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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미의 재계포커스] '품질경영 시험대' 오른 권영수 ... 재규어, 리콜 검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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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미의 재계포커스] '품질경영 시험대' 오른 권영수 ... 재규어, 리콜 검토하나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1.11.0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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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헝가리서 재규어 I-페이스 충전 중 화재...5시간 만에 전소
2018년 네덜란드· 올해 8월 미국 이어 세번째
모두 LG엔솔 폴란드공장 생산 배터리 장착
GM리콜 사례서 LG측 배터리에 문제 인식 커
재규어 리콜시 IPO 추진에 또 제동 걸릴 듯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LG에너지솔루션

[매일산업뉴스] ‘배터리 품질이슈’ 해결사로 나선 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부회장이 ‘품질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취임 직후 유럽에서 LG에너지배터리를 장착한 재규어 전기차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헝가리에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장착한 재규어 I-페이스(PACE) 차량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I-페이스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재규어도 조만간 리콜 검토에 들어갈지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4일 해외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s(InsideEVs)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헝가리 세케스페헤르바르에 위치한 화학 창고 옆에서 충전 중이었던 재규어 I-페이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재규어의 전기자동차 I-페이스는 LG화학에서 물적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장착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재규어 I-페이스 화재가 발생한 헝가리 해당 지역 소방당국은 화재진압을 위해 거품분사로 불길을 잡은 뒤 건물 주변에 있던 차량 잔해를 치웠는데, 이내 배터리 팩의 열화로 다시 불길이 치솟아 완전진압까지 약 5시간이 소요됐다고 발표했다.

사고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사고차량에 탑재된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앞서 재규어는 지난해 초 폴란드공장 수율문제로 배터리공급이 지연되자 I-페이스 생산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지난달 25일 헝가리 세케스페헤르바르에 위치한 화학 창고 옆에서 충전중이던 재규어 I-페이스 화재 진압 현장. ⓒInsideevs
지난달 25일 헝가리 세케스페헤르바르에서 일어난 재규어 I-페이스 화재 진압 현장. 충전 중에 화재가 일어나 완전진압까지 5시간이나 걸렸다ⓒInsideevs

이번 화재로 인해 LG화학은 3일 전일 종가 대비 5.66% 하락한 78만 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장착한 재규어 I-페이스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지난 8월 미국 오리건주 레드먼드에서 발생한 화재에서도 소방관들이 배터리 화재를 진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불을 완전히 잡는 데 2시간이나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018년 12월 네덜란드 겔데르말센 인근 도시 룸프트에서도 진입로에 주차하던 중 재규어 I-페이스에서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재규어의 리콜실시 여부에 촉각을 세우며 지켜보는 분위기다.  이는 앞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EV나 GM의 볼트EV의 사례를 통해 LG배터리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재규어의 모회사인 인도타타그룹은 LG측에 더 큰 배상이나 책임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 LG 입장에서 인도 타타그룹은 중요한 시장이자 고객사란 점에서 이번 화재 사건의 심각성이 만만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을 선점을 위한 시장 시장 쟁탈전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잇따른 전기차 화재와 이로인한 리콜문제로 큰 걱정거리를 안게 됐다”면서 “배터리 화재 원인 분석은 물론 기술의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품질이슈 해결’과 ‘IPO(기업공개)추진’이란 큰 숙제를 안고 지난 1일 취임한 권영수 부회장의 향후 경영행보도 순탄치않아 보인다.

권 부회장의 취임일성은 ‘품질’이었다. 그는 1일 취임 메시지에서 “품질이슈로 주눅들지 말라”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사업의 개척자로서 글로벌 전지 업체 중 가장 많은 2만5000여건 이상의 원천 특허를 확보하고 있고, 주요 시장에서 대규모 생산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안정적인 공급 역량도 축적해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품질이슈가 단기간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데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잇따른 전기차 화재와 리콜사태로 인해 신뢰도에 악영향이 미치면서 신규 수주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현대차 코나EV와 GM 볼트EV 리콜 외에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리콜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탑재차량은 폭스바겐, 르노 등 총 335대에 이른다. 리콜 대상국도 독일, 프랑스, 덴마크, 스웨덴 등 11개국에 달한다. 여기에 재규어까지 리콜을 실시할 경우, 그 대상과 범위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특히 GM 리콜 문제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또다시 재규어 리콜 사태가 불거질 경우, 향후 IPO 추진에도 또다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연내에 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었으나 GM 리콜사태로 지연되고 있다.

권 부회장은 그동안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을 거치면서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그의 경영능력을 평가할 진정한 시험무대가 될 것이란게 업계의 시각이다. 권 부회장이 이번에도 ‘배터리 품질이슈’란 난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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