼 물어뜯기만 하니 한심하기만 하다. 언론이 정치사회의 부조리함을 고발하고 감시하는 역할이 아닌 자극적인 이슈몰이로 국민의 눈과 귀를 현혹하고 앞뒤 자른 악마편집으로 돈만 벌려고 하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사람에게 고통과 죽음을 불러일으키는 병의 원인 중 하나가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 때문이라고 한다. 불량식품을 많이 먹을수록 우리의 몸을 해롭게 한다. 하물며 눈과 귀로 들어가는 양식은 우리의 영혼까지 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말과 글은 정말 조심할수록 이롭다.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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