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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 기후위기 알리미 ... 청년들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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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 기후위기 알리미 ... 청년들이 나섰다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09.2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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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실천>행동하는 사람들(1) 청년기후긴급행동

다양한 퍼포먼스 통해 기후위기 심각성 알려
개개인이 문제의식 갖고 지구 살리기에 동참해야
제도적 변화 우선...태양열 풍력 조력 발전 대안될 수 있어
[매일산업뉴스] 현재 삶의 방식을 유지한다면 온난화가 가속화돼 지구가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미 지구촌 곳곳에서 경고등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를 내뿜는 석탄발전소 건설을 주도하고 있는 각국의 정부들. 편하고 익숙한 생활방식을 포기하지 못하는 국민들. 이들을 향해 ‘정신 차리자’고 외치는 이들이 있다. 바로 환경과 기후를 걱정하고 행동하는 지구촌 주민들이다. ‘병든 지구’를 치유하기 위해 작은 힘을 모으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지구를 살릴 방법을 들어 본다.<편집자주>
김혜림 기자
서울시청 앞에서 지난 4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출마자들의 기후에 대한 무관심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청년기후긴급행동 회원들.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매일산업뉴스] # 지구촌에서 사라진 지 오래된 공룡이 ‘기후0번’ 띠를 두르고 서울 시장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4월 1일)

#바람이 몹시도 불던 날 분당의 두산 신사옥 앞 광장에 있는 이 회사 로고 ‘DOOSAN’이 녹색물감 세례를 받았다(2월18일)

바삐 지나가던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던 이 장면들은 청년기후긴급행동이 벌인 퍼포먼스였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최근 만난 청년기후긴급행동 오지혁 공동대표는 “퍼포먼스를 보고 비합법적 행동이라고 눈살을 찌푸리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런 분들조차도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2월 민주당이 펼친 가덕도 신공항 건설행사에서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는 청년기후긴급행동 오재혁 대표  청년기후긴급행동 제공
지난 2월 민주당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행사장에서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는 청년기후긴급행동오지혁 공동대표.  ⓒ청년기후긴급행동

2020년 1월 결성된 청년기후긴급행동은 ‘기후위기 극복을 목표로 비폭력 직접행동에 나서는 청년단체’를 표방하고 있다. 회원은 70여명으로 주로 20~30대다.

오 대표는 “우리는 세대, 계층, 국가, 생물종 간 ‘기후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에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수 십 년 뒤, 다음 세대를 넘어서 이  땅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공룡 퍼포먼스는 기후위기 극복에 관심이 없는 ‘2021 서울 시장 재보궐선거’ 후보들을 비판하고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펼쳤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이 내세운 후보 김공룡은 "기후위기 극복을 '0순위'로 내세우고 6대 부문 12개 공약을 내걸었다. ‘아파트 신축을 전면적으로 백지화하고 그 자리에 도시 숲을 조성하자’ ‘도시의 벌거벗은 건물에 태양광을 입히자’ ‘아파트와 구 단위로 쓰레기 배출 총량제를 도입하자’ 등이었다.

​​청년기후긴급행동 제공​​
ⓒ​​청년기후긴급행동​​

오 대표는 “약 6500만년 전 멸종한 공룡을 불러낸 것은 우리도 기후 위기로 멸종위기

에 놓여 있음을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룡은 이들의 퍼포먼스에 자주 등

장하는 주인공이다. 그래서 청년기후긴급행동은 ‘김공룡과 친구들’로 불리기도 한다.

녹색 물감세례 퍼포먼스는 말로는 친환경기업, 그린뉴딜 선도기업이라고 하면서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에 참여하는 두산이 '녹색분칠'(그린워싱) 기업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두산중공업은 이와 관련해 시위를 벌인 청년 기후활동가들에게 184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해외에 석탄화력발전건설 사업을 벌이는 두산중공업과 삼성물산, 하나은행, 수출입은행, 한국전력을 ‘탄소오적’으로 규정하고 ‘석탄발전수출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공개질의서를 발송했다. 하나은행만이 탈석탄 선언과 함께, 붕앙-2 사업 참여를 철회했다.

오 대표는 “그린 뉴딜과 탄소중립을 선언한 정부가 수십년간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탄발전소를 국내외에 짓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이들의 실제 행태는 ‘구린 뉴딜’ ‘녹색으로 덧칠한 회색뉴딜’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지난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정부는 현재 삼척 서천 고성 강릉 등지와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10기의 석탄발전소를 짓고 있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외에도 기후위기와 관련된 사안이 있을 때마다 긴급행동에 나서왔다.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을 때도 정부가 ‘2030년 탄소절반’과 ‘2050년 탄소중립(넷 제로, Net-Zero)’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광화문에서 회색물감을 뒤집어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린뉴딜이 아니라 ‘녹색’으로 덧칠한 ‘회색뉴딜’이라는 점을 상징한 것이었다.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키려고 할 때도 삽을 들고 국회에 진입해 땅을 파헤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기후위기 시대에 신공항은 혈세낭비이자 빚잔치”라고 외치면서.오 대표는 “정부는 국민들에게 텀블러나 들고 다니면 기후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면서 “제도적 변화 없이는 우리도 공룡처럼 멸망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탈석탄 정책을 강화하고, 탄소를 흡수하는 산림, 초지, 습지  보존에 적극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은 지난 1일 뜻을 같이하는 청년단체들과 ‘2040 기후중립 시나리오’를 탄소중립위원회에 전달했다.  지난달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보다 탄소중립 달성 시점을 10년 앞당겨 한국의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오 대표는 "화석연료 쓰기를 멈추지 않으면 요즘 우리가 이상기온이라고 부르는 찜통더위가 일상이 될 수도 있다”면서 “기후위기는 이미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이 단체명에 ‘긴급’을 넣은 이유이기도 하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 오 대표는 “태양열 풍력 조력 발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모두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 개개인이 지구 오염으로 인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에너지 절약 등 지구 살리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점을 오 대표는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오 대표는 “당장은 대통령 선거 때 후보들이 기후위기를 인식하고 정책을 낼 수 있도록 주의를 환기시키고, 후보들의 정책을 열심히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후위기를 극복할 만한 정책을 제대로 제시하는 후보가 없다면 우리는 기호 0번 김공룡 대선후보를 다시 불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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