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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인사혁신 ... 삼성, '전무직급ㆍ승진연한'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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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인사혁신 ... 삼성, '전무직급ㆍ승진연한' 없앤다
  • 김석중 기자
  • 승인 2021.11.29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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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인사제도 개편안 발표
전무 직급 부사장으로 통합
CL승격 연한 없애고 직급·사번 비공개
'5년 일하면 원하는 부서로' ...사내 FA제도 도입
우수인력은 정년 지나도 계속 근무 '시니어 트랙'제도 도입
공유오피스 마련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삼성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삼성

[매일산업뉴스]삼성전자가 전무 직급을 없애고 '부사장'으로 전격 통합한다. 또 임직원 직급단계를 과감히 축소하고, 임직원 승진 때 '직급별 체류기간'도 폐지했다.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과감히 중용함으로써 젊은 경영진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재계에서는 30대 임원, 40대 최고경영자(CEO)가 배출될 환경이 마련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故)이병철 선대회장의 '인재제일' 창업이념을 계승하고 '뉴삼성'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혁신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지향 인사제도'혁신안을 발표했다. 새 인사 개편안은 내년부터 적용된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에 우선 적용되고, 타 계열사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의 인사제도 개편은 2016년 5월 이후 5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부서별로 설명회를 갖고 인사 개편안에 대해 알릴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연차에 따라 연봉과 직급이 올라가는 기존 '연공서열'방식을 없애고 나이와 상관없이 능력과 성과에 따라 인재를 중용하는 방향으로 인사제도를 개편했다. 이를위해 부사장·전부 직급도 부사장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현 직급제는 유지하되 앞으로 직급이나 사번정보를 회사 인트라넷에서 삭제하기로 했다. 매년 3월 진행하던 승진 대상자 발표도 내년부터는 하지 않는다.  동료의 직급이나 입사연도를 알 수 없게 된다. 자연스럽게 호칭도 '님' 혹은 '프로님'으로 통일하고, 상호 존댓말을 쓰게 된다.

삼성은 직급별 근무기간인 '표준체류기간'도 폐지한다. 이에따라 현행 4단계로 운영되던 직급단계인 커리어레벨(CL)제도가 유명무실해진다. 과거에는 상위직급으로 올라가려면 8~10년의 기간을 채워야 했지만, 앞으로는 이런 기간이 없어지는 것이다.  CL제도는 인사팀에서 인사평가를 할 때만 참고한다. 대신 팀장이 운영하는 '승격세션'을 통해 성과를 인정받으면 과감한 발탁승진이 이뤄질 수 있다. 때문에 앞으로는 30대 임원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급 자체는 유지하되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직급이 사라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연공서열 대신 수평적 문화가 정착되고 의사소통도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내 평가시스템도 바꾼다. 삼성전자는 상대평가에서 성과에 따라 누구나 상위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절대평가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고성과자(EX등급) 10%를 제외하고 나머지 90%의 직원에 대해서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업무성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현행 고과 평가는 최고등급인 EX외에 VG(Very Good), GD(Good), NI(Need improvement), UN(Unsatisfactory)로 나뉘는데, 현재는 2등급인 VG등급 비중이 25%로 한정되지만 절대평가 도입 후엔 더 많은 직원들이 VG를 받을 수 있다.

임직원간 경쟁이 아닌 협업을 장려하기 위해 '피어 리뷰'를 시범 도입해 부서장 한명에 의해 이뤄지는 기존 평가 프로세스를 보완한다. 대신 피어 리뷰는 동료평가가 가져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등급 부여가 아닌 협업 기여도를 서술형으로 작성하기로 했다. 또 부서원들의 성과창출을 지원하고 업무를 통한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부서장과 업무진행에 대해 상시 협의하는 '수시 피드백'을 도입한다.

한 부서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다른 부서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내 FA(프리에이전트)제도도 도입한다.

우수인력은 정년 이후에도 지속근무할 수 있는 '시니어 트랙 제도'를 도입한다. 고령화와 인구절벽 등 환경변화에 선제대응하고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의 가치가 존중받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목적이다.  

국내와 해외법인의 젊은 우수인력을 선발해 일정기간 상호 교환근무를 실시하는 '스텝 제도'도 새로 도입한다. 이를통해 차세대 글로벌 리더 후보군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주요 거점에 공유오피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육아휴직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해 '육아휴직 리보딩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복직시 연착륙을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온라인 대토론회 및 계층별 의견청취 등을 통해 인사제도 혁신방향을 마련했으며, 최종적으로 노사협의회·노동조합 및 각 조직의 부서장과 조직문화 담당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하여 세부 운영방안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삼성전자 인사제도 혁신을 통해 임직원들이 업무에 더욱 자율적으로 몰입할 수 있고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미래지향적 조직문화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향후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직원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여 인사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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