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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대한민국내 중국 비밀경찰을 옹호한 세력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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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대한민국내 중국 비밀경찰을 옹호한 세력은 누구인가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2.12.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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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이종근 시사평론가

5개 대륙 21개국에 총 54개의 비밀조직 운영 주권과 인권 침해
무도한 중국 정권에 굴복해서 굴욕적인 약속을 하고도 적반하장

 

중국이 반체제 인사를 감시하기 위해 네덜란드에 불법적인 경찰 비밀조직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한 2020년 10월 26일자 '더 가디언' 인터넷판 화면 캡처.
중국이 반체제 인사를 감시하기 위해 네덜란드에 불법적인 경찰 비밀조직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한 2020년 10월 26일자 '더 가디언' 인터넷판 화면 캡처.

홍콩 민주화운동의 상징, 조슈아 웡의 소식이 들려온 것은 지난 8월이었다. 2년전인 2020년 11월 23일 동료 2명과 함께 구속된 그는 옥중에서 “자신이 유죄 선고를 받더라도 홍콩의 민주화운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랬던 그가 국가전복 혐의를 인정했다고 중국 관영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물론 중국 관영 언론답게 그가 왜 국가전복 혐의를 ‘인정’했다는 것인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 그나마 우리가 이 기사를 통해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이제 곧 그에게 무기징역 등의 중형이 선고될 것이라는 점이다.

2020년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이하 보안법)을 통과시킨 이래 최대 규모의 보안법 위반 혐의자들이 재판을 받고 있다. 보안법이 통과되면 이런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일찌감치 예감한 홍콩 시민들은 이미 17년전인 2003년 보안법 반대시위를 벌였고 이를 시발점으로 해서 기나긴 민주화 투쟁을 이어간다. 2005년의 평등선거 시위, 2009년의 반분열국가법 반대 시위, 2012년 애국교육 필수과목 지정 반대 시위,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 시위를 거쳐 2019년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까지 수십만의 홍콩인들이 연일 거리로 나와 ‘천멸중공 天滅中共’(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망시킬 것이다)을 외쳤다.

이종근 시사평론가
이종근 시사평론가

이에 대응해 중국 정부는 홍콩 경찰을 통해 2014년 홍콩 민주화운동(통칭 우산혁명)과 2019년 홍콩 민주화운동 등 2차례 시위를 모두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또한, 홍콩 경찰은 체포한 학생 시민들에 대해 성폭행과 구타, 고문을 자행했고, 불구속 원칙인 18세 이하 청소년들 마저 구속하는 등 세계 인권 선언 및 UN 아동권리협약을 위반하면서까지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2019년 6월 9일 벌어진 시위에서 16세 소년이 경찰의 발포로 숨진 것이 기폭제가 돼 100여만명의 시위대가 운집하자 중국 정부는 본토의 삼합회 등 폭력조직을 홍콩에 투입해 백색테러를 획책했다.

17년의 홍콩 민주화운동 기간 동안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학생 지도부가 끊임없이 전 세계 시민들에게 홍콩 민주화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지만 결국 중국 정부는 2021년 3월 자신들이 약속한 일국양제를 무시하고 ‘홍콩특별행정구의 국가안전을 수호하는 법률제도와 집행기제 수립 및 완비에 관한 전국인민대표대회의 결정’을 통과시킴으로써 홍콩특별행정구를 멸망시켰다. 그해 수많은 홍콩인이 재산을 정리하고 홍콩 엑소더스를 결행했고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시민과 학생들은 무장투쟁을 하면서 남겠다는 일부 세력과 투옥돼 사형당하더라도 홍콩을 떠나지 않겠다는 지도부를 제외하고 해외 망명을 시도했다.

이렇게 해외로 탈출한 반체제 인사들을 중국 정부는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그들은 세계 각나라에 음식점 등으로 위장한 비밀 경찰서를 설립해 탈출한 반체제 인사를 감시하고 주재국의 각종 첩보를 입수해서 본국에 보내는 임무를 수행하게 했다. 스페인 소재 국제 NGO '세이프가드 디펜더스'에 따르면 중국은 주재국의 협조 내지 허락 없이 2개 성(省)의 공안당국 주도로 5개 대륙 21개국에 총 54개의 '해외경찰 서비스센터(海外警僑服務站)'를 운영 중이며 그 기관의 대부분이 유럽(스페인 9개, 이탈리아 4개, 영국 3개 등)에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도 비밀경찰서로 지목된 한 중국 음식점의 기이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비밀조직 거점으로 지목되자 갑자기 임시휴무하겠다며 문을 닫더니 보도가 이어지자 영업종료하겠다고 밝히고 25일에는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면 영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다시 말을 바꾸었다. 이 음식점은 식당 이용 후기에 이용자가 “별점 한 개도 아깝다. 여긴 분명 식당을 하기 위해 식당을 연 곳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는 평을 남길 정도로 형편없는 음식을 내놓으면서 사람들이 외면한 결과 적자가 누적됐음에도 영업을 계속해온 점이 방첩당국의 의심을 샀다고 한다.

 

헝가리 주재 중국 해외 경찰서. ⓒ연
헝가리 주재 중국 해외 경찰서. ⓒ연합뉴스

주재국 몰래 경찰 조직을 운영해왔다면 영토주권을 침해한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다. 방첩당국은 중국의 비밀경찰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차제에 공자학원의 실체도 만천하에 드러내야 한다.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장 출신이 책임자로 있는 공자학원은 중국 공산당의 직·간접 통제를 받는 공산주의 체제 선전기구로서 스파이 기구 역할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미국과 유럽에서 80여곳이 퇴출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대학은 물론 15개 중고등학교에까지 공자학원이 설치돼 있다.

중국은 정상국가가 아니다. 이런 무도한 중국 정권에 굴복해서 굴욕적인 약속을 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12월 15일, 이른바 ‘혼밥 푸대접’ 논란이 제기됐던 중국 방문 기간에 “중국몽(中國夢)이 중국만의 꿈이 아니라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몽은 중국이 동아시아 지역 패권을 쥐면서 제국으로 군림했을 때를 오늘날에 재현해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것이다. 그 중국몽의 실현수단이 세계 각국에 심어놓은 비밀경찰이다. 문 전 대통령은 2019년 ‘홍콩 민주화’를 요구한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홍콩 당국과 그 뒤의 중국 공산당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지금은 국민을 향해 무례하다고 호통치고 있다.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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