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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15.4...나라 빛 증가 속도 선진국 중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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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15.4...나라 빛 증가 속도 선진국 중 1위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11.10 0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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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보고서' GDP 대비 채무비율 올해 25위에서 2026년 꼴찌로 추락
저출산과 고령화가 원인...증가 속도 가팔라지면서 신인도 하락 염려
ⓒ한국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매일산업뉴스]  15.4%포인트. 우리나라 국가채무가 올해 대비해 2026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입니다.  선진국 35개국 중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내놓은 '재정점검보고서(Fiscal Monitor)에서 2026년 한국의 일반 정부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6.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올해 말 기준 GDP 대비 채무비율은 51.3%로,  35개국 중 25위였습니다. 중하위권 에서 꼴찌로 추락한 것입니다. 

GDP 대비 채무비율 상승 폭 2위 체코는 8.7%포인트, 3위 벨기에는 6.3%포인트, 4위 싱가포르는 6.0%포인트, 5위 홍콩은 3.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선진국 중 같은 기간 채무비율이 10%포인트 이상 올라간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같은 기간 35개 선진국의 GDP 대비 채무비율 평균은 121.6%에서 118.6%로 3.0%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등 주요 7개국(G7)의 GDP 대비 채무비율은 139.0%에서 135.8%로 3.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채무비율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채무비율이 악화되는 2026년에도 우리나라의 채무비율(66.7%)은 선진국 평균 채무비율(118.6%)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전문가들도 한국의 채무 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저출산과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채무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채무비율의 증가속도가 가팔라지면 국가 신인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입니다. 합계출산율이 1.0 아래로 밑도는 것은 인구학자들도 거의 본 적이 없는, 따라서 세계적으로 거의 유례가 없는 초저출산율입니다.

인구 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입니다. 1983년 합계출산율이 2.06으로 저출산사회로 접어들었고, 2018년 0.98을 기록한 이후 계속 1.0 이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2019년 11월부터 인구 자연감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니 경제 기초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성장률도 뒷걸음치겠지요.

OECD가 최근 발표한 2060년 '재정 전망 보고서'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0%대로 추산했습니다. OECD는 정책 대응을 하지 않고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경우 2030∼2060년 한국의 1인당 잠재 GDP 성장률은 연간 0.8%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잠재 GDP는 물가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자본과 노동력,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투입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을 뜻합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잠재 GDP 성장률은 2000∼2007년에는 연 3.8%, 2008∼2020년에는 연 2.8%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2020∼2030년 연 1.9%로 낮아진 뒤 2030년 이후 연 0.8%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입니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1.1%)에도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2030∼2060년 미국과 일본의 1인당 잠재 GDP 성장률은 각각 1.0%, 1.1%로 추정됐습니다.

두 국제기구에 앞서 국내 전문가 집단에서도 경고가 나왔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5일 전경련회관에서 '한국의 재정건전성 진단과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내년에는 사상 최초로 나라 빛 1000조원, 국가채무비율 50%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가재정은 한국경제의 최후의 보루인만큼 이제부터라도 나라살림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토론자들은 "한국은 OECD 중 재정위기 대응에 가장 소극적인 국가 중 하나"라면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한도를 법으로 규정하는 재정준칙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올해 여름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19 판데믹 속에서 그나마 국민들을 기쁘게 했던 뉴스였습니다. 그런데 해가 바뀌기도 전에 그 선진국들 중 꼴찌를 하게 될 것이라는 나쁜 소식을 듣게 되다니 안타깝습니다.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면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은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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