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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조현민, 조원태 공개 지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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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조현민, 조원태 공개 지지 왜?
  • 문미희 기자
  • 승인 2020.02.04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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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조원태 회장 지지한다" ...한진가(家) vs 조현아 연합군 대결 양상
조원태 33.45% vs 조현아 32.06%…과반 안돼
국민연금 4.11% ·소액주주 30% 이상 지분소유...양측 구애전 격화될 듯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회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아울러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외부연대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로써 한진가 경영권 분쟁이 ‘조원태 대(對) 조현아’ 구도에서 ‘한진가(家) 대 조현아’  대결구도로 변하게 되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한진그룹은 이날 오후 2시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가 금일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혀 왔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배포했다.

이 입장문에서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는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면서 ”저희는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며 공식적으로 조원태 회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 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진가 지지받은 조원태 ...외부세력과 '결탁'한 것으로 간주

이로써 조원태 회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한진가 구성원의 지지를 받으면서 힘을 얻게 됐다.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혀 현 경영진들이 이미 ‘전문 경영인’임을 강조했다.

그동안 조원태 회장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 이명희 고문까지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서 등을 돌린 이유는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을 이른바 강성부 펀드(KCGI)에게 통째로 넘겨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욱이 한진그룹 내부 분위기가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 신뢰위기를 자초한 원인 제공자란 점에서 비판여론이 불거지자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가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주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진가 갑질 논란은 2014년 말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태로 전면에 불거졌다. 고 조양호 회장이 직접 사과에 나서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한진그룹에 큰 생채기를 남겼다.

결국 한진그룹 내부에서는 비정상 경영 장본인이 경영개선을 주장하는 일 자체는 명분이 없다는 점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을 강성부 KCGI 사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등 외부 세력과 ‘결탁’한 것으로 간주한 셈이다.

◆캐스팅보드 쥔 ‘국민연금·소액주주’ 누구 손 들어줄까

관련업계에서는 양측이 과반을 선점하기 못했기 때문에 실제 승부를 가를 주체는 30%이상의 지분을 구성하고 있는 소액주주들과 단일기관으로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국민연금(4.11%)이 승패를 가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따라 앞으로 남은 주총까지 양측의 구애전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회장은 지금까지 지분 6.52%에 정석인하학원·정석물류재단·일우재단 등의 지분 3.38%를 영향권에 두고 있었다. 이밖에 우호세력으로 델타항공(10.0%)과 카카오(1%)가 있다. 총 20.9% 정도 지분을 확보한 상황으로, 3월 주주총회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23% 정도가 더 필요했다. 여기에 이명희 고문(5.31%)과 조현민 전무(6.47%)가 가세하면서 32.68%의 의결권을 쥐게 됐다. 조현아 전 부사장 진영의 지분율 32.06%와 비슷한 수준이다.

오는 3월 주총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려면 조원태 회장은 10.79%, 조현아 전 부사장은 11.41% 정도의 우호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조원태 회장이 내놓을 경영쇄신안, 설득력 있을까?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한진그룹은 오는 7일 한진칼 이사회에서 경영관련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태 회장측은 오는 12일 정도로 예상되는 한진칼 소수주주 주주제안 마감 시한까지 각각 재무구조 개선, 지배구조 개편, 주주가치 증대 방안을 내놓은 뒤 본격적인 의결권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한진은 조원태 회장이 한진칼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대신 다른 임원이 대표이사를 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아 전 부사장 진영이 외부에서 전문 경영인을 선임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서, 오너 경영인(조원태 회장)의 연임을 다투기보다 양 측이 내세운 전문경영인 간의 대결로 구도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의 경영쇄신에 대한 진정성을 시험받는 무대가 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한진그룹 오너가를 둘러싼 불신의 골이 깊이 때문에 얼마만큼 진정성 있게, 그리고 그 진정성이 꾸준히 실현될지 여부에 따라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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