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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중 윤 대통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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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중 윤 대통령은?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2.1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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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누가 나쁘고 누가 이상한지는 이미 자명한 상황
윤석열 정부는 문 정부의 잘못된 노선 수정해 정상화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대한민국은 불가사의한 나라다. 나라를 결딴내버려 정권을 내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직 직전까지 국정 지지율이 40% 안팎을 넘나들었는데, 정작 정권 교체를 실현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30% 이하에 머무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불가사의라는 말 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책적으로 특별히 잘못하는 건 없어 보인다. 적어도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윤석열 정부는 문 정부의 잘못된 국가 정책 노선을 수정하여 정상으로 돌이켰다. 그것만으로도 높이 평가받아 마땅한데 국민은 윤 정부의 국정 수행에 최악의 평가를 해왔다. 왜일까?

윤 대통령의 사소한, 또는 치명적인(보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실수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이른바 ‘도어스테핑’으로 인해 국정에서 대통령만 보이고 장관들은 존재 자체가 없어진 데다가 즉흥적인 발언으로 인해 국민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이 작용하기도 했지만 그 외에도 비속어 논란 등 대통령 자신이 원인 제공자인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사적인 대화라지만 우리네 보통 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비속어를 외교 현장(회담을 마친 후 바깥이라 해도 마찬가지다)에서 다른 사람도 아닌 대통령이 썼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검사 출신이라 그런 언어가 입에 배서 그런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그래도 용납할 수 없다. 아무리 사석이라 해도 대통령의 언어가 그토록 천박해서야 하겠는가. 정말 참을 수 없는 그 존재의 가벼움으로 국민이 낮 둘 바를 모를 지경이었으니 이 참극을 어이하란 말인가.

그런데다가 이게 웬 날벼락인가. “웃기고 있네” 참사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뒤덮었으니, 하루속히 윤석열 정부가 국정 동력을 찾아 나라를 바로 이끌기를 바라는 국민은 허탈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이게 정부인가 싶다. 대통령부터 참모들까지 이게 무슨 꼬락서니란 말인가. 마음 같아서는 한달음에 달려가서 혼쭐을 내주고도 싶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속만 태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정치 초년생이라 실수가 많기는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굳이 영화 ‘놈놈놈’에 비유하자면 ‘좋은 놈’이라는 것이다. 그가 내세운 자유의 정신과 정책으로 보아 그렇다. 하지만 사실 그건 상대적인 개념일 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나쁜 놈’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장동 게이트 등 대추나무에 연줄 걸리듯 수많은 사건과 비리에 얽혀 있는 이 대표는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뻔뻔하고 ‘나쁜 놈’이다. 그러면 ‘이상한 놈’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오전 4박 6일간의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오전 4박 6일간의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안하지만 ‘좋은 놈’으로 생각된 윤 대통령이 ‘이상한 놈’ 역도 맡아야 할 것 같다. 자유를 말하면서 자유를 욕보이는 자기모순을 보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다. 졸렬하기 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자유의 정신에 어긋나는 처사다. 참모진도 문제다. 대통령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게 아니라고 강경하게 반대해야 했다. 그런데 그런 말을 참모가 있었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모두가 간신배들 뿐이지 않은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간신배든 충신들이건 모두 윤 대통령 책임이다. 지도자가 아첨하는 자들을 좋아하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윤 대통령에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보여주는 ‘이상한 놈’ 역할을 맡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로 초점을 옮기면 정말 이 나라가 싫어진다. 최측근들이 사실상 자신 때문에 구속되거나, 구속될 처지에 놓여 있을 정도로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의혹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해명하지 않은 채 검찰이 소설 쓴다며 정치보복, 야당 탄압이라고 억지를 부리며 국민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더티 플레이’를 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보아줄 수가 없다.

노골적으로 말해 이 대표는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며 대장동이나 백현동 아파트, 위례 신도시 비리 등과 관련, 대장동 일당이 폭로하는 사항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명한 적이 없다. 왜? 거짓으로 드러나면 유죄판결 시 가중 처벌될 것이기 때문에 아예 언급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다. 정치인으로서는 자질 부족이고, 일반인으로서도 비겁하기 짝이 없다. 그런 가운데 자신에게 쏠린 의혹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게 빤해 보이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주장하며 범국민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인간에 대한 회의까지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은 더 실망스럽다. 정통 야당으로 대한민국과 역사를 같이해 온 정당으로서 이 무슨 볼썽사나운 꼴이란 말인가. ‘이모’ 해프닝을 벌이는 어처구니없는 의원을 보며 실소를 금할 수 없었던 때가 엊그제인데, 이제는 당 대변인라는 사람이 가짜뉴스를 갖고 공세를 퍼붓다가 주한 EU 대사가 하지도 않은 말을 꾸며내는 외교적 ‘참사’까지 저지르고도 태연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라니‥. 당 대변인 사퇴가 아니라 당장 의원직을 그만두어도 시원찮을 판인데 민주당은 어영부영 넘어갈 태세다.

민주당에게 어떤 기대도 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사사건건 윤 대통령을 물고 늘어지는 ‘물귀신 작전’을 펴는 것이다. 최근의 동남아 순방 외교에서 윤 대통령은 당당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확인시켜주었다. 그런데 야당은 본질과는 한참 먼 김건희 여사의 ‘또 다른 외교’ 행보에 대해 ‘빈곤 포로노’라느니 ‘오드리 햅번 코스프레’라느니 하며 시비를 거는 모습은 유치하기 짝이 없다. 윤 대통령과 민주당이 “장군!” “멍군!”하는 격이다.

이른바 ‘성직자’라는 사람들이 해외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을 향해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는 글을 SNS에 올리거나, 대통령 전용기에서 윤 대통령 부부가 추락하는 장면과 두 손 모아 기도하는 합성사진을 SNS에 올린 ‘사건’은 분노를 넘어 절망을 안겨주는 충격이었다. 그건 인간의 영혼을 구원해야 할 사제들이 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정치‧이념적 증오였다. 이자들이 성직자가 맞는가. 여기에 더해 정의구현사제단 사제가 핼러윈 참사 희생자 명단을 집회 현장에서 밝힌 것은 의심의 여지 없는 정치 행위다. 어쩌다가 우리 사회가 이 지경까지 이르렀단 말인가. 대한민국이 부끄럽고 싫다.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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