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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67%...남녀 임금 격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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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67%...남녀 임금 격차 여전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2.23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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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월평균 임금 남 371만원 VS 여 247만원
'2020년 국가성평등지수’ 100점 만점에 74.7점

 

ⓒ 통계청
ⓒ 통계청

[매일산업뉴스] 67%. 여성 근로자의 월급은 남성근로자 월급의 절반이 조금 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통계청이 지난 21일 발표한 '2020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 따르면 2020년 12월 당시 일한 남성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371만원인 데 비해 여성은 247만원에 그쳤습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약 1.5배 더 받았습니다.

같은 대기업에서도 성별 임금 격차는 있었습니다.  남성은 599만원을 받았으나 여성은 370만원을 받았습니다.

성별 임금 격차는 나이가 많을수록 더 벌어졌습니다. 20대는 20만원, 30대는 66만원, 40대는 154만원, 50대는 197만원의 차이가 났습니다. 

월급뿐만이 아닙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9일 발표한 ‘2020년 한국의 국가성평등지수’에 따르면 사회 각 분야에서 꽤 큰 폭의 성격차가 여전히 존재했습니다. 전체 성평등점수는 전년보다 1.0점 상승했지만 100점 만점에 74.7점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의사결정 분야는 37.0점으로 낙제점이었습니다. 국회의원 성비는 22.8점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제21대 국회의원 가운데 여성이 57명(19%)에 그쳐 정치 의사결정에서 구조적 성차별이 여전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여성 국회의원 평균 비율 28.8%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관리자 성비는 24.8점, 가사노동시간 31.3점으로 역시 낙제 수준입니다. 가장 점수가 높은 부분은 고등교육기관 진학률 성비로 2015~2020년 모두 100점을 기록했습니다. 교육은 남녀가 똑같이 받는데 사회에 진출하면 성격차가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우리나라의 성격차는 이웃나라들과 비교해보면 그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더 분명해집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21년 세계성별격차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성격차 지수는 0.687로 156개국 중 102위입니다. 지수가 1에 가까울수록 평등한 것으로 보면 됩니다. 경제 활동 참여·기회 부문은 123위(0.586)였습니다. 여성 고위 임원 및 관리직 비율이 134위(0.185), 추정 근로소득 수준은 119위(0.492), 임금 평등성이 116위(0.574)에 그친 탓입니다. 정치적 권한 지표에서는 68위(0.214)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란 수식어가 창피한 수준의 성적표입니다.

영국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해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24.8점으로 조사대상 29개국 중 29위를 했습니다. 9년째 꼴찌를 하고 있습니다. 유리천장지수는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고등교육과 남녀 임금격차, 기업의 여성임원비율 등을 종합해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성차별 정도를 측정해 수치화한 것입니다.

남성을 우대하는 채용 관행도 여전합니다. 남성 지원자 점수를 임의로 올려 여성 지원자를 탈락시키는 일이 아직 일어나는 곳이 우리나라입니다. 대법원은 지난달 14일 이같은 행위를 저지른 KB국민은행 임직원들의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동아제약이 여성 면접 지원자에게 “군대를 다녀온 남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의 임금이 다른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가 공식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구조적 성차별은 없고 차별은 개인의 문제이며 여성은 불평등한 취급을 받고 남성은 우월적 대우를 받는다는 건 옛날 얘기”라면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국내외의 공신력 있는 조사에서, 편견이 최대한 배제된 통계수치가 여전히 성격차가 굳건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겪는 불합리한 일들이 성차별이 아니라 정말 개인의 문제일까요? 

어쩌면 여성가족부가 아니라 여성부로 개편해 여성권익 향상에만 주력한다면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돼 청년들의 취업문이 넓어질지도 모릅니다. 억지소리 같습니까?

다국적 컨설팅전문회사 맥킨지는 2011년 ‘고위직 여성비율 확대의 중요성'이란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 최고경영진 중 여성비율이 적은 사실이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맥킨지가 유럽과 브릭스(BRICs)지역 기업 279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고경영진 중 여성비율이 높은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평균 자기자본수익률(ROE)과 마진 등 재무실적이 월등히 좋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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