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5-03 07:15 (금)
[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34.4% 석유류 '폭등'에 성난 물가 ... 尹당선인에 바라는 민생정책
상태바
[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34.4% 석유류 '폭등'에 성난 물가 ... 尹당선인에 바라는 민생정책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5.04 0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 4.8%·생활물가지수 5.7% 상승..금융위기 이후 최대
러시아발 전쟁, 미국 금리인상에 국내 소비 확대 더해져 고공행진 염려
ⓒ통계청
ⓒ통계청

[매일산업뉴스] 34.4% . 1년 전과 비교한 석유류의 인상률입니다  올라도 너무 올랐습니다. 석유류가 비싸지면 모든 게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통계청은 3일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했습니다. 4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봤을 때 106.85로, 지난해 4월보다 4.8%나 올랐습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기록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로 올라선 뒤 5개월간 3%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3월(4.1%) 4%대를 넘어서면서 빨간불이 커졌습니다. 4월은 이보다도 0.7%포인트나 높습니다.

ⓒ통계청
ⓒ통계청

생활물가지수는 5.7%나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습니다. 이 역시 2008년 8월(6.6%) 이후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생활물가지수는 쌀 달걀 라면 등 국민들이 자주 구입하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더욱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것입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상승 압박이 더 컸다는 얘기겠지요.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입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확인했듯 지구촌은 이제 하나입니다. 우리나라 땅에서 일어난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전하지도 않은 전쟁이지만 그 피해는 큽니다.

지난달 물가 상승을 이끈 것은 석유류의 폭등이었습니다.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전쟁을 벌이면서 국제 원유 공급망이 요동을 치고 있는 탓입니다. 등유는 55.4%, 경유는 42.4%, 자동차용 LPG는 29.3%, 휘발유는 28.5%나 폭등했습니다. 원유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공공요금도 올랐습니다. 전기요금은 11.0%, 도시가스료는 2.9%, 상수도료는 4.1% 올랐습니다. 연료비가 오르니 국제항공료도 16.2%나 인상됐습니다.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가 전쟁터가 되면서 지구촌 식량시장의 물가도 치솟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밀가루 수출량의 30%나 차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전쟁터가 됨으로써 밀가루 가격이 지난해보다 16.2%나 올랐습니다. 밀가루가 비싸지니 국수(29.1%)·시리얼(13.2%)·라면(10.6%)·빵(9.1%) 등이 줄줄이 따라 올랐습니다.

이밖에도 오른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농촌진흥청이 2020년도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국민의 70% 이상이 주 1회 이상 먹는 메뉴가 있습니다. 치킨입니다. 이 '국민 메뉴'는 9.0%나 올랐답니다.

물가의 상승곡선이 가파라진 데는 러시아발 전쟁쇼크에 따른 원자재 수급난 외에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 탓도 있습니다. 이런 대외요인들에 국내 요인들이 겹쳐지면서 물가 상승곡선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2일부터 국민들은 비록 실외로 한정되긴 했지만 566일 만에 마스크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크게 완화되었으니 소비가 회복될 것이고, 물가는 고삐가 풀리게 될 것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경제 이슈‘에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원화 약세), 3고 현상 지속으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나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 늪에 빠질 가능성이 커져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활동은 침체되지만 물가는 치솟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슬로플레이션은 스태그플레이션과 비슷하지만 경기 하강 강도는 약한 상태입니다.

연구원 관계자는 "필수 생계비 지출 비중이 높고 이자상환 부담이 큰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걱정했습니다.

통계청이 줄줄이 오른 4월 물가동향을 발표한 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110대 국정과제를 내놨습니다. '안정적 주거를 위한 부동산세제 정상화'를 위해 국민 눈높이에서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겠다고 했습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양도세)와 취득세 중과를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통계청이 지난해말 발표한 '2020년 중·장년층 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자기집이 있는 중·장년층은 전체 중·장년층의 43.1%밖에 안 됩니다. 중장년층 절반 이상이 무주택자인데 차기 정부의 안중에는 부자만 있는 걸까요. 그러고보니 1호 공약인 소상공인 손실보상은 1000만원 일괄 지급에서 차등 지급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10일 '대한민국호'의 선장이 됩니다.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관심을 기울여 그들의 삶이 안정될 수 있는 정책 개발에 힘을 기울여주시길 바랍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