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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남편 아닌 남의 편 드는 이화영 부인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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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남편 아닌 남의 편 드는 이화영 부인의 속내는?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8.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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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타인의 혐의 덮기 위해 남편 형량 무시하는 보기 드문 사례
오랜 세월 소통했던 부부간의 내적 이유가 작용했을 가능성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부인 백씨가 지난달 25일 수원지방법원을 나오고 있다. 이날 백씨는 남편 이 전 부지사와 법정 부부싸움을 벌였다. 사진은 지난 7월 31일 YTN 뉴스나이트 캡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부인 백씨가 지난달 25일 수원지방법원을 나오고 있다. 이날 백씨는 남편 이 전 부지사와 법정 부부싸움을 벌였다. 사진은 지난 7월 31일 YTN 뉴스나이트 캡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송금 혐의 재판이 초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조용히 진행됐어야 하는 재판이 그의 아내 등장 덕분에 온 세간에 관심의 대상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이 전 부지사가 변호인단을 통해 “지난 2019년 쌍방울 측에 이재명 대표의 방북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혐의를 인정한 후부터 아내에 대한 언론보도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아내 백씨가 많은 관심을 받게 된 주요 이유는 탄원서를 법원이 아닌 민주당에 제출했다는 점, ‘검찰이 이 전 부지사를 회유해 거짓말을 받아냈기에 남편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강하게 주장한 점, 또 (상식적으로 가족을 위해서라도 남편이 풀려나길 바라지만)남편이 아닌 이재명 대표기소를 더 걱정했다는 점 때문이다. 백씨는 그동안 남편을 변호해 온 변호사에 대한 해임신고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이 전 부지사가 지난 25일 재판에서 “변호인 해임신고서는 내 의사가 아니다”라고 부인하자 방청석에 있던 백씨가 벌떡 일어나 “이게 이화영 재판이냐 이재명 재판이냐 당신 정신 똑바로 차려라”라며 소리를 지르는 등 재판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그녀는 진정 누구의 편일까.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타인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하는 부분을 조정하는 곳이 뇌라는 것은 수많은 과학자들에게서 증명된 바 있다. 우리 뇌 속에서는 거울뉴런(Mirror neuron)이라는 신경 네트워크가 있다고 한다. 이것은 1990년 이탈리아의 신경심리학자 리촐라티(G. Rizzolatti)의 원숭이 실험에서 발견됐다. 이 거울뉴런이 타인의 행동을 보고 그 행동을 마치 내가 하는 것처럼 똑같이 활성화되어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하고 이해하게 된다. 어린 자녀가 아파 울 때 내가 아픈 것처럼 고통을 느끼고, 축구경기를 보고 내가 뛰는 것처럼 흥분하며, 슬퍼하는 친구를 보며 같이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건강한 사회인으로서 꼭 필요한 능력이 타인공감능력이다. 이것은 문제해결능력, 리더십, 소통능력 등 다양한 분야에 필요한 기초역량이기에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미래를 위해 공감능력 학습에 관심을 갖기도 한다.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은 학습으로도 가능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퇴화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공감능력은 자신을 먼저 알고 공감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만약 내가 화가 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를 생각해 보자. 예를들어 친구가 약속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약속장소에 나타났다. 나는 친구가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아서 화가 났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 이면에는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어서 화가 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가 난다는 표면적 감정 그 안에 숨어있는 진짜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자기감정연습이 필요하다. 또, 자신이 주로 어떤 부분에서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지 그 패턴을 분석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필자는 상대방의 매너에 민감한 편이다. 그렇기에 타인에게 더 매너있게 언행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그 깊은 이면에는 상대방이 무심코 한 작은 언행에도 쉽게 상처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가 없다. 끊임없는 교감만이 내가 사는 이유이고 나를 행복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내 머릿속에 거울처럼 반영되는 타인과의 교감을 통해 상대방도 나를 공감해 주길 바라고 이해해 주길 바라는 보상심리가 내재돼 있다.

부부는 서로 닮는다고 한다. 같이 오랜 세월 교감했기 때문이다. 연인도 자식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면 할수록 서로의 행동을 따라한다. 바라만 봐도 미소가 끊이지 않고 취미도 함께 즐기며 심지어 야광 커플 티를 입어도 행복하게 거리를 걷는다. 자녀의 모습을 보면 부모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을 보면 대개 문제부모 밑에서 성장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종종 알 수 있다.

이화영 전 부지사 아내 백씨의 태도는 변호사 생활 40년 동안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사례라고 말하는 법조인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은 아무리 남편이 미워도 가족을 위해서 남편의 죄가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 있게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되려 법정에서 남편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기소될까 걱정돼 남편에게 호통을 치는 모양새이다 보니 특별한 경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향후 진행될 재판과정이 흥미진진한 이유이기도 하다. 어쩌면 부부가 서로 오랜 세월 교감하다보니 닮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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