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공항에서 바로 체포 후 조사
비서 성추행에 이어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사진)이 23일 자진 귀국해 경찰에 체포됐다. 김준기 전 회장은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혐의는 부인하며 조사 과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은 이날 새벽 3시 30분쯤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경찰에 체포됐다. 질병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떠난 뒤 2년 3개월 만이다.
김준기 전 회장은 취재진에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경찰 조사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의 두 가지 혐의에 대해선 여전히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김준기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출국 두 달만에 여비서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돼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1월엔 별장에서 일했던 가사도우미도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김준기 전 회장을 재차 고소했다. 그동안 김 전 회장은 "신체 접촉은 있었지만 합의 하에 이뤄진 관계일 뿐"이라며 모든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왔다.
김준기 전 회장은 경찰의 지속적인 출석 요구에도 병 치료를 이유로 6개월마다 체류 기간을 늘리며 귀국하지 않아 기소 중지된 상태였다.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김 전 회장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렸다. 또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은 김준기 전 회장이 자진 귀국 형태로 귀국하면서 신병이 확보되자 격적인 조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