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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김성태 귀국’ 이해찬의 잠 못 드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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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김성태 귀국’ 이해찬의 잠 못 드는 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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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이종근 시사평론가

왜 이해찬은 이재명의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자임할까
누가 국정원을 움직여 의혹 제기하는 경기도 의회를 눌렀을까
이해창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페이스북 캡처, 지난 14일 YTN 뉴스에 보도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오른쪽) 캡처.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페이스북 캡처, 지난 14일 YTN 뉴스에 보도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오른쪽) 캡처.

망명까지 모색했던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주말을 지나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누구나 발 뻗고 편안하게 보내는 주말 밤에 잠 못 드는 정치인들이 많았을 듯싶다. 물론 많은 사람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떠올릴 것이다.

이재명은 쌍방울 의혹들과 자신의 연관성을 묻는 말에 “쌍방울 내의 하나 사 입은 것밖에 없다”, “김성태 얼굴 한번 본 일 없다”는 특유의 부정적 종결 화법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식 말투는 이제 통역기가 필요없다. 그의 답변은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최측근 정진상과 김용의 비위와 책임 범위에 대한 질문을 회피하고자 “난 일원 한푼 안 받았다”고 말하는 것에서 보듯 자기가 했다고 말하는 범주 이외의 실체적 진실에 시선을 집중시키지 않게 하는게 목적일뿐이다.

잠 못 드는 정치인들 중 또 다른 주역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다. 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장면들을 소환해보면 그가 왜 잠 못 들어 할지를 짐작할 수 있다.

#장면1

2018년 11월 16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경기 고양시 엠블호텔에서 열린 '2018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해서 개회사와 인사말을 했다. 그는 "북한과 인도적 지원과 교류를 확대해 사실상의 종전상태를 만들어 북미 관계도 견인하도록 노력하자"고 밝혔고 공식회의가 끝난후 중앙부처 행사도 아닌 지자체 행사에 걸맞지 않은 고위급 북한 인사들과 환담을 나눴다.

#장면2

2021년 8월 19일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으로 궁지에 몰린 이재명 지사를 돕기 위해 이해찬 전 대표가 직접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최측근 이해식 의원을 통해 “황교익 씨는 문재인 정부 탄생에 기여한 분일 뿐만 아니라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승리에 여러모로 기여했다”며 “너그럽게 마음을 푸시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앞으로도 함께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해 직접 ‘명예로운 퇴진’ 명분을 만들어 줬다.

#장면3

지난 1월 10일 이해찬 전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이재명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한 것과 관련, "영장이 발부되면...(중략)...파탄이라고 봐야 한다"고 개딸 등 이재명 지지자들을 선동했다. 그는 "얘기를 들어보니까 새로운 게 없었다고 하더라. 사람만 불렀고 보여주기 식"이라며 "내용을 수사하는 게 아니고 야당 총재도 우리가 불러낼 수 있고 이렇게 구속까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겁주기 용으로 쓰는 것 같다"고 검찰 수사를 고의적으로 폄하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
이종근 시사평론가

이 장면들의 공통점은 이해찬이 위기의 시점마다 등장해 이재명 구하기에 올인한다는 것이다. 장면1의 등장은 가장 극적이다. 당시 이재명은 ‘혜경궁 김씨’의 의혹으로 민주당 내 주류였던 문파들의 질타를 받고 있었다. 경찰은 아태협 대회가 끝난 뒤 사흘 만에 이재명의 아내 김혜경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2017년 경선에서의 갈등에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모욕하고 조롱한 트위터 계정 사용자가 김혜경이 아니냐는 의혹이 겹쳐 이재명이 당내 주류 친문에게 공적이 된 시점에 이해찬은 이재명이 전력을 기울인 경기도 주최 대북사업에 인사말을 하고 북한 고위 인사들과 만남으로써 이재명의 후광 노릇을 자임한다.

장면2와 3, 역시 이재명의 위기 때마다 나타나는 이해찬의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버티는 황교익을 못 내치는 이재명, 이로 인해 발생한 지지율 추락으로 인한 위기를 ‘교통정리’ 해줬고 당내 뿌리가 없는 이재명을 위해 자신의 지지모임인 ‘광장’을 넘겨주며 이재명 지지모임 ‘민주평화광장’으로 이름을 바꿔 계파를 만들어주기까지 한다. 이해찬은 이재명의 사당화 행보에 대해서 ‘당은 이재명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노골적으로 엄호해왔고 회고록에서도 지난 대선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너무 아까운 후보”라며 “굉장히 좋은 후보였다”고 평가했다.

왜 이해찬은 이재명의 뒷배 노릇을 자임할까. 왜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었다는 이해찬이 이재명의 뻔히 드러난 수많은 혐의들을 눈 감고 있을까. 이재명 후원자로 공식 데뷔하는 것이 왜 하필 아태협 대회였을까. 왜 검찰은 2022년 10월 6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만든 동북아평화경제협회를 압수수색하면서 바로 위층에 있는 이해찬 개인 사무실도 압수수색했을까. 당시 경기도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에 따르면 어떠한 대북사업 경력도 없는 아태협이라는 급조 단체에 묻지마 사업 선정에 이어 지원 밀어붙이기를 강행하자 도의회 차원의 검증을 요구하며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관련부처를 통해 기금이 새나가는 것을 확인하려 하자 국정원으로부터 ‘이런 식의 도의원 개입 자체가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고지를 받아 더 이상 공론화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일개 지자체 단체장이 감히 동원할 수 없는 국정원의 ‘더 이상 캐지 마라 다친다’는 경고 사인은 누구의 팀플레이 작품일까.

이 모든 것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되는 김성태가 17일  귀국한다. 김성태는 전형적인 기업형 조폭의 수장이다. 김성태의 쌍방울 인수에서 보듯 대개 조폭은 고리대금업으로 자금을 불린 뒤 이를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에 빌려주고 ‘투자’라는 명목으로 M&A를 단행해 사업가로 ‘신분 세탁’을 한다. 신분을 세탁하고 나면 정계에 줄을 댄다. 정계 유력 인사들과 연결되면 사법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김성태가 태국에서 숨죽이고 지내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을 요란하게 만나면서 호화도피를 한 이유다. 그러기에 앞서 말한 전현직 당대표 외에도 지난 주말 잠 못든 정치인 참 많았을 것 같다.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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