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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회색에서 녹색으로 '그린 엑소더스'를 실현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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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회색에서 녹색으로 '그린 엑소더스'를 실현하는 사람들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4.1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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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실천>행동하는 사람들(30)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교회가 앞장 서 지구촌 생태전환 ... 대부분의 교단과 100여개 교회 후원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이진형 사무총장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교회가 펼치는 탄소중립 캠페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매일산업뉴스]  '교회를 푸르게, 세상을 아름답게.'

기후위기의 경고음이 날카로워지면서 교회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커다란 물결을 이루고 있는 교회의 환경운동 중심에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이하 기환연)'가 있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기환연 사무실에서 만난 이진형 사무총장은 “기독교 정신인 정의 평화 생명을 바탕으로 환경 현안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일들을 지역 연대 조직 및 관련 단체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환연은 우리나라 환경운동의 마중물인 '한국공해문제연구소'가 모태다. 1982년 한국교회사회선교협의회가 공해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설립한 이후 1989년 '한국반핵반공해연구소’, 1992년 '교회환경연구소'로 이름은 바뀌었지만 환경운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1997년 기환연으로 조직이 확대 개편되면서 교회환경연구소는 부설기관이 됐다.

기환연은 출범 이후 온산공단과 원진레이온 피해자, 피폭자 등 환경피해로 고통받는 이웃 옆에 서왔다. 또 새만금갯벌, 태안기름 유출, 4대강, 핵발전소, 케이블카, 송전탑 등 무분별한 개발로 환경이 파괴된 현장을 지켜왔다. 지구촌의 생태전환에 교회가 앞장설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기환연은 예장 기장 감리회 성결 성공회 등 교단 대부분과 100여개 교회의 후원을 받고 있다. 교인 300여명도 후원자로 참여 중이다.

이 사무총장은 “발등의 불이 된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그린 엑소더스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면서 “회색에서 녹색으로, 탐욕에서 은총으로, 죄절에서 희망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1984년부터 6월 첫째 주일을 환경주일로 제정한 기환연은 환경운동에 모범을 보이는 녹색교회를 선정하고 이들을 네트워크화 해 지역사회와 연계 활동을 펼치고 있다. 녹색교회들은 태양열 발전패널 설치, 음식직거래 운동, 조명 음향 줄이기 등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기환연은 ‘약탈적 경제시스템을 넘어서 하나님의 은총에 기대서 살자’는 모토 아래 지속가능한 생명 중시 경제시스템을 만드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탄소헌금’을 걷어 국내외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기환연은 목회자 연금 등 교회의 연기금 투자 대상에서 탄소배출사업을 배제하는 녹색투자 운동도 펼칠 예정이다.

이 사무총장은 “기후위기에는 답이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지만 대표적인 기후 재난 국가인 몽골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환연은 10년 전부터 몽골에 ‘은총의 숲’ 조성사업에 힘을 쏟아 왔다. 풀 한포기 없던 사막에 이룬 은총의 숲에서 요즘 몽골인들은 열매를 수확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기환연에서는 ‘그린 엑소더스 프로젝트’의 하나로 한국교회 탄소중립 캠페인 ‘생명의 길, 초록 발자국’도 진행 중이다. 의, 식, 주, 교통, 에너지, 문화, 경제 등 7가지 분야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음식 분야에서는 ‘기후 미식’으로 채식과 로컬푸드 확대를, △의류 분야에서는 소박한 옷장과 새활용을 확대하는 ‘슬로우 패션’을, △주거 분야에서는 덜 사고 오래쓰기, 제로 웨이스트를 통한 ‘미니멀 라이프’를 권장하고 있다. △운송 분야에서는 자전거 이용과 공공교통 확대를 통한 ‘녹색교통’을, △에너지 분야에서는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와 햇빛발전 확대를 통한 ‘그린 에너지’를, △문화 분야에서는 영상 시청 대신 책을 읽고 숲을 가꾸는 ‘녹색서재’를, △경제 분야에서는 녹색 투자와 사회적 경제 확대를 통한 ‘생명경제’를 제안하고 있다.

그동안의 ‘그린 엑소더스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성과를 묻자 이 사무총장은 “성과를 정리할 여유가 없었다”면서 웃기만 했다. ‘남을 도울 때 오른손이 하는 것은 왼손이 모르게 하라(마태복음 6장3절)’는 성경말씀이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지난 3월 기후위기기독교비상행동 등 기독교 환경단체들과 함께 강원도 삼척에서 화력발전소 건설 중단 예배를 드렸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이밖에도 환경관련 현장을 찾아 드리는 현장예배, '생태정의 아카데미' 등 환경 교육사업, 전문가가 참여하는 포럼과 심포지움 개최 등을 통해  환경문제에 대한 담론을 쌓아가고 있다. 오는 22일에는 '탄소중립 정책과 기독교 과제'를 주제로 차기정부 탄소중립 정책 전망과 쟁점 등을 논의한다.

이 사무총장은 “핵발전 확대, 4대강 사업 계승 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는 문제점이 적지 않다”면서 “기후위기 해결의 골든타임에 들어선 정부인만큼 전 국민의 지혜를 모은 통합정치를 통해 성공적인 K-기후위기 대응책을 펼치길 바란다”고 했다.

기독교도는 물론 일반시민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기후위기 극복 실천사항으로 이 사무총장은 재생용지 사용을 꼽았다. 기환연은 달력, 팸플릿 등을 재생용지로 만들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 자란 나무를 베지 않는 것은 더 중요하다"면서 재생용지를 쓰면 책상에서 나무 심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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