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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친일 횟집' 둔갑시키는 가짜뉴스를 어찌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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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친일 횟집' 둔갑시키는 가짜뉴스를 어찌할고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4.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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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가짜 정보 사회로 사회 혼탁 갈등 부추겨 편가르기 심화
민간이 주체가 되는 자율적 공동 규제 모델 구축 시급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횟집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는 모습. 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횟집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는 모습. 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혜은이가 죽었어, 빚만 갚다가 죽었어, 불쌍해서 어쩌니?” 얼마 전 필자의 엄마가 모처럼 만난 자리에서 나를 보며 한 말이다. 가수 혜은이씨를 너무도 좋아하셔서 많이 놀란 눈치셨다. “아닌데, 그거 가짜뉴스에요. 아니라고 뉴스에 났어요”라고 말해도 좀처럼 믿지 않으셨다. 혜은이씨가 직접 나와 아니라고 해명하는 인터뷰 기사까지 보여드렸지만 그 다음에도 ‘혜은이 사망설’에 대해 다시 언급하셨다.

윤석열 대통령이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차 지난 6일 부산을 방문한 후에 비공개 만찬을 한(일광수산) 횟집에서 진행했다. 그런데 유튜브 매체 ‘시민언론 더 탐사’가 윤 대통령이 만찬을 가진 횟집에 대해 부산 기장군 일광면은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행정구역이고, 영어로 ‘선라이즈’라며 욱일기를 상징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또, 건진법사 소속 종단이 일광조계종인 점을 들어 건진법사와의 연관성도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이에 국민의힘은 괴담이라고 반박했고,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사실이 아닌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일광식당이란 상호는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일광읍’에서 유래했으며, 일광읍은 일광 해수욕장이 있는 푸른 바닷가 마을”이라며 ‘일광읍’이라는 이름은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행정구역이 아닌 조선시대부터 있었던 일광산에서 유래됐다”고 밝혔다. 해운대구를 지역구로 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좌파들의 일광횟집에 대한 친일몰이, 너무 역겹다”고 비판했다. 또 “일광을 영어로 하면 선라이트(sunlight)지, 선라이즈(sunrise)인가? 선라이즈는 일출”이라며 “일광이란 이름이 친일이면 현재 일광읍에 사는 사람들 다 친일파고 일광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 친일이란 얘기냐”고 반박했다. 하 의원은 “보수에 친일 딱지를 붙이기 위해 식당에까지 친일몰이를 하는 좌파 괴담 언론 때문에 한국 사회가 불필요한 갈등을 겪고 있다”며 개탄했다.

가짜뉴스가 넘쳐나고 있다. 이로인해 잘못된 정보들이 사회를 혼탁하게 하고 갈등을 부추겨 편가르기식 현상이 더욱더 심해졌다. 1인 방송시대가 되면서 구독수 조회수만 늘리면 된다는 이기적인 발상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들이 다 떠 안고 있다. 수년 전부터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수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해 왔지만 본격적인 논의가 되진 못했다.

연예인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지난 9일 방송인 박수홍씨의 아내 김다예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거짓으로 한 사람을 마녀사냥하고 인격을 살인하는 일은 그 사람에게 사라지지 않는 고통을 남긴다”며 “허위사실 명예훼손이 엄격한 처벌이 필요한 이유”라며 “제발 이번 재판에서 강력한 처벌이 나오길 간절히 바란다”고 중징계를 호소했다. 박수홍·김다예씨 부부는 지난해 4월부터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유튜버 김용호씨를 고소했다.

설상가상 AI기술의 발달로 가상인물도 만들 수 있고 얼마든지 진짜처럼 둔갑시킬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또 SNS발달로 빠른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누구든지 피해를 당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그렇다고 개인 유튜버 등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들을 모두 강력한 규제로 제한할 수는 없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스스로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교차검증을 해야 하고 비판의식을 가지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다. 이제라도 정부와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미디어 플랫폼 사용자들을 언론 중재 조정 대상에 포함시키고 가짜 뉴스를 생산·유포해 수익을 창출 못하도록 민간이 주체가 되는 자율적 공동 규제 모델 구축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가짜뉴스에 쉽게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정보에 우리 뇌는 반응을 하고 그 정보는 오랫동안 바뀌지 않는다. 자신이 선택한 정보가 잘못된 정보라는 것을 안 후에도 말이다. 어쩌면 바꾸길 거부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 나만 뒤쳐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한몫 한다. 그러다 보니 얕고 근거 없는 정보도 마치 진짜인 것인양 여기저기 말하고 퍼 나르기도 한다. 이젠 이 사회에 가짜뉴스가 많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뭐든지 무조건 믿고 가볍게 생각하기 보다 중요한 정보일수록 출처가 명확한지 따져봐야 한다. 검증절차가 필요 없는 블로그나 유튜브, SNS 등에 접근 시 좀 더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혜은이 사망설’이 가짜임을 뒤늦게 깨달은 필자의 엄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 드리고 유튜브 시청 자제를 권해드렸더니 대단히 실망하셨다. 가짜들과의 전쟁, 머나먼 남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진행형이다.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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