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4-27 19:05 (토)
[김용춘의 Re:Think]'저성장·저출산·저소득' 新3저 불황 먹구름 몰려온다
상태바
[김용춘의 Re:Think]'저성장·저출산·저소득' 新3저 불황 먹구름 몰려온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4.03.12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ㆍ김용춘 한국경제인협회 팀장/법학박사

1990년대초 거품경제 꺼지고 겪은 일본식 3저(低) 증후군 그대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 때부터 한표 한표 신중하게 해야할 이유
한국 수출 일러스트 ⓒ연합뉴스
한국 수출 일러스트 ⓒ연합뉴스

한 때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넘보며 세계 2위 자리까지 차지했던 일본 경제. 그러나 지금도 일본 경제를 장밋빛으로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최근 일본이 TSMC 반도체 투자 유치를 비롯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대세를 뒤집기는 아직 역부족이란 견해가 대세다. “잃어버린 30년” 딱 이 한마디가 일본 경제의 현 상황을 전부 표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일본 경제가 위축된 이유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간단히 요약해 보자면 일본식 3저(低) 증후군 때문이라고 정리해 볼 수 있다. 즉 저성장, 저출산, 저소득이 그것이다. 

일본 경제 성장의 역사는 참 화려했다. 세계 2차 대전에서 참패했지만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 특수로 인해 일본 경제는 한국만큼이나 기적적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덕분에 일본은 1968년 세계 2위였던 서독을 제치고 경제 규모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40년 넘게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으니 그 저력이 참으로 막강했다.

김용춘 한경협 팀장/법학박사
김용춘 한경협 팀장/법학박사

그러나 끝없이 비상할 것만 같았던 일본의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한 것은 1985년 미국과 맺은 플라자 합의와 1990년대 초반 거품경제가 걷히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성장률은 낮아지고, 더불어 출산율까지 하락하기 시작했다. 물론 출산율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상황이 덜 나쁘긴 하지만 말이다. 

성장률이 낮아지니 소득도 덩달아 추락했다. 2012년 5만 달러를 넘었던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은 지금은 4만 달러 전후에서 턱걸이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국민소득 증가율이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니 그 어떤 분석으로도 이를 합리화하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사회 활력도 급격히 떨어졌다. 젊은이들은 희망을 잃고 1990년대 이후 NEET족(No Education No Training)이 되어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며, 현재는 사토리 세대가 되어 좋은 말로 현실에 안주하고 만족하는 세대가 되었다. 가장 도전적이고 활발해야 할 젊은 세대가 이런 분위기니 일본 사회에 활력이 넘치길 기대하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는 어떤가. 놀랍도록 닮아가고 있지 않은가. 1980년~1990년대 10% 가까운 고도 성장을 이어가던 한국경제는 어느덧 2% 성장도 버거워하고 있다. 경제가 선진국에 진입하면 저성장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그저 자기 위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그런 논리면 미국, 싱가포르, 아일랜드, 스위스 같은 고소득 선진국들은 하나같이 제로 성장을 기록하고 있어야 한다.

저출산은 더 말하기가 무색하다. 합계 출산율이 세계에서 압도적인 꼴지다. 지난해 4분기 0.6명대를 기록했으니 후일 전 세계 역사책에 등장할만한 일이다. 문제는 이것도 바닥인지 아닌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으니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소득증가률도 둔화됐다. 작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 추정치가 3만 3745달러로 2022년보다는 증가했다. 그렇지만 2021년보다는 여전히 낮다. 성장이 둔화되니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다고 물가라도 낮으면 서민들이 먹고살만 하겠지만 물가는 고공행진이다. 대한민국에서 서민들의 삶이란 죽을 맛이다.

한국은 1980년대 3저 호황, 즉 저유가, 저금리, 저달러의 덕을 봤다. 이를 바탕으로 한강의 기적을 완성해 세계 처음으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됐다. 그러나 이제는 의미는 다르지만 새로운 3저(低) 불황, 즉 저성장, 저출산, 저소득의 늪 앞에 서 있다. 그대로 일본의 길을 갈지. 아니면 일본과는 다르게 반등의 길로 갈지, 사실 모든 것은 우리 하기에 달렸다. 우선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4·3 총선 때부터 한표 한표 신중하게 행사하자. 이념과 지역주의는 접어두고 말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