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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개딸들의 역설, 민주당이 거듭날 조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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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개딸들의 역설, 민주당이 거듭날 조짐이 보인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3.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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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공동체 주의 팽개치고 전체주의적 사고의 관철로 일관
이재명과 개딸들의 역동성이 민주당의 다시 태어남 추동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의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관련 검찰 소환 조사가 열리는 지난달 10일 오전 이 대표 지지자들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의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관련 검찰 소환 조사가 열리는 지난달 10일 오전 이 대표 지지자들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개딸’들의 과도한 일탈에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좀처럼 알 수 없었던 민주당 의원들의 속내가 이재명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에서 명징하게 드러나자 ‘개딸’들이 반란 세력 색출에 나선 데 이어 민주당사 앞에서 수박 깨뜨리기 퍼포먼스를 벌이는가 하면, 급기야 ‘국짐당(국힘당을 조롱하는 뜻)첩자 7적 처단하자!’는 제목의 포스터까지 나돌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낙연 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7적’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개딸’들의 행태는 어떤 결과를 낳을까.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몰락’을 말했다. 태양이 찬란하게 떠오르는 것은 몰락했기 때문이다. 몰락은 기존 가치의 전복(顚覆)이다. 몰락하고서야 비로소 거듭날 수 있다. 태양이 다시 떠오르듯. 니체가 망치의 철학자라 불린 것은 그가 플라톤 이래의 서구 문명을 떠받쳐 온 가치를 전복했기 때문이다. 전복이 있고서야 새로운 시작이 있을 수 있다. 

민주당은 몰락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하여 민주당이 지금까지 유지해온 가치를 전복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이 진정으로 사는 길이고, 국민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길이다. 다행히 ‘개딸’들이 민주당의 몰락을 재촉하고 있다. 이것은 민주당에 있어서는 길조다.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이재명 대표는 ‘개딸’들의 구심이자 ‘개딸’들이 섬기는 ‘이재명교’의 교주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는 민주당의 거듭남을 추동하는 힘이다. 이 대표와 ‘개딸’들이 민주당 의원들의 벌거벗은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해주었다. 왜 민주당이 다시 태어나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개딸’들이 부역자 색출작업의 일환으로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부결표를 던졌는지 가결표를 던졌는지 물어 왔을 때 놀랍게도 자기는 부결 표결을 했다고 답한 의원들이 있었다. 스스로 헌법기관임을, 그리고 ‘개딸’들의 행위가 법치를 무너뜨리는 것임을 지적한 의원은 없었다. ‘개딸’들의 질문은 무기명 비밀투표의 의의를 파괴하는 것임을 지적하며 답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 것이다. 참담한 일이다. 공개적으로 비판하지도 못하거나 다중 속에 숨어 있는 더 많은 의원들도 참담하기는 마찬가지다. 참 비겁하다. 

민주당이 환골탈태해야 할 이유는 그 밖에도 많다. 대표적인 행태 중 하나가 친일 프레임으로 대중을 속이며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다. 민주당의 고질병이긴 하지만 이 대표 체제에서 그 증상이 한층 더 심해졌다. 동해상에서의 한미일 연합 훈련을 두고 ‘친일 국방’이라고 비난한 것이 그렇다. 이 대표는 또 최근 윤석열 정부가 한일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일제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을 내놓은 데 대해 “강제 동원 배상안은 일본의 입장에서는 최대의 승리이고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최악의 굴욕이자 수치”라며 “친일 매국 정권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고 격하게 비난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엄중해져 가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한미일 협력과 공조가 긴요함에도 정부가 계속 방치한다면 그게 오히려 비판받을 일이다. 문재인 정부 5년간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건 친일 프레임으로 국내 정치를 했기 때문이다. 조국이 ‘죽창가’를 내세운 것도 친일 프레임으로 대중을 현혹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바람에 국익은 손상당했다. 그래서 한일관계를 이런 식으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일부에서나마 형성되었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한일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게 국익에 부합한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친일 프레임이라는 고질병은 퇴치해야 한다. 언제까지 식민지 노예의 근성을 붙잡고 있을 참인가. 그래서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대표와 ‘개딸’들이 민주당의 ‘몰락에 의한 거듭남’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민주당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길로 이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은 스스로 ‘진보’를 자처하고 있다. 좌파라는 얘기다. 좌파의 가치는 공동체주의다. 하지만 민주당이 그간 보여온 정책 행보나 정치행태는 공동체주의 철학의 반영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전술뿐이었다. 또한 80년대 운동권의 전유물인 대중선동과 정치를 구분하지 못해왔다.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이해의 조정’이라 할 수 있다. 민주당은 그간 공동체주의에 충실한 이해의 조정보다는 전체주의적 사고의 관철로 일관해 왔다. 이러한 사고와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대표와 ‘개딸’들의 과감하고 ‘역동적(?)’인 행동이 민주당의 몰락과 다시 태어남을 기대하게 한다. 국민의힘이나 그 지지자들은 이 대표와 ‘개딸’들의 건재를 즐기며, 그것이 오래가기를 바라고 있겠지만.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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