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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엘리자베스 2세 여왕 96세로 서거 ... 찰스 3세 왕위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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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엘리자베스 2세 여왕 96세로 서거 ... 찰스 3세 왕위 계승
  • 이주연 기자
  • 승인 2022.09.09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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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장 70년 재위 군주... 끝까지 사랑받은 영국인의 정신적 지주
장례식은 10일째되는 날인 오는 18일 국장으로 치러져
윤 대통령 비롯 세계 각국 지도자들 애도
엘리자베스 여왕. 사진은 엘리자베스 여왕 페이스북 캡처.
엘리자베스 여왕. 사진은 엘리자베스 여왕 페이스북 캡처.

[매일산업뉴스]재위 기간 70년으로 영국 최장 집권 군주이자 영연방의 수장인 엘리자베스 2세가 96세로 서거했다.

왕위 계승권자인 큰아들 찰스 왕세자가 즉각 찰스 3세로서 국왕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영국 왕실은 8일(현지시간) 여왕이 이날 오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떴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사망 당시 여왕의 곁에는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장남 찰스 왕세자와 부인 커밀라, 왕위 계승 서열 2위 윌리엄 왕세손 등이 곁에 있었다.

여왕은 예년처럼 밸모럴성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던 중이었으며 불과 이틀 전인 6일에는 웃는 얼굴로 신임 총리를 임명하며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다음 날인 7일 오후에 왕실에서 여왕이 의료진의 휴식 권고로 저녁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여왕은 지난해 4월에 70여년 해로한 남편 필립공을 떠나보낸 뒤 급격히 쇠약해졌으며 10월에는 하루 입원을 하고 올해 초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다.

최근엔 간헐적인 거동 불편으로 지팡이를 짚고 일정을 임박해서 취소하는 일이 잦았다.

왕실은 찰스 왕세자가 국왕 자리를 자동 승계해 찰스 3세로 즉위한다고 밝혔다. 찰스 3세는 이미 공식적인 영국의 국왕이지만 관례에 따라 대관식은 몇 개월 뒤에나 열릴 것으로 보인다.

찰스 3세 부부는 이날 밸모럴성에 머문 뒤 9일 런던으로 옮긴다.

영국 정부는 '런던브리지 작전'으로 명명된 여왕 서거시 계획에 따라서 절차를 진행한다. 영국 정부와 왕실은 오는 13일부터 유해를 대중에게 공개해 시민들도 조문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국장은 여왕 서거 후 10일째 되는 날인 오는 18일 치러진다. 장례절차는 왕위를 계승한 장남 찰스 3세가 주도할 예정이다.

찰스 왕세자는 성명에서 “친애하는 나의 어머니 여왕의 서거는 나와 가족들에게 가장 슬픈 순간”이라며 “우리는 소중한 군주이자 사랑받았던 어머니의 서거를 깊이 애도한다”고 말했다.

여왕 서거에 세계 각국 전·현직 정상과 프란치스코 교황 등 주요 인사들이 애도를 쏟아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부인 질 여사와 공동 성명을 통해 "여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존엄한 지도자였으며, 기반암과 같은 미국과 영국의 동맹을 지속적으로 심화시켰다"며 "그녀는 우리의 관계를 특별하게 만들었다"고 추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찰스 3세와도 우정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트위터 캡처
윤석열 대통령 트위터 캡처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영국 국민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인간의 자유라는 대의명분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존엄성의 위대한 유산을 남겼다"며 "여왕의 친절한 마음과 선행이 우리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여왕은 영연방 국가를 순방 중이던 1952년 2월 6일 아버지 조지 6세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25살 젊은 나이에 케냐에서 왕위에 오른 뒤 70년 216일간 재위했다.

영국 최장 재위 군주일 뿐 아니라 기록이 확인되는 독립국의 군주들 가운데 프랑스 루이 14세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긴 기간 왕위를 지켰다.

여왕은 70년간 재위하면서 현대사의 산증인으로 불렸다. 1945년 여군에 입대해 군 트럭정비 등을 하면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도 했다.

여왕은 정치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으나 국가 통합의 상징으로서 특히 나라가 어려울 때 국민의 단결을 끌어내는 데 기여했으며 이러한 역할로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 21세에 한 약속을 지켜 평생 헌신하고 개인적 감정은 뒤로하는 모습으로 영국인들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 잡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때는 백발인 여왕이 개회식 영상에 본드걸로 출연했고, 코로나19때는 대국민 담화 메시지로 위로와 격려를 보냈다. 특히 필립공 별세 때 코로나19 봉쇄 규정을 지키느라 외로이 앉은 모습 등은 영국인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회와 국제정치 흐름을 날카롭게 파악하고 있었으며 유머와 친화력을 잃지 않은 점도 인기의 비결이다. 이러한 덕성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은 덕택에 21세기에 들어서도 영국 군주제는 존립의 위기를 겪지 않을 수 있었다.

이에 올해 6월 성대하게 치러진 즉위 70주년 기념 플래티넘 주빌리에는 군주제에 반대하는 이들조차도 축하를 보냈다.

엘리자베스 여왕 가족들. 사진은 엘리자베스 여왕 페이스북 캡처
엘리자베스 여왕 가족들. 사진은 엘리자베스 여왕 페이스북 캡처

그러나 자녀들의 문제로 골치를 썪기도 했다. 여왕은 슬하에 필립공과 슬하에 찰스 3세, 앤 공주, 앤드루 왕자, 에드워드 왕자 등 자녀 4명, 윌리엄 왕세자 등 손자녀 8명, 증손자녀 12명을 뒀다.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이혼은 세계가 떠들썩한 이슈였다. 이후 다이애나비가 사고로 사망했을 때 여왕은 입장을 늦게 냈다가 엄청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최근엔 해리 왕자가 왕실 밖으로 뛰어나가서는 가족들과 불화를 겪고 있고 아끼던 차남 앤드루 왕자는 미성년자 성폭력 혐의로 '전하'라는 호칭까지 박탈당했다.

1999년 방한 당시 안동 하회마을에서 '생일상'을 받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습. ⓒ연합뉴스
1999년 방한 당시 안동 하회마을에서 '생일상'을 받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습. ⓒ연합뉴스

여왕은 지난 1999년 영국 군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1883년 두 나라가 수교한 지 116년 만에 한국을 찾은 여왕은 안동에서 생일상을 받고 사과나무를 심었으며 안동 하회마을, 서울 인사동 거리, 이화여대를 방문해 한국 전통문화와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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