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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300명 한국의 툰베리들이 기후정치를 압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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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300명 한국의 툰베리들이 기후정치를 압박하다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11.23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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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실천>행동하는 사람들(10) 청소년기후행동
대통령 후보들 직접 만나 기후위기 정책 대응 촉구
서울 광화문 청소년기후행동 사무실에서 상임활동가 김보림씨(왼쪽)와 윤현정씨가 기후정치캠페인 프래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 청소년기후행동 사무실에서 상임활동가 김보림씨(왼쪽)와 윤현정씨가 '기후정치캠페인' 플래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매일산업뉴스] “대통령 후보들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핑계로 구체적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요.”

서울 광화문 청소년기후행동 사무실에서 지난 19일 만난 상임활동가들은 “대통령 후보들의 기후위기 관련 인식과 정책은 낙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매일산업뉴스와의 인터뷰 사흘 전인 16일 서울 신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만나 기후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이에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에게는 기후위기 관련 질문지를 보내 답장을 받아 검토했다.

청소년기후행동(이하 청기행)은 명칭 그대로 청소년이 주축이 된 단체다. 전국 40여 개 지역에서 활동하는 회원 300여명의 90%가 10대 청소년이다. 2018년 8월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대여섯명의 청소년들이 피케팅 등을 하면서 기후위기 대응활동을 펼쳤다. 이후 2019년 3월 전세계 청소년들의 기후 운동 연대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ue)’과 함께 결석시위를 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김보림 활동가는 ”나이 성별 학력 경력 등에 관계없이 가입할 수 있으며, 모든 회원이 수평적 문화 속에서 직책이나 위계 없이 역할과 책임에 따라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라고 소개했다.

중학생 때부터 활동을 해온 윤현정 활동가는 “‘어린 학생들이 왜 시위를 하느냐' '공부나 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더 오랜 시간을 기후위기로 인한 위험을 감내하며 살아가야 하는 당사자들임을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청소년기후활동
ⓒ청소년기후행동

청기행이 요즘 집중하고 있는 활동은 2022년 대선을 겨냥한 ‘모두의 기후정치’ 캠페인이다. 김 활동가는 “기후정치는 기후위기라는 의제가 정치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국민 모두 인식하고 있는데도 정치권에서는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기성세대를 나무랐다.

윤 활동가는 “대선논의가 온통 부동산, 집값에 집중돼 있다”면서 “우리는 스스로 직접 문제를 말하고 해결을 요구하며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맞서 싸울 정치인을 뽑고 요구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민 3000여명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청기행은 대통령 후보들을 초청해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점검해볼 계획도 갖고 있다.

청기행은 그동안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고 눈에 띌만한 성과도 이끌어냈다. 대표적인 것이 2019년 전국 교육청들에게 기후위기에 대응할 것을 요청해 교육시스템의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2020년 2~6월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전국 11개 교육청이 주거래은행을 선정할 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석탄 은행을 우대한다'고 규칙을 개정했다. 또 서울,울산,경남 등 지역 교육청에서는 채식급식 선택권을 도입했다.

지난해 3월에는 회원 19명을 원고로 기후변화를 방치하는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헌법 소송을 제기했다. 윤 활동가는 “미흡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우리의 생존권, 평등권, 인간답게 살 권리, 직업 선택의 자유 등의 기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기후위기 방관은 위헌'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세상을 위해 틀을 깨고 대담한 전환을 그리며 나아가려고 한다’고 선언했던 청기행의 행보는 기성세대와 다른 파격을 보여주고 있다. 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 국제협력분과 위원으로 참여했던 청기행의 오연해 활동가는 지난 8월 위원직을 탈퇴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김 활동가는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탄중위는 산업계의 이익을 일방적으로 대변하고, 노동자 농민 등 기후위기 피해 당사자들을 배제하는 등 비민주적 논의 방식으로 진행돼 탈퇴했다”고 말했다. 탄중위에서 자진 탈퇴한 청기행은 위기를 인식한 누구든 위기를 이야기하고 변화를 요구할 수 있는 새로운 논의테이블인 기후시민의회를 청기행 홈페이지에 오픈했다.

윤 활동가는 “개인의 실천만으로는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시스템의 대전환이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기후위기 대응의 명확한 비전 제시가 중요 공약이 될 수 있도록 기후정치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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